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지 게임을 7년여를 했다.
몸과 마음이 녹슬었다.
삐걱삐걱
생각은 없어지고, 개념도 없어지고
가장 무서운건
비젼이 완전히 사라져버린것.
나에게 꿈이 있었는지 조차도 기억이 안나게 되버린것.
그래. 한때 꿈이 화가였다는걸. 지금은 기억할 수 있다.
비록 유치원때의 꿈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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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의미없는 행동을 했다.
회사일에 지쳐 사람들 몰래 인터넷을 검색했다.
게임에 미쳐있으면서 생각조차 안해본 행동.
그냥. 궁금해서, 이 단어로 관련 검색어가 머가 뜨는지 궁금해서 쳐봤다.
[성공]
나에겐 전혀 의미없는 그냥 우스갯소리에 지나지 않는 단어.
나는 아무것도 의도하지 않았고, 아무생각없이 쳤지만.
나는 의도하지 않게 그 성공이란 길에 한발자국을 내딛었다.
한가지 동영상이 보였다.
약 1분여의 잠깐의 검색이었고, 눈치가 보여 바로 꺼야했지만
그 동영상은 자꾸 머릿속에 남았다.
회사가 끝나고 버스에 타고 집에 오는 내내.
과연 그 동영상은 허무맹랑한 꿈같은 이야기를 어떻게 말해주려고 했던걸까.
과연 그 동영상은 가진것 많은 인간들의 사기꾼 같은 이야기를 어떻게 말해주려고 했던걸까.
오만가지 부정적인 생각이 들면서도,
게임에 피폐해져, 썩을대로 썩어버린 내 마음은 그래도,
이 몸뚱아리를 가진 나를 위해 그 한줄기 가느다란 구원줄이라도 잡고 싶었나보다.
나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게임이 아니라, 그 동영상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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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30분의 영상이 순식간에 끝났다.
다른 말은 필요 없었다.
그냥 가슴이 벅찼다.
내 마음은 겉으로는 그렇게 보이지 않아도, 사실 성공이란것에 많이 목말라했나보다.
그 영상이 가슴속에서 떠날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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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때 거지였다.
아직도 잊을수 없는 기억이다.
집은 있지만 거지였고,
밥도 있지만 거지였다.
쓰레기장 같은 집에서 똥싸는 인형이되어 변기가 막힌줄도 모르고, 그 위로 계속 똥을 싸는 생각없는 인형이었다.
저런 환경에서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더럽다고 생각해본적이 없다.
개선을 시키려는 의지조차 없던 시기.
앞날에 대한 생각이 없기에, 아무생각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고, 못느꼈다.
지금에서야 그 시기의 더러움과 수치와 치욕을 느끼게 되었다.
그렇지만 후회하진 않는다.
이미 지난일이니.
내가 비젼을 얻어 겨우겨우 되살아난 추억속의 더러움을 내 평생에 거름으로 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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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회사에 가자마자 알라딘으로 책을 하나 샀다.
내 생에 내 돈으로 처음으로 삶에 도움이 되는 책을 사봤다.
판타지 무협은 천권이 넘게 빌려보았으면서, 그외에 책은 처음 구입해본다.
세상이 좋아졌다는걸 느꼈다.
당일 배송이라니 오전에 시키고, 오후 4시쯤에 책을 받았을때에는 많이 놀랐다.
그리고 집에 와서 읽었다.
두근거리는 웃기지도 않는 책에 대한 감정을 숨기고, 말그대로 책에 푹 빠져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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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감상평따윈 하지 않았다.
그냥 책에서 하라는 대로 따라했다.
모든 행동이 낯설었다.
인생을 설계하는 모든 행동의 기초.
계획이란걸 짜보았다.
책의 희망적인 이야기가 주는 일시적인 만족감이라고 해도 상관없다.
그 만족감과 희망을 잃기 싫었다.
또 잃으면 게임에 미쳐있던 어제로 돌아갈것 같아서...
다음날 회사에 가자마자 또 책한권을 구입했다.
좋은 이야기를, 만족감이 서서히 줄어들때쯤마다 조금씩 조금씩 읽어서
다시 그 기분을 찾고,
책을 다 읽고, 그 책이 하라는대로 생각하고 실행하고,
아...또 책이 다 읽혀진다.
그러면 또 샀다.
남들이 책에 내용으로 인한 일시적인 행동력이라고 말해도 상관없다.
약 2주후 평생 좋은책이라곤 읽어본적이 없던 내가, 틈만나면 독서하는 사람으로 변했다.
당연히 게임은 손에 잡히지 않는다.
금단증상은 없었다.
끊고 싶어서 끊은게 아니라. 관심이 없어져버렸다.
작은 성공.
사람은 순식간에 크게 달라지기 힘들다.
하지만 나는 매시간, 매분마다 달라지고 있다.
크게 남들이 알게 달라지지 않는다.
