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 월요일이 저희 언니의 기일이였습니다.
어린나이에 자살로 생을 마감해서 가는길까지도 혼자 쓸쓸하게 보냈습니다.
문득 언니가 보고 싶을때마다 옛날 사진을 들여다 보는데
이제는 제 나이보다 한참 어릴때가 마지막 사진이다 보니 동생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언니는 항상 말도 별로 없고 할줄 아는 것도 없어서 눈에 띄지 않는 타입이였습니다.
가족간에도 담을 쌓아두고 자기 혼자 지냈기 때문에 학교에서 무슨일을 당하고 있는
지 짐작조차 못했었습니다. 늘 늦게 귀가해서 씼고 잠들면 다음날이라 마주치기도
힘들었을 때가 많았습니다. 언니가 위태롭다는 것을 안것은 자살하기 두달전쯤에
잡지책을 찢어다가 낙서를 해둔것을 보았을때 였습니다. 장난으로 보기에는 너무
끔찍한 낙서였고 다시 보기에도 기분이 나빠지는 낙서였습니다. 하지만 무슨상관이냐
싶게 별말 안하고 지나갔는데 결과는 엄청났습니다.
결혼을 하면서 시댁에게 책잡힐까봐 자살한 언니가 있다는 소리도 못하고 식을 올려서
지난주에 친정에 와서 언니 기일을 보내는데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남편 조차도 이사실
은 잘 모릅니다. 단지 언니가 있었는데 사고로 죽은줄 알고 있고 자살한 사람의 기일을
10년이 넘게 조촐한 상을 차려놓고 보낸다는걸 모릅니다.
친정에가면 언니가 다녔던 학교의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많이 보입니다.
그럴때마다 가슴이 뭉클하고 우리언니는 저렇게 밝게 웃지 못했는데..라는 생각이 들어
서 속상합니다. 이사를 가고싶어도 언니를 떼어 놓고 가는것 같아 못가겠어서 부모님은
아직도 아파트에 머물러 계시고 저도 친정에 도착해서 언니 방에 들어가면 변함없는
벽지나 책상들을 보면서 옛생각에 잠기곤 합니다. 제가 이글을 쓰는 이유는 혹시라도
자살을 생각하시거나 자살 시도를 하려고 마음먹은 분들께 그 마음을 돌리시라는 뜻
에서 남깁니다. 10년이 넘게 흘러도 가족들은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남몰래 흘려야 하는
눈물도 많고 어디가서 함께 아픔을 달랠 수 조차 없습니다.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이유
로 있던 딸을 처음부터 없는척 해야하는 부모님의 심정을 이해하실 수 있으겠습니까...
있던 언니를 떠나보내고 언니보다 더 자라버린 동생의 아픔을 아시겠습니까...모르시기
때문에 그런 마음을 먹고 계신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제발 자살하시지 마시고 힘들더라
도 이겨내서 생을 누리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