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금은 일을 그만두고 전 직장보다 더 좋은 곳(아마도 그렇게 믿어요)으로
이직해서 첫 출근일을 기다리는 잠깐 백수....
우리집 우체통에 생리대 몰래 넣어놔서 사람 심장 벌렁이게 하는 여고생이 존재하는
여고앞집에 사는 총각입니다.
얘기가 좀 지루하고 길수도 있어요.
근데 그냥 봐.
전에 있던 직장이 경주였어요. 아 저는 대구에 삽니다.
직장이 경주다 보니 기숙사 생활을 했고, 쉬는날 마다 대구행 버스를 타고 대구로 왔지요.
직장이 리조트이다 보니 주말에는 거의 못쉬구요 평일에 쉬었는데
항상 지베인이 저만 유독 저만...월요일에 쉬게 했습죠.
그렇게 일요일 일찍 출근해서 남들보다 조금은 일찍 마쳐서 대구에 가곤 했어요.
참고로 시외버스는 자리가 배정되어 있지 않아서 일요일 저녁에 타면
잘못하다간 자리도 제대로 못앉게 되는 불상사가 생겨 저는 배차간격이
30분이나 되지만 자리가 지정되는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탔어요.
여튼 도저히 직장이 적성에 맞지 않고 이게 내일이 아니구나 라고 결심이 들어
사직서를 내고 이제 그만두기 일주일전 마지막 휴무날이었어요.
저를 좋아라하고 아껴주던 형이 있었는데 그날 이러더군요.
"훈남아. 니가 이제 마지막 휴무나가는데 오늘도 대구 갈꺼제? 오늘은
히야가 터미널까지 바래다 주께!"
"오오, 행님. 행님. 최고. 갑시다. 왠일입니까. 아 행님. 근데 숙소가서 옷 갈아입고
가야대는데 숙소갔다가! 1분만에 옷갈아 입고 나올테니 좀만 기다려 주세요."
"시간잰다."
아무튼 그렇게 그 형님 차를 타고 숙소로 가서 미친듯이 환복을 하고
가방을 들고 후다닥 뛰어 나왔지요.
"1분지났다."
형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터미널로 향했습니다.
평소보다 거칠게 운전하던 그 형님은 정말 10분도 안되서 터미널에 절 던져 놓고는
마지막휴무라고 바래다 준다는 그 훈훈한 정따위 잊어 버린채 쌩하고 가버리더군요.
그래도 형님 감사합니다 하고 터미널이 길 건너편이라 신호등이 바뀌길
기다리고 있었어요.
신호를 기다리는동안 대구 가니깐 친구한테 연락해서 술한잔 하자고 연락을
해야 겠다는 생각에 핸드폰을 찾았지요.
아뿔사.
숙소. 옷갈아입을때 텔레비전 위에 핸드폰을 두고는 그냥 왔던겁니다.
미친건망증이 사람잡네 라고 생각하고 잠깐동안 숙소다시가기 너무 귀찮아서
핸드폰없이 하루이틀 보내는 거야 뭐...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여인네들에게 연락이 올지도 모른다는 압박감이 절 조여오더군요.
그래도 핸드폰은 들고가야제. 하고 택시를 잡았습니다.
"아저씨. 동천동 XX타워 로 가주세요"
그러고는 가방을 열고 지갑을....
"아저씨! 잠깐만요. 죄송합니다;;;;지갑이..지갑이 없네요 ㅠㅠㅠㅠ"
"아따 총각이 정신이 없구마."
하고는 그 아저씨 절 태우고 20미터도 안되서 절 버리고 갔습니다.
아 앞이 막막하고 내가 너무 급하게 숙소에서 나왔나 하는 후회와
나는 여기서 이대로 끝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대로 죽을수 없기에
주머니를 뒤졌지요. 아싸. 다행스럽게도 500원짜리 하나와 100원짜리4개 50원짜리 1개가
있었습니다. 버스비가 천원이지만 이거야 기사아저씨도 눈치 못채니깐.
그렇게 950원을 몰래 내고 시외버스를 타고 숙소로 갔습니다.
티비위에 핸드폰. 침대위에 지갑. 아 너무 슬프고 건망증심한 스스로를 꾸짖으며
다시 버스정류장으로 갔지요. 이미 늦었는데 택시 탈려니 돈아깝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런데..버스정류장에 왠 엘프여자가 핸드폰을 꼼지락 거리면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거
아니겠어요. 오 신이시여. 이게 왠 호랑나비.
(참고로 그 버스정류장엔 버스가 한대밖에 안와요)
몰래 엘프여자를 훔쳐보다가 버스가 와서 같이 버스엘 탔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우측 창가쪽 에 앉았고 저는 그보다 살짝앞에 좌측 창가쪽에 앉았습니다.
