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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저희 어머니.

딸의입장 |2010.04.19 16:37
조회 4,147 |추천 3

님의 글을 읽는데 저희 어머니가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저희 어머니께선 아버지와 13년전 제가 지금 25이니까 제가 5학년때 헤어지셨습니다.

제 밑으론 2살어린 여동생, 8살어린 막둥이 남동생 이렇게 있구요.

 

아버지는 마땅한 직장도 없이 이 일 시작했다 저 일 시작했다 마무리도 하지 않으시는 분이라 어머니께서 부업으로 저희를 돌보셨어요. 그러다 자신이 첫째아들이라는 이유로 할머니댁으로 어머니와의 상의도 없이 결정을 하셨죠. 돌볼 형편도 되지 않으면서 말이죠. 그렇게 들어가서는 어머니는 할머니께 등떠밀려서 여전히 일만 하셨어요 , 아버지는 낮엔 주무시고 밤엔 술마시고 새벽엔 술주정부리시며 온 갖 살림을 다 던지고 심지어 가전제품을 던져 어머니 얼굴이 다치는 일까지 있었어요.

저희는 매일 악몽의 날을 보냈죠. 막내는 3살도 안되었을 때구요. 아버지가 없을 땐 할머니께서 어머니를 괴롭히셨죠 밤새 식당에서 일하고 들어오시면 피곤하셔 학교가는 저희 돌볼시간이 없었는데 밥안차려준다 애들 안챙긴다며 육두문자를 즐겨 사용하셨고, 아버지 계실때는 언제 그랬냐며 이중적인 모습으로 생활하셨구요. 아버지께 어머니가 말씀드리면 어머니 편은 커녕 역정을 내셨죠. 자신의 어머니라며. 어머니도 님처럼 자신의 편없이 사셨어요. 시골할아버지,할머니께서 화한번 안내시는 분이라 애들봐서라도 참고 지내라고 하셨구요. 그러다 어머니가 일하시는 곳에서 어떤 분이랑 바람이 났다는 오해가 생겨 할머니와 대립을 하게 되었는데 그동안 참고 지내셨던 어머니 또한 폭발하시는 사건이 생겼죠. 정말 말도 안되는 사건이니까요. 저희도 학교 갔다 일하시는 곳에 드나들었었거든요. 그 상대도 몇 번 봤구요. 그러다 갑작스런 분가를 하게 되고 아버지와 크게 싸우시고는 결국 헤어지셨어요 그 때가 제 나이 12이었구요. 그렇게 이모네서 지내시게 되었는데 아버진 매일 같이 찾아가 잘못했다 돌아와라 하셨다가 화내셨다 또 잘못했다...그때 한참어린 저였지만 옆에서 보기에도 뭐 저런 아빠가 다 있나 싶었거든요.

 

그때의 할머니와 함께 살던 어머니는 온갖 병이 있었어요. 천식에 식당에서 일해 근육통에 자신의 편이 없어 우울증에 얼굴엔 그늘뿐이셨죠.

 

10년이 더 지난 지금은 어머니 께선 외국에서 좋은 분 만나 생활하고 계세요.

아버지와는 정반대의 자상하고 점잖고 지식이 많으신 분.

천식도 생활이 편해지면서 고쳐졌구요. 예전엔 뭘 먹어도 토하시고 했는데 이젠 밥도 잘드시고 살도 붙으셨어요.

인상도 동글동글 해지셨구요. 그때는 엄청 날카로웠거든요 삐쩍마르시고 지금은 너무쪘다고 운동을 즐겨하시네요.

 

외국에계셔 자주 뵐 수는 없지만 저희 어머니께서 제 2의 인생을 찾게 되셔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아버지 께서는 어머니가 나가시고 나서 생계가 걱정이 되셨는지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 지금까지 하고 계시구요.

할머니께선 여전하세요........ㅎㅎ 어머니께서 받으셨던 것들을(이지매) 첫째인 제가 이어받아 저 또한 우울증이 생겼었지만 지금은 분가하게 되어 저도 마음의 안정을 찾았답니다. 저도 이젠 결혼할 사람을 만나게 되어 의지를 많이 하게 되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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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입장에선 아이에게 미안하시겠죠.

저는 아이의 입장으로 어머니도 아버지도 저희도 자신의 인생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 때문에 어머니께서 계속 남아 계셨다면 지금 같이 행복하신 모습 볼 수 없었을 것 같아요. 병들고 지치지 않으셨을까 하네요. 저 같아도 아버지 같은 분, 할머니같은 시어머니랑 살기 싫거든요. 드라마에 나오는 나쁜 시어머니랑은 비교도 안되요 다합쳐도 모자랄 정도로요.

 

이혼이 쉬운문제는 아니지만 병든 후에 후회하실까 적어봅니다. (너무 길어졌네요..)

행복해지세요! 여자로서의 행복할 권리를 누리시길 바랄게요.

 

추천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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