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헤드라인에 올랐네요.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고 하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도 정말 반성하고 있어요 ㅠㅠ
정말 대낮에 그런 일을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ㅜㅜㅜ
인터뷰를 해 본 적이 없어서... 티비에서 그런거 나올 때 사람들 이름, 나이도 같이 뜨면서 나오잖아요 홍길동,43세... 하면서 ㅠㅠ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이름 알려준건데 정말 후회되네요... 만약 시력 안 물어봤더라면 아무 의심 없이 앉아 있었을 거에요;;;;
물 올랐네 잘 익었네 이런 말에 담긴 의미도 저는 어제 엄마한테 처음 들었답니다;;
이 글 올릴 때만 해도 물올랐네 잘익었네 그냥 과일 잘 익었다 하듯이 많이 컸구나 자랐구나 이런 말인 줄 알았는데 정말 그런 더러운 뜻이 있을 줄이야..아..미리 알았더라면 정말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갔을 