(자리가....어중간해서 그렇게 앉을 수 밖에 없었어요)
온갖 신경을 그녀에게 집중 시키고 있었는데 전화 통화 얘기 들어 보니
대구 어쩌고저쩌고..
'오!!!!지쟈스. 대구엘프구나. 이거 타면 터미널 가는데 혹시...'
하는 생각을 가지고 터미널 까지 속으로 온갖 설레발이를 치며 갔습니다.
..............
저 그때 너무 신체 건강하고 금딸중이어서 그런지 제 육체를 저 스스로
통제를 못했었나 봐요. 터미널에 거의 도착할때즈음 까지 저는 저를 컨트롤 하지
못했고..그래서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힘들었을 뿐이고..하아
아무튼 거의 내려야할 타이밍이 와서 일어나기는 했습니다. 엉거주춤 일어나며
그녀가 보지 못하게 엉덩이를 그녀쪽으로 향한채로 손으로 버릇없는 그 녀석을
살짝 컨트롤 햇죠. 그래도 엉거주춤 그 자세. 엄청 신경이 쓰이고...
그랬는데 엘프녀는 저 바로 뒤에서 내릴려고 서있을 뿐이었고...
버스문이 열리고 총알같이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손으로 몇번의 터치..ㅠㅠㅠㅠ
하체가 어느정도 외관적으로 안정되었다 싶었는데 그녀가 제 옆을 지나갔어요.
엉엉엉
그래도 기대감을 가지고 그녀도 대구가지 않나 싶었는데...터미널을 지나쳐
가더군요..쩝
아무튼...정말정말 힘들게 터미널까지 와서 버스표를 끊었습니다.
"저, 좀 뒷쪽 자리로 주세요"
"네"
그러면서ㅡㅡ 이미 뽑혀져있던 표를 주더군요.
'12번 좌석'
망할 뒤쪽 아닌데.
그래도 혹시나 옆자리에 운명의 아가씨가 탈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일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대구가는 사람들 많더군요. 그리고..바글바글 거리는
여자사람들...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이래서 사람이 연애를 1년은 끊어야 여자사람이 좋다는걸 실감하는구나
라고 생각을 하고..문득 속으로 제발 옆자리에 아가씨 콜~!!
하고 버스를 탔습니다.
예상대로 버스에 차례차례 여자들이 우르르르 타기 시작하더군요.
망할 다 뒷자리로...그리고는 몇명없던 저같이 혼자 대구를 향하던 남자들이
하나둘 버스에 올랐어요.
'제발제발 오지마라. 꺼져!!내 옆자리는 순결한 아가씨의 자리라고!!'
라고..속으로 크게 외쳤는데 그게 효과가 있었는지 앞쪽자리에 각자 마치
자리를 나누기라도 한 것처럼 따로따로 앉았습니다.
그리고..또 다시 버스에 오르는 여자사람들과..아저씨들.
'헉!제발..저 아가씨가 내 옆자리에 앉으면 좋겠구나ㅠ'
라고 생각한 그녀는 가장 앞쪽에 덕후같이 생긴 남자옆에 앉았습니다.
그럴수도 있지 라고 생각하고 기다리는데, 이번엔 정장입은 남자가..
'헉!제발..저 남자는 딴데로. 내 옆자리에 오면 죽여버리겠어!ㅠㅠ'
라고 생각한 그 남자는 제 반대편 남자옆에 앉더군요. 지쟈스.
그렇게...하나둘 제 옆자리만 비우고는 자리가 거의다 차버렸습니다.
속으로 어차피 옆자리에 누가 앉는다고 번호를 따는 것도 아니고..그냥
기분이 좋아라고 그랬는데 혼자 가도 괜찮지머..라고 생각했지만 일말의 기대감을
가지려던 찰나...
아저씨 한명이 비틀거리면서 버스에 오르더군요.
제발. 오지마. 아저씨. 여기 아저씨 자리 아니에요. 아저씨 11번 아니자나요ㅠㅠ
아................아저씨 자리에 앉고 반쯤 감긴 눈으로 표를 확인하는데
11번.
순간 매표소 아적기ㅏ얼이ㅏ렁니라어리낭러니아ㅓ!!!!!!!!!!!!!!!!!!!!!!!!
술냄새 심하게 났구요...
대구까지 가던 1시간 내내 계속 트름하면서 그 위속에서 소화되지 못한
정체불명의 스멜을 맡으며 가야 했어요.
그치만......
저는 대구와서 지하철역에서 표를 끊다가, 2개피 빼고 꽉 차있던..
거의 새거와 다름없는 말보로레드 담배를 주웠답니다...
ㅜㅜㅜㅜ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