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대학교를 졸업해 취업난 속에 운좋게 이름있는 기업에 입사해
열심히 다니고 있는 수도권지역에 사는 女입니다.
회사가 서울에 있어 집에서부터 회사까지 2시간정도가 걸려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깜깜한 아침에 출근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그래도 대기업에 입사했다는 기쁨만으로 피곤함을 이기며 다니고 있습니다.
출퇴근을 전철로 하고 있는대 두어번 정도는 갈아타야 합니다.
출근할 땐 그래도 어찌어찌 잘 가지만 퇴근할 땐 거의 반 공황상태입니다.
퇴근이 늦어져 급행을 탈까 완행을 탈까 고민고민하던 중
그래도 집에 빨리 갈 수 있는 급행이 나을거 같아 급행을 타고 귀가했습니다.
완행을 타면 비교적 편히 갈 수 있지만 급행을 타면
제가 내려야 할 곳까지 숨쉬기도 힘들정도로 사람들에게 치이면서 가야 합니다.
그걸 감안하면서 내발로 굳이 타지 않아도 뒤에 사람들에게 밀려
순식간에 전철안에 있는 제 모습을 그리면서도
제 발은 급행타는 곳을 향해 가고 있더군요...
무튼 그렇게 사람들에게 꼼짝없이 갇혀 가고 있는대 뒤에서 이상한 느낌..
제 덩이에 손을 대고 있는 느낌이 문득 들었습니다.
제가 신경이 무지 예민한 편이라
누가 제 머리카락 만지는 것조차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처음엔 뒤에 사람 가방이 닿았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점점 시간이 지나자 뜨뜻미지근한 것이 느껴졌습니다.
사람의 손이 확실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바보같이 사람이 너무 많아 저 사람이 손을 위로 못올리나보다하고
생각하며 문을 바라보고 있던 몸을 살짝 돌렸습니다.
순간 그사람도 같이 돌더군요..그제서야 그 사람의 얼굴을 봤습니다.
머리가 덥수룩하고 기침을 하며 한쪽 손을 올리는대 제 눈에 손톱이 딱 보였습니다.
여자인 저보다도 길더군요 정말 손톱깍이가 있었다면
당장 짤라주고 싶은 충동이 들만큼...그 상황에서도 이런 생각이 들다니
저도 참 답이 안나오는 캐릭터같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대 이젠 아예 대놓고 주무르더군요..
화가 나서 째려보며 제 손으로 그사람 손을 내리친 뒤
어떻게든 그사람과 떨어지려 사람들이 더 많은 통로쪽으로
힘겹게 비집고 들어가는대 아예 제 뒤에 딱 붙어서 한몸처럼 움직이더군요.
그때서부터 소름이 돋는게 무서웠습니다.
소리도 치고 싶었고 따지고도 싶었고 화도 내고 싶었지만
부산 여중생 사건도 생각나고 요즘 세상이 워낙 무서운지라 입이 떨어지질 않았습니다.
그 떄 제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슴니다.
저희 부서 부장님이셨습니다.
왜그렇게 반갑고 천사같아 보이던지 전 당장 부장님옆에 가서 섰습니다.
차를 왜 안가지고 가시냐 전철타고 가시냐고 힘드시지 않냐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제가 내려야 하는 역까지 다다랐습니다.
부장님과 말 할 동안 뒤에서 제 엉덩이를 만지던 떄려 죽여도 시원찮을 놈은
계속 저를 쳐다 보더군요 정신병자 같아 보였습니다 진심으로...
그렇게 급행에서 내려 다시 전철을 갈아타러 가는대 그 놈이
또 제뒤에서 걷고 있었습니다.
이젠 뭐 없다 싶어 제가 타는 전철까지 많은 계단들을 뛰어내려가
전철타는 곳까지 왔는대 제가 내려온 계단이 전철의 맨 뒤쪽이이서
불안한 마음에 맨 앞까지 또 뛰었습니다.
숨을 고르는대 전철이 와서 냉큼 탔습니다 자리가 있어 앉았는대
저는 기절 할 뻔 했습니다..분명 그놈이 또 탄거였습니다.
상식대로라면 맨 뒷칸에 탔어야 하는 놈이 절 따라 맨 앞칸까지 온겁니다.
맨 뒷칸쪽 계단으로 내려왔으니 당연히 맨뒷칸에서 타야 하는 사람이
어떻게 절 따라 맨 앞칸까지 왔을까..날 죽이려나..나도 성추행 당하는 건가..
앞이 캄캄하던 찰나 동생에게서 전화가 와 전화를 받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뒤쪽으로 3~4칸이나 지나쳐 서있는대 저 멀리서 문이 열린 통로에서
머리통이 보였습니다 시력이 나쁜 제가 살면서 그렇게 잘 보였던 적은 처음이였습니다.
집에 가려면 아직 한참을 더 타고 가야 하지만 무서워서 다음 역에서 바로 내렸습니다.
문이 닫히고 열차가 출발하는대 한번 더 경악했습니다.
열차 안에서 절 찾아 두리번 거리더군요 저랑 눈이 딱 마주치자 입꼬리가 올라가는..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진짜 제2의 김길태같은 놈이라고 해야하나..
결국은 택시를 타고 택시비를 삼만원이나 내고 집에 왔습니다.
이런 일은 처음이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또 마주칠까 겁납니다.
나라에서 성추행범에게 제대로 된 형벌을 내리지 않으니 어디 무서워서 다니겠습니까..
오늘부터는 전철대신 조금더 일찍 나와 버스를 타고 타닐까 합니다.
적어도 버스에선 이런 일이 일어나진 않겠죠.
다리에 힘이 풀릴 정도로 느껴진 공포에 저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점도 있지만
설상 잘못되 저도 부산 여중생처럼 이세상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눈물까지 나려고 하더군요.....
전철을 타시는 모든 여자분들은 특히 더 조심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급행열차.......다시는 못탈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