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22살 되는 여자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부모님에 대한 문제와 마음속의 증오에 대해 너무 깊이 고민을 하다가 톡톡에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정말 진지한 고민이고...생각보다 스크롤이 길어질 것 같네요..
얘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저희 집은 그다지 부유한 가정이 아닙니다.
아니 오히려 돈에 쪼들리고 산다는게 좋은 표현이겠네요.
두분 다 좋은 대학을 나오셨고 공부를 잘하셨지만 사업을 실패하셔서 10살때부터 빚쟁이들이 찾아오고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부모님은 항상 돈때문에 싸우셨구요... 어린 날의 기억엔 항상 싸우고 저와 동생에게 욕설을 퍼붓는 부모님이 있었어요. 게다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가 바람을 피우신 적이 있는데... 그때는 정말 지옥을 갔다 온 기분이였어요. 온 집안은 외가댁의 친척들이 와서 싸우는 소리와 욕설로 가득했구요. (아버지가 바람 난 이 사건은 훗날 21살의 저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
항상 욕과 돈문제,빚쟁이들과의 싸움 등으로 인해 부모님에 대한 원망감이 커가던 제가 본격적으로 부모님을 증오하게 된건 중학생 시절에 고등학교를 결정하던 시기예요.
중학교 2학년 말부터 어떤 고등학교에 가게될지 다들 고민하잖아요?
전 정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할 생각이였습니다. 내신도 4% 수준으로 괜찮은 편이였고 대학교에 가고싶었어요.
하지만 부모님은 '판사가 되지 않으면 대학에 갈 생각은 때려치워라, 니 등록금 대줄 돈 없다, 내신 4%로 무슨 인문계 고등학교에 가서 대학을 간다고 설치느냐, 너 따위가 무슨 공부를 하느냐' 등등으로 제가 인문계 고등학교에 입학하는걸 극도로 꺼리셨어요.
아니 오히려 방해를 한거죠. 제가 끝까지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에 대한 꿈을 꺾지 않자 급기야는 저의 자존심이나 인격적인 부분까지 깡그리 밟아버리는 발언도 서슴치 않으셨습니다.
15살의 말부터 시작된 이 문제는 1년 정도를 지리하게 끌다 결국 제가 실업계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게되면서 끝나게 됩니다. 그 당시 담임선생님 조차 굉장히 의아해하시며 부모님과 상담을 하셨으나 아무런 소득없이 끝나게 되구요.
거의 강제에 의해 선택한 학교가 마음에 들지않아 입학식 첫날부터 12시 경에 학교를 가는 등... 꽤나 껄끄럽게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에 진학을 해서도 이상한 압박은 끝나지 않았어요. 그 당시 저는 건설회사에서 장학금을 지원받고 있었는데 한날은 장학금 지급이 좀 늦게 나온 날이 있었어요.
그러자 어머니가 학교에 다녀온 저한테 다짜고짜 '학비 언제 나오냐고 너때문에 쓸데없는 돈 나가게 생기지 않았냐고 내일 당장 담임선생님한테 물어봐서 어떻게든 학비를 받아내라'는 말씀을 하시는 겁니다.
그 날 저녁 내내 시달렸어요. 머리를 감을 때도 화장실 앞에 서서 '니가 병신이니까 학교에서 장학금을 안주지' 하면서요. 한 학기의 학비는 40여만원이였는데.... 그게 그렇게 생활에 지장을 줄 돈은 아니였는데... 대체 난 이 집안에 어떤 존재의 사람인가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자존감이 바닥끝까지 치닫는 순간이였습니다.
물론 그 후에도 전 끊임없이 학비에 관련해서 시달려야 했구요. 회사에서 학비가 조금이라도 늦게 나오거나 지연되면..집에 들어가기가 싫을 정도로 별의 별 말을 다 들어야 했어요.
그런 고등학교 생활에 있어 저의 낙은 대학교 진학이였어요. 실업계 고등학교에 왔다고 하여 대학 진학을 포기할 생각은 전허 없었어요. 하지만 이것마저도 또 제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실업계 고등학교에 간 주제에 무슨 대학을 가느냐, 졸업하자마자 바로 취업해라' 라는 문제로 또 갈등을 빚기 시작했습니다. 내신 4%대로 입학을 해서 고등학교 성적관리가 생각보다 수월했기 때문에 수능 공부도 할 생각이였는데 정말이지... '왜 난 대학교에 가면 안되는지... 난 돈 벌어서 빨리 집안을 일으켜야 하는 사람인건지... 난 학비를 대달라고 말할 생각도 없는데 왜 내 꿈을 방해하는건데..'라는 생각으로 머리가 어지럽고 힘들었어요.
