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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심한 孤悍 날에 내가슴 또한 꼭꼭 비틀어 짜이고,시퍼런 칼날에 베이고 있네.

boazkim |2010.04.03 12:21
조회 79 |추천 1

15년간 고독함과 19년간 외로움 - 光海君

 

 

 

바람 불어 빗발 날릴 제

성 앞을 지나니

 

장독 기운

백 척 누각에 자욱하게 이는구나

창해의 성난 파도

저녁에 들이치고

 

푸른 산의 슬픈 빛은

가을 기운 띠고 있네.

 

가고픈 마음에

봄 풀을 실컷 보았고

 

나그네 꿈은

제주에서 자주 깨었네

나의 친지는

생사 소식조차 끊어지고

 

안개 낀 강 위의 외로운 배에 누웠네.

 

 

- 400년 전 한남자의 비애 -

 

그의 외로움은 나의 외로움 이고

그의 고독함은 나의 고독함 이고

 

임금의 칭호도 없이

실록이라는 말도 못 붙이고

그냥 일기라고 남겨지고

 

스무살이나 어린 조카에의해 무시당하고

결국 궁을 쫏겨나야만 했던 光海야.

 

19년이라는 긴 세월의

외로운 아침 공기와

차가운 새벽 바다 바람에

몸을 움츠리면서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무성한 탱자나무 가시덩굴 울타리 속에서

자넨 얼마나 울어야만 했던가?

 

光海야!

 

니가 적자였고 장남이었다면 어땠으리오?

아마 그토록 처절한 고독함과 친구 하지 않아도 되지 않았겠는가?

 

이 무정한 苦寒 날에...

네 슬픔이 곧 나의 슬픔으로

간절히 다가오는구나

 

이 무심한 孤悍 날에...

내가슴 또한 꼭꼭 비틀어 짜이고

시퍼런 칼날에 베이고 있네.

 

光海야...

 

왕이었던 사람의 무덤같지도 않고,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은,

 

초라한 작은 무덤에

어린 시절 네 이름을

돌가루 딱딱한 볼품없는

기둥에 새겨놓은 다음... 

그렇게도 자네는 애써 잠들어 있구나.

 

光海야.

 

 

 

boazkim(김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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