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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5월 21일

꿈뱅이~" |2010.05.21 22:26
조회 89 |추천 0

 

 

 

오늘 저녁 바람도 쐴 겸 집앞 공원에 산책할 겸 나갔다 왔습니다.

바람도 살랑살랑 불고 많은 분들이 아이들과 배드민턴도 치고 자전거도 타고,

강아지랑 산책도 하시더라구요.

지금의 여유로운 저녁시간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고 있는데,

어디선가 향기로운 향이 제 콧끝을 자극했습니다.

그건 바로 아카시아향이 였습니다.

하얀 아카시아 꽃이 마음껏 향을 뿜고 있었습니다.

그 향이 너무 좋아서 더 많은 향을 맡을라고 코를 열심히 벌렁벌렁거렸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어렸을 때 생각이 났습니다.

아카시아 나무, 아카시아 잎...

 

지금의 초등학교가 국민학교 였던 시절.

저는 참 준비물을 제대로 안챙기는 아이였습니다.

알림장도 대충 써서, 항상 숙제나 준비물을 하나씩 빼먹었죠.

고학년이 되고나서부터는 숙제나 준비물을 선생님이 알려주면 전혀 적지않고,

유일한 메모지인 제 머리 하나만을 믿고 집으로 돌아가서는

엄마한테는 숙제도 없다, 준비물도 없다고 거짓말을 하고 오로지 TV보는것과

놀이터에서 노는거에만 온 집중을 했습니다.

그러다 아침에 등교하는 같은 반 친구를 만나면 그제서야 준비물과 숙제를 알게되고,

다시 집으로 뛰어가거나 아니면 공중전화로 급하게 엄마한테 전화를 했었습니다.

그때는 핸드폰도 없는 시절이라 오로지 공중전화만이 통화의 매개체였습니다.

 

그날도 저는 책가방과 실내화주머니만 달랑 들고 등교를 했습니다.

1교시 과학

아이들이 뭔가 풀을 들고 교실로 들어오는 거였습니다.

과학시간의 준비물이 아카시아 잎이라고 안갖고 왔냐고 하는 겁니다.

헉!!!-.,ㅡ;;;

저는 당장 공중전화로 뛰어갔고, 집으로 전화를 했습니다.

"엄마!!나 아카시아 잎 좀 따다줘!! 1교시 준비물이야!!빨리!!"

그러고는 전화를 끊고 불안한 마음으로 교문으로 바로 달려가서 목이 빠져라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엄마가 오는 방향만 정말 목이 빠져라 쳐다보면서 빨리빨리를 외쳤죠.

한 10분정도 지났을 때 저멀리서 엄마가 보이면

"엄마 빨리빨리!!"를 외치며 손을 흔들었고, 엄마는 차가 오는데도 무단횡단을 해가면서 교문으로 뛰어오셨습니다.

그리고는 "자~엄마가 늦었지?미안..빨리 들어가!오늘도 힘내!사랑해~"하며 저를 항상 안아주고는

제가 교실에 들어가서 손을 흔드는 모습까지 보고는 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보통의 어머니들 같았으면 "그러게 준비물 챙기라니깐 안챙기고 뭐했어?"라며 윽박 질렀을텐데..

저희 엄마는 오히려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던 저에게 오히려 늦어서 미안하다고,

준비물을 안챙긴 저에게 오히려 힘내라고 사랑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때는 당연히 엄마가 준비물을 갖다주고, 당연히 나를 사랑해주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요즘들어 그 사랑이 정말 감사하고 그립다는 걸 알았습니다.

남들은 아카시아 잎을 보면 잎을 하나씩 떼면서 '사랑한다, 안한다, 사랑한다, 안한다, 한다'가

생각날지 모르지만, 저는 엄마의 사랑.

모정(母情)이 떠오르네요.

그때는 너무 어리고, 어리석어서 몰랐던 어머니의 깊고 깊은, 넓디 넓은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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