물론 이 순간에도 부모님은 끊임없이 돈 때문에 싸우셨습니다. 두분 다 맞벌이를 하시고 한달 수입은 300만원 정도 되었는데 대체 어떤 부분이 두분을 그렇게 돈에 쪼들리게 한건지 알 수가 없었어요. 저는 고등학생 때 계속 알바를 해서 제 용돈을 조달했구요. 이런 말하면 정말... 이상하게 들리시겠지만 부모님께 '돈' 이라는 걸로 속을 썩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두분은 만족을 못하시는건지 자꾸 싸우셨구요. 어릴 때 들락거리던 빚쟁이들은 저희집이 법적 공판에서 이겨 빚을 모두 청산한 상황이였습니다. 그런데 대체 왜...
아버진 퇴근하시면 술을 꼭 1병 이상씩 드시고 취하셔서 큰 소리로 저한테 대학을 포기하고 돈이나 벌으라고 소리를 지르기 다반사였습니다. 가족들과 상의없이 마음대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셔서 직장을 몇번을 바꿨는지... 오래 다니면 1년 짧게는 3일까지 정말 수십번 직장을 바꿨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 있을때는 학교에 갔다오면 항상 아버지가 먹고 안치운 그릇들로 주방이 가득했구요. 게다가 직장을 그만둘 때마다 무언가 다른 일을 한다면서 꼭 뭘 사달라고 하시더라구요. 오토바이를 사준적도 있는데... 그런식으로 매달 다달이 돈이 나갔습니다. 아버지가 사달라고 했던 물건들에 대한 할부값이요. 그런 일로 인해 술에 취해서 누워 잠든 아버지를 보면서 정말 속이 답답하고 화가나서 운적도 많았어요.
결국 전 또 대학의 꿈을 접게되고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족들과 떨어져서 기숙사에 지내면서 숨통이 트였지만 사회 생활이 만만한게 아니더군요. 부서에서 10살 이상 나이차이가 나는 30대 여자 2명한테 엄청나게 괴롭힘을 받았습니다.
회사 출근 시간은 8시까지였는데 저보고는 6시 30분까지 출근을 하라더군요. 이유는 없구요. 저한테만 그렇게 출근을 하라고 하더군요. 사람들이 많은데서 대놓고 저를 깔아뭉개는 발언도 서슴치 않던 여자들때문에 부모님이랑 떨어져서 살만하나 싶었더니...결국 사건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출근을 하려고 아침 5시에 일어났는데 온몸이 움직이지를 않더군요.
사내 구급차를 불러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한 결과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온 몸의 근육이 긴장되어 뻣뻣하게 경직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 때 처음으로 우울증 및 근육완화제 약을 처방받아 봤어요.
마음이 너무 아파 어머니께 전화를 해서 하소연을 하며 펑펑 울었더니 '그럼 때려치우고 집에 오든가' 라고 말을 하더군요. 왜 그렇게 말을 쉽게 하는건지... 대학교도 못가고 어쩔 수 없이 취업한건데 다른 사람의 인생이라고 그렇게 말을 하는건지... 난 그냥 부모님이니까 '많이 힘들지?' 라는 따뜻한 위로를 받고싶었던 것 뿐인데... 그 뒤로 의지할 사람이 없어져 더더욱 음울해져가고 마음속엔 증오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커졌어요.
그 회사를 약 1년 7개월 동안 다녔구요. 더이상 견디다 못해 모은 돈을 들고 회사를 나와 집으로 갔습니다. 부모님께는 그만두기 한달전에 얘기했구요. '너무 힘들다, 난 내 돈으로 대학을 가겠다.' 라구요.
물론 집으로 와서는 한동안 전 '신발년' 으로 살았습니다. 집에서 역적이 되어있더군요.
하지만 아무래도 저런건 괜찮았어요. 회사를 그만두고 내가 하고싶은 대학가는 공부를 드디어 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으로 행복했어요. 집에선 눈치보여서 잠도 제대로 못자고 아침 일찍 일어나 씻고 도서관으로 도망가는 생활을 하면서도요.
