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고독함과 19년간 외로움 - 光海君
바람 불어 빗발 날릴 제
성 앞을 지나니
장독 기운
백 척 누각에 자욱하게 이는구나
창해의 성난 파도
저녁에 들이치고
푸른 산의 슬픈 빛은
가을 기운 띠고 있네.
가고픈 마음에
봄 풀을 실컷 보았고
나그네 꿈은
제주에서 자주 깨었네
나의 친지는
생사 소식조차 끊어지고
안개 낀 강 위의 외로운 배에 누웠네.
- 400년 전 한남자의 비애 -
그의 외로움은 나의 외로움 이고
그의 고독함은 나의 고독함 이고
임금의 칭호도 없이
실록이라는 말도 못 붙이고
그냥 일기라고 남겨지고
스무살이나 어린 조카에의해 무시당하고
결국 궁을 쫏겨나야만 했던 光海야.
19년이라는 긴 세월의
외로운 아침 공기와
차가운 새벽 바다 바람에
몸을 움츠리면서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무성한 탱자나무 가시덩굴 울타리 속에서
자넨 얼마나 울어야만 했던가?
光海야!
니가 적자였고 장남이었다면 어땠으리오?
아마 그토록 처절한 고독함과 친구 하지 않아도 되지 않았겠는가?
이 무정한 苦寒 날에...
네 슬픔이 곧 나의 슬픔으로
간절히 다가오는구나
이 무심한 孤悍 날에...
내가슴 또한 꼭꼭 비틀어 짜이고
시퍼런 칼날에 베이고 있네.
光海야...
왕이었던 사람의 무덤같지도 않고,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은,
초라한 작은 무덤에
어린 시절 네 이름을
돌가루 딱딱한 볼품없는
기둥에 새겨놓은 다음...
그렇게도 자네는 애써 잠들어 있구나.
光海야.
boazkim(김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