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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합격 후 못간다고 연락을 했더니...

입사안하길... |2010.06.04 09:38
조회 2,138 |추천 0

잘 다니던 회사를 4월에 그만두고 해외 파견직을 찾고 있었습니다.

몇군데 면접으로 봤는데 그 중 크진 않지만 비전있어 보이는 회사가 있었고 

너무 가고 싶었던 파견직이라 굉장히 입사하고 싶었습니다.

그 회사 면접때

제가 졸업하고 이전 회사에 취직하기 전까지 6개월정도의 공백이 있었는데

그 사유를 물으시더군요. 왜 6개월이 비냐고...

할머니 건강 문제로 인해 그렇다고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항상 심장질환을 앓으셨고, 그 동안 몇번의 고비도 있었습니다.

고비가 오면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상황이라 

온 가족들이 병원에서 할머니 병수발을 들고

연로하셔서 병원에는 못가시는 할아버지의 식사는 제가 차려 드렸습니다.

제 위로 사촌 언니 오빠들 모두 외국에 나가있는 상태고

저 밖에는 할아버지 식사를 챙겨드릴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요. 

그러다 저도 취직을 해야하고 해서

재작년쯤부터 할아버지 댁에 아주머니 한 분을 두고

그분이 식사도 챙겨드리고 하시게 됐구요.

 

그 회사에서 면접보고 한주 지난 화요일 연락이 와서는

다음주 월요일부터 입사하라고 하더라구요. (면접시에는 다음달부터라고 했음)

너무 좋았죠. 가겠다고 했습니다.

근데 화요일 제가 교육 받을게 있어서 수요일부터 가도 되겠냐고

말씀드렸고 그러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 집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할머니께서 미끄러지시면서 갈비뼈가 부러지셨고

연로하시다 보니 위독한 상황이라 내려오라구요...(부모님 댁은 지방, 저 혼자 서울거주)

내려가서 병원을 가 보니 할머니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하셔서

엄청 많이 고민하다가 금요일에 메일을 보냈습니다.

가고 싶은 회사지만 할머니가 더 중요하잖아요.

그렇게 입사해서 해외파견 갔다가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기라도 하면

오기도 힘들고 저도 할머니께 죄송할거 같고 해서요... 

연휴(금요일이 석가탄신일)인 관계로 회사측에서 전화를 받지 않아

어떻게 연락할까 고민하다가 면접장소랑 연락처를 메일로 보내주셨던게 생각나서

어쩔 수 없이 메일을 이용해서 먼저 연락을 드렸습니다.

너무 죄송하다고 메일로 제 사정을 말씀드렸고 월요일 다시 전화드리겠다고 적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월요일 새벽 할머니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저도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연로하신데다 갈비뼈가 부러지시면서 뭐.. 어쩌고....

연로하신 할아버지도 계시는 터라 오랫동안 병원에 계실 수 없으시니

제가 모시고 집으로 돌아와서 옷도 좀 갈아입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온 김에 그 회사에 전화드릴려고 다시 메일을 열었는데

답장이 와 있는데 열어보고 정말 어이 상실했습니다.

 

너무 어이 없어서 답장 안할려다가 답장한다면서

좀 더 그럴싸한 핑계를 대라더군요.

할머니 간호할 사람이 없어서 본인이 해야 합니까? 간호할 사람이 그렇게 없습니까?

말도 안되는 이유 대지 마십시오. 어이가 없네요. 하면서...

저더러 경솔하다고............... 제가 입사 안하길 잘 했다는 생각 든대요...

저 원래 욕 안하는데 아 진짜 순간 ㄱㅆㅂ 이란 욕이 나오더군요.

메일에서 느껴지는 그 말투가 이런 ㅅ꺄히냐오히ㅏㄴㅇㄱ.... 싶더군요. 

 

메일 보내면서도 정말 고민 많이 했고, 죄송했습니다.

저 때문에 차질이 생길 회사의 일들이 너무 죄송하기도 했고요.

그렇지만 연락할 방법이 없었고, 모른척 입 싹 닦는 사람도 많은데

그건 예의가 아닌거 같아 일부러 메일 보낸거였고

죄송하다는 말씀 몇번이나 했습니다. 월요일 꼭 전화드린다고도 했고요.

 

회사의 사정이 이해가 안가는건 아니지만... 아 진짜 열받아서 답장 적었습니다.

 

제 집안 사정 얼마나 잘 아시기에 간호할 사람이 있니 없니 하냐고.

남의 할머니라고 그렇게 막 말씀하셔도 되는거냐고.

핑계라 생각하셔도 상관없지만 전 조부모 병환갖고 핑계대는 막돼먹은 사람 아니고

선생님이 절 조부모 팔아먹는 사람으로 보셨다면 왜 입사시키려 한거냐고

선생님이 핑계라 생각하신 할머니 오늘 돌아가셨고

그 와중에도 구구절절 사정 설명하는 제가 구차하기까지 하다구요.

그리고 저 역시도 입사 안한걸 잘한거라 생각한다고.

남의 할머니라고 그렇게 말씀하시는거 보면 만약 파견갔을때 돌아가셨으면

저 혼자 타지에서 마음고생하고 했을게 뻔히 눈에 보인다고요.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제 회사라고 생각했었고

그렇기 때문에 마음은 진심으로 회사가 발전하길 바라고 응원하겠다고도

덧붙였습니다.

 

그렇게 메일 보내고 나니까 후련하면서도

아 그냥 좀 참을걸 괜히 보냈나?? 싶은 생각도 들고...

한편으론 가고 싶었던 회사라 아깝기도 하고 ㅠㅠ 그랬어요.

 

제가 잘못한건 아니죠?? ......아닌가.......... 제가 잘못한건가요?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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