하지만..제가 정말 부모님에 대한 증오가 극에 치닫는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항상 경제적으로 힘들다 하시는 두분인데 저까지 직장을 그만둬서 죄송한 마음에 어머니한테 10만원을 드린적이 있었어요. 정말 웃으시면서 고맙다고 하시길래 저도 기분이 좋았고... 그런데 그 날 아버지가 직장을 또 그만두셨습니다. 정말 마음대로 그만두시고 술까지 먹고와서 가족들한테는 통보식으로 말하더군요. 그 말을 듣자마자 어머니와 미친듯이 싸우셨구요. 방에 있던 저까지 덩달아 욕을 먹었습니다. '저 신발년은 왜 직장을 그만두고 와서 집에 있는데. 사회생활 부적응자년. 죽지도 않고 왜 있냐?' 라구요.
이 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나려는게... 제가 마음이 약해빠지고 이상한건지 정말 마음에 상처가 되서 잊혀지지가 않아요.
그 말을 들은 날은 제 생애 가장 슬프고 화가 난 날이였어요. 그리고 어머니께 직설적으로 말했습니다. 내가 뭘 잘못했는데 그러냐구요. 그러자 아무 말씀도 안하시더군요.
며칠 뒤 아버지가 갑자기 저와 어머니가 들어놓은 '적금을 깨서 가게를 차려달라, 차려주지 않으면 일안하고 놀겠다.' 라고 또 이상한 말씀을 하시더군요. 어머니는 적금은 못깨니 저한테 돈을 빌려달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이전에도 이미 아버지께 60만원을 빌려준 적이 있어요. 부모님한테 돈을 빌려준다라는 개념 자체가 이상하지만 그 돈은 제가 대학을 가기 위해 모은 돈이고 정말 저한텐 피같은 돈입니다. 부모님이 등록금을 단 100원도 지원해주지 않으실걸 너무나도 잘 알기에... 그런데 이제는 500만원을 빌려달라고 하셔서 정말 그럴 수 없다 라고 하니 집을 나가라고 하시더군요. 난 지금은 갈 곳이 없다, 학교에 가면 집을 나가겠다고 재차 말해도..집을 나가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러다 결국 어머니는 저와 함께 넣은 적금을 깨셨구요. 적금을 깬 천만원 가량의 돈을 아버지께 줬는데...
그날 저녁 아버지는 그 돈으로 술을 드시다가 넘어지셔서 응급실에서 온 전화를 밤 11시경에 받게 됩니다. 병원에 가니 아버지는 입원을 해야한다고 그러더군요. 입원비는 엄청나게 나가게 되었고... 수능공부를 하던 제가 간병인 역할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병원은 집에서 버스로 40분 거리에 있는 곳이였는데 그곳에서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있어야 한다고 했어요. 이 문제로 또 싸우게 되었어요. 저는 간병인을 쓰는게 어떻겠냐고 했더니 그럴 돈이 어딨냐면서 간병하기 싫으면 당장 집을 나가라고 그러시더군요.
정말 이 일로 머리끝까지 화가 난 저는 '알겠다. 집을 나가겠다. 그리고 더이상 연락하지 않고 연을 끊겠다. 난 아버지가 한다는 그 가게에 대해 더이상 도와드릴 생각이 없다. 내가 넣은 적금 돈을 모두 달라.' 라고 했더니 있는대로 욕을 퍼부으면서 그 돈에 100원이라도 손댔다간 감옥에 쳐넣을 줄 알으라더군요.
하지만 지칠대로 지쳤고 더이상 연락하고 싶지 않고 말을 섞기도 싫었던 저는 카드에서 제가 넣은만큼의 돈을 빼갔구요. 현재 혼자 살고 있습니다.
어떻게 뭘 더이상 해야할까요....
이대로 연을 끊고 사는게 정말 맞는걸까요...
제 동생도 대학교를 포기하고 직장에 다니고 있는데요.. 부모님한테서 간간히 연락이 온다고 동생한테 듣고 있어요.
제가 잘못한건가요... 마음속에 증오가 꽉 들어차서 용서가 되지 않고 정말 부모님 생각만하면 목구멍부터 무언가가 올라옵니다. 숨이 막히구요.
학생때부터 집을 나오기 전까지 저한테 쌍욕하던 모습들만 생각이 나요.
어떻게 해야좋을지 모르겠어요.
마음이 답답합니다. 좀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