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Story ~♥
이젠 나... 니 이야기 잘 한다?
오늘 식당메뉴가 참 맛이 없었다는 친구 말에,
"이거 걔가 되게 좋아했던 거야..."
여자친구와 놀이동산 다녀왔다는 친구 말에는,
"우리도 거기 갔었는데..."
가끔... 니 이름도 말하지.
아주 예민한 사람이라면, 내가 니 이름 말하기 몇 초 전에 꿀꺽 침을 한 번 삼킨다는 거...
니 이름 입 밖으로 뱉어진 직후에 내 몸이 조금 움찔한다는 거...
뭐, 그런 것들을 알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모르는 거 같아.
그저...
'이젠 쟤가 괜찮은가 보다...'
나를 보면서 그렇게 생각하겠지?
실제로 그래~ 많이 괜찮아지고...
밤이 되도... 죽을 거 같은 마음은 들지 않고,
어느 날은 희망 같은 것도 생기고 그래~
근데... 그래도 여전히 못하는 게 하나 있다?
혼자 있는 밤에, 그 노래... 듣는 거...
그건 아직 안 되겠더라...
CD를 꺼내서 똑바로 쳐다보기까진 했는데... 그래도 틀지는 못하겠더라...
그 노래를 틀면, 머리 속에 있는 필름들이 다시 다 돌아갈 거 같아...
같이 있던 찻집에서 이 음악이 흘렀고,
니가 이 노래를 좋아한다고 말했고... 나도 그렇다고 말했고...
그게 우리 시작이었는데...
She Story ~♥
어렸을 때... 난, 큰언니 방에서 자주 놀곤 했는데...
그 방엔 라디오가 늘 켜져 있었고, 언니는 노래들을 테잎에 녹음하곤 했어.
덕분에 나도 때 이르게 가요를 좋아하게 됐었지.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여자, 밥을 많이 먹어도 배 안 나오는 여자...'
그런 욕심스러운 노래도 있었고...
같이 걷던 한강다리의 철조아치가 여섯 갠지, 일곱 갠지...
그때 하늘의 달이 초승달인지, 보름달인지...
별걸 다 기억하는 남자에 대한 노래도 있었고...
그때, 나는 기껏 짝꿍과 지우개 따먹기를 하던 꼬맹이였지만...
그 노래를 들을 때면, 꿈꾸는 소녀가 되는 것 같았어.
'나도 크면 사랑이란 걸 하게 될까?
어느 남자와 나란히 한강을 걷게 될까?'
옛 노래를 소개하는 라디오에서 어쩌다 그 노래들이 나오면...
지금도 난, 하던 일을 멈추고 노래를 듣거나,
괜히 큰언니에게 전화를 해서 조카의 안부를 묻기도 해.
'벌써 1년'
이 노래는 여전히 자주 들리는구나.
이제야 가사가 들린다. 슬픈 내용이었구나? 몰랐네...
나한테 그저 두근거리는 노래였는데...
너는... 기억 나니?
우리가 이 노래를 처음 같이 듣던 날,
하늘에 떠있던 달이 눈썹달이었는지, 쟁반달이었는지...
기억 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