적게 남들이 모르게 비밀스럽게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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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전부 따라하고, 생각해보았다.
내가 성공한다면 어떤모습일까.
나에게 무한대의 돈이 있다면,
내가 실패하지 않는다면,
내가 1년후엔 어떤모습일까
5년후엔, 7년후엔, 10년후엔,
돈은 얼마나 벌까.
그토록 무섭고 기피했던 미래를 두근거리고 즐겁게 상상했다.
나는 남들보다 생각이 없다.
의심을 잘 하지 않고, 바보같이 따른다.
그래서 나는 책을 보고 의심하지 않았다.
그렇게 인형은 책을보고 책에서 하란대로 따라했다.
나는 결국 책에서 말한것만 생각하게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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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집에 틀어박혀서 겜만 했다.
지금은 주말에 산이나 공원에서 책만 읽는다.
헬스장도 다닌다.
항상 겜에 빠져 불면증에 시달리던 머릿속이 운동을 하고 나서부턴 씻은듯이 사라졌다.
4주후
어느새 머릿속에는 미래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만이 꽉차있게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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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는 영어테이프를 듣는다.
귀가길에도 영어테이프를 듣는다.
내용은 하나도 재미없다. 들으면서 지루해서 졸기도 한다.
하지만 희안하게, 일주일마다 좀더 귀속으로 와닿는 그 소리들에 대한 변화가 즐겁다.
이것은 성공이다.
나는 성공했다.
회사일을 한다.
평소라면 생각없이 하라면 하라는대로, 말라면 말하는대로 한다.
지금은 내가 어떤일을 하고, 무슨일이 중요하고, 이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적어보고, 내가 내 일을 계획해본다.
써보고 싶다.
이 일의 좋은점을 아는대로 나열하고, 수십까지가 나올정도까지 머리를 짜내고 짜내서 적어본다.
이것은 나에게 놀이다.
[어떻게]
라는 말이 나에게서 일을 마치 게임을 하는것 처럼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 일이 즐겁다.
이것도 성공이다.
나는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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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다.
내가 이상해졌다.
바보같이 모든것이 즐거워졌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이렇게 되어버렸다.
내가 한 일이라곤 한달정도 동안 책만 읽고 거기에서 바라는것만 따라했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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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는 오직 미래만이 가득해서, 어제 있었던 일에서 내 미래에 도움되는 일 말고는 아예 관심조차 없어졌다.
회사에서 누가 상사의 흉을 보는것이 공감이 되지 않는다.
회사일이 힘들다는것이 공감이 되지 않는다.
퇴근시간이 늦는게 짜증난다는것이 공감이 되지 않는다.
할필요가 없는 일을 아무꺼리낌없이 아니요라고 말해 버린다.
남들이 보면 어린놈이 일을 가린다고 욕할게 뻔한 모습니다.
해야한다면 왜 해야하는지 나를 납득시키라고 한다.
나는 안하는 이유를 납득시킨다.
실패해도 상관없다.
어차피 본전. 안하게 되면 내 일을 좀더 완벽하게 처리되는 것이고,
하게 되면 다시 계획을 짜면서 머리를 굴리게 되는 것이다.
어떤것이든 상관없다.
하지만 중요하지도 않은 일을 열심히 하는것은 싫다.
그렇기때문에 중요해 보이지 않으면 일단 거절해보고 마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어느새, 일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어떻게하면 멋지게 일을 잘할 수 있을까라는 미래만 생각하다보니
일을 계획적으로 짜서, 필요하면 언제라도 남아서 내가 원하는 결과를 이룰때까지 야근을 하게 되었다.
남들은 이것을 책임감이라고 한다.
나는 마치 게임을 하는것 같이 즐겁고 흥분된다.
하루단위로 자잘하게 바뀌는 내 모습에 매일매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재미를 느낀다.
나 몸자체가 게임이 되어 버린것 같다.
내가 원하는 모든것을 이루게 해줄 아바타.
그것은 내 자신이 아닐까 싶다.
지금 나는 변한지 두달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머릿속에 꽉차버린 미래에 대한 희망과 호기심은 한치에 미동도 없다.
매일매일 30분정도씩 책을 보며, 일주일에 한번정도 책을 구입한다.
아무런 의심없이 책에서의 새로운 지식은 일상에서 써본다.
내가 달라진다.
남이 보는 내가 달라지고,
그 과정은 나에게 성공이다.
하루에 0.1프로만 달라져도 나는 성공했다고 말한다.
나는 매일매일 성공한다.
나는 매일매일 즐겁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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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주저리 생각나는 대로 글을 썼다.
매일매일 스스로가 불행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그 불행에 벗어나기 위한 행동을 해본적은 있는걸까?
나는 게임으로부터 일탈했다.
그로인해 심리적 자유와 비젼을 찾았다.
스스로가 느낀다.
달라지는 과정은 자기자신이 느낄수 없다.
어느순간 문뜩 바라보니 나는 달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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