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나 같이 향기 있는 이름이 되자
필봉 / 허명
우리는
가을을 보내고 이제 Ice에서 Hot로 커피를 갈아 탔다
헤즐럿과 블루마운틴이 만난 향긋함이 아니어도
카페라떼처럼 뽀얀 안개꽃 거품이 피어나지 않아도
카푸치노처럼 여린 계피향이 매혹적이지 않아도
아메리카노처럼 연하고 진하지 않아도
우리는
쉽게 변하지 않을거란 믿음으로
그저 평범한 찻잔에 은근한 그린향을 버무리지 않아도
때로는 차갑게 식어 고혹적이거나 고매하지 않아도
오히려, 은은한 향과 빛깔에 가슴을 물들이며
여전히 향기 없는 삶일지라도
우리는 하나 같이 향기 있는 이름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