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의 하루 일과]
AM
6:30 - 기상, 어제 회식자리에서 먹은 술기운이 아직 남아있지만 속달래는거 따위는 없다. 아침에 티비를 켜고 아침 헤드라인 뉴스를 듣는다
7:10- 샤워를 하고 까먹고 가는것은 없는지 체크를 하고 집을 나서며 문단속을 철저히 한다.
7:15- 인적이 드문 새벽 골목길에 여자 한분이 걸어가고 있다. 아뿔사 매우 불안한지
뒤를 힐끔거리면서 걸음걸이가 빨라진다. 오인받는게 기분이 나빠서 더 빠른 걸음으로 앞지른다. 그런데 앞지르는 순간 여자가 헉하고 놀라는 소리에 내가 더 놀란다.
매번 이렇게 오인받을때 마다 언제쯤이면 오인안받는 세상이 올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7:33- 러시아워의 지하철은 항상 만원이다. 지옥이 따로 없다. 요샌 지하철안에서 여성분들을 노리는 치한이 많다는 소리를 들어서 불안한 마음에 손을 만세를 한다. 혹시라도 밀려서 바지쪽으로 여성분의 엉덩이에 접촉할까봐 다리에 힘꽉주고 여성분의 엉덩이와 거리를 유지할려고 애쓴다. 정말 아침부터 체력고갈될거 같다.
7:50- 지하철로 갈아타서 모처럼 앞에 자리가 보인다. 아까 다리에 너무 힘을 줘서 그런지 몰라도 앉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하지만 여자분이나 노약자분들이 가까이 오면 어쩌피 양보해줘야 할 거 같은 생각이 들어 끝까지 서서 가기로 마음먹고 그냥 앉지 않는다. 망할 .. 그 자리에 결국 남자가 앉는다...
8:30- 지하철을 내려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역밖으로 나가는데 앞에 스커트 입은 여성이 신경이 쓰이는지 가방으로 스커트를 가린다. 나도 민망해서 그냥 바닥만 보고 에스컬레이터가 빨리 역밖에 닿았으면 하는 마음 뿐이다.
8:43- 회사에 도착해 책상을 정리하며 컴을 켠다. 밤사이 도착한 이메일을 체크하고
각종 메신저에 로그인한다.
9:30- 과장님과 아침미팅을 시작한다. 이번에 맡은 프로젝트 실적이 안좋다고 윗선에서 계속 압박이 들어온단다. 정신바짝 차리라고 한소리 해주신다. 이번 프로젝트 결과가 인사고과에 반영된다고 알아서 해란다. 예산도 제대로 책정안해주고 계속 압박만 하고 있다. 이건 공자님이 와도 어찌 할 수 없는 상황인거 같은데...
11:00- 어제 먹은 술이 말썽이다...일찍 챙겨나온다고 화장실과 아침약속도 지키지 못햇다. 이런 속에 혹시 또 부장님이 좋아하시는 청국장 먹으러 가자고 할까봐 조마조마한다...
12:00- 꼬장 백단의 김부장님이 점심은 본인이 쏘신다고 가자고 하신다.. 결국 우려하던 일이 터졌다... 장이 벌써부터 놀란듯하다..
PM
13:00- 아침에 지키지 못했던 아침약속이 점심에 터졌다... 속에서 부글부글한다... 화장실로 직행한다..
15:00- 식곤증이 더럽게 밀려온다. 혹시라도 과장님이 볼까봐 세수를 하고 온다.. 그래도 졸린다... 안되는데 계속 졸린다.. 졸림을 참기 위해서 잠시 인터넷 서핑을 시작한다.. 인터넷 오후뉴스에 올라만 가는 부동산가격상승, 젊어지는 명퇴나이, 처가살이하는 남자들 이런 뉴스밖에 안보인다... 이런 박봉으로 돈모았다간 언제 집사고 언제 장가가고 하는 생각밖에 안든다..돈없으면 장가 못간다는 소리가 딱 이소린가 싶다...
18:20- 거래처 업체와 저녁에 접대자리에 있는데 내가 꼭 참석해서 제대로 한건 해야한단다.. 오늘도 폭탄주에 노래방에서 분위기 또띄어야 하는 상황이다.. 속이 이젠 포기했나 담담한 느낌이다..요즘 20대 30대 위암발병률도 높다는데.. 위에 구멍생길 판이다.. 편의점을 들러서 컨디션, 겔포스, 위에 좋다는 모든 것들은 다 챙겨마신다.. 중무장한 다음 전쟁터로 떠난다.
22:00- 내가 알고 있는 분위기 띄우는 노래는 다 부른다... 앞에 계신 거래처 분들 좋다고 박수 쳐주신다... 그러면서 나한테 술한잔 더 권해주신다... 죽겠다.. 정신줄 잡고 있는게 힘이든다.. 술도 별로 안쎈데 술 잘못마신다고 말하고 싶은데 그럴수가 없다.. 이것도 근무의 연장이니까... 이럴땐 여자 직원들이 부럽다..
23:47- 높으신 분들 다 대리운전 불러서 차태워 보내드린다...나도 택시타고 가고 싶지만 집까지 너무 멀다... 그래도 정신줄은 있으니 지하철 타고 가자고 맘먹고 지하철역으로 뛴다.... 막차시간이 지나질 않길 바라며....
24:50- 집골목에 도착했다... 인적이 드물다.. 이런 골목다니고 있으면 남자인 나도 겁이난다... 술기운이 집에 도착하니 막 올라오는거 같다... 조금만 더 가면 집이다.. 힘을 내자...
01:30- 집에 도착해서 다 씻고 잘 준비를 한다...내일 아침미팅도 걱정되고 프레젠테이션 발표도 걱정이 든다... 술기운이 남아있지만 회사에서 할거는 정리해놔야 겠다는 생각으로 마지막으로 한번 점검한다... 이 상태로 자서 어떻게 일어날수 있을까 걱정하면서 알람이란 알람은 다 맞추고 잠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