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판에 어두운 밤길 무섭게 만들어 주는 톡들이 많아서
걱정많은 여대생입니다.
(살 땜시 걱정많아요)
방금 지하철 도촬에 관한 톡을 읽었는데
그 역이 제가 일주일에 최소 6번은 이용한다는 녹번역이라니 ㅠㅠ
앞으로는 녹번역에서 지하철 기다릴 때 맘편히 디엠비 보거나 하지 못할 것 같아요.
암튼 '녹번역 지하철 도촬'에 관한 판을 읽으니까
생각나는 일이 있어서 이렇게 판을 써봅니다.
제가 소심한 B형이라 그런지
제가 목격한 일이지 피해자는 아니라서 쓸까말까 했었는데
녹번역에도 그런 변태가 있다는 충격과 ㅠㅠ
심신이 건강하신 남자분들한테 부탁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아마도 작년 가을쯤으로 기억하고 있어요.
그냥 긴팔 하나 입거나 짧은 쟈켓 하나 걸치는 정도의 날씨였죠.......
사실 그래서 더 충격이었어요 ㅠㅠ
뭐 맨다리도 아니고 맨살 하나도 안보이게 꽁꽁 사맨 옷차림을 촬영 하다니...
띠로리로리리
변태의 취향도 참으로 변태 같네요
본격적으로 얘기를 하면
제가 종각에서 알바를 마치고
집갈려고 버스정류장을 갔어요.
그런데 좀 애매한 시간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무척 많더라구요
그래서 대충 그 버스정류장 지붕 뒤쪽으로 해서 서있었습니다.
빨간점이 저
검은점은 제 또래의 엠피 듣고 있던 남학생
분홍 파랑 점은 어떤 젊은 부부? 커플? 입니다.
버스정류장에 사람많았는데 편의상 이렇게만 그릴게요 ...
절대 뭐 자세히 그리고 잘 그리고 그런 걸 못해서 그러는 건 맞아요
제가 그림처럼 버스정류장 뒤쪽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사선으로 딱 보니까
어떤 남자애가 카메라를 찍고있는거에요.
계속 촬영을 하더라구요.
아 순간 이게 바로 그 도촬이구나 알았는데
솔로몬의 선택같은 프로그램 재밌게 봤고
판에서 글 읽어도 왠지 증거를 잡았다 못 잡았다 이런 얘기를 본 것도 같고
증거가 있어야 처벌이 된다 그런 생각이 드는거에요
(잘못알고 있는 걸 수도 있어요 ㅠㅠ 법전공 하시는분?? )
"저장됐습니다" 이게 뜨는 거 까지 기다렸어요
사진찍고 저장을 다하더라구요...
사실 그 앞에 여자분은 정말 긴팔긴바지 다 입고
게다가 좀 어두울 때라서 저질폰카로 사진 잘 나오지도 않을 때였는데
그게 그렇게 좋았나봐요 ^^ 변태식히가....
암튼 저장하는 거 까지 다보고 제가 뭐라고 할려고 했는데
막상 용기가 안나더라구요 ㅠㅠ
그나마 진짜 평범한 또래 학생처럼 생겨서
용기를 좀 내서
그 도촬범 옆에 가서 섰어요.
그리고 제가 옆쪽으로 고개를 꺽어서
내가 널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알려줬어요~
그래서 그 도촬범도 이상한 걸 눈치채서
촬영은 그만뒀는데
아무리 그래도 저장된 사진이 남아있는 거잖아요 ㅜㅜ
그리고 그 도촬범도 집갈 생각이었는지
버스정류소에서 버스 기다리더라구요......
아 진짜 성질뻗쳐서 ...따귀를 딱 때렸어요.....
당연히 소심한 B형이라 그러진 못했구요 ㅜㅜ
생각해보니까 도촬당하신 여자분 옆에 남자친구분이 계신거에요
혼자있는 여자분이셨으면 몰라도
남자분 계시니까
제가 잽싸게 튀어나가서
'저기 저사람이 사진찍었어요!'를 진짜 재빠르게 말했는데
그 사람은 더 재빠르게 튀더라구요///
종각역 맥도날드 쪽 버스정류장이었는데
그거 말하는 사이에 거의 아웃백앞까지 튀었어요.....
그런데 ㅠㅠㅠㅠ 그런데 ㅠㅠㅠㅠ
왜 같이 있던 남자분은 그냥 일행같지도 않고 분명 특별한 사이이신거 같았는데
거기다가 도촬범이 무섭게 생기거나 한것도 아니고
그냥 진짜 평범한 학생같이 생겼는데....
왜 쫓아갈 생각도 안하시고 그냥 고개만 돌려보시고 그러신거에요?
아무리 순식간에 튀었다고 해도 ㅜㅜ
물론 사태파악이 안되셔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그 커플분들 저랑 같은 버스타서 무슨 말씀 하시는지 대충대충 들렸는데...
여자분이 저한테 사진 뭐찍혔냐고 어떤거 찍혔냐고
걱정스레 물어보시는데 ㅜㅜ
긴바지 입었잖아(?) 가 위로의 멘트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첨엔 도촬범에 대한 분노로 글 시작했는데
막상 끝날 땐 분노하지 않은 남자에 대한 분노로 끝나네요.
뭐 사실 분노까지는 아니구요......
미래의 남친이 생긴다면 제가 그런일이 생겼을 때
자기가 겪은 일인 것처럼 걱정해주고 같이 화내주고
행동이나마 그노무 시키 손가락이랑 핸드폰 같이 부셔버릴꺼라고 해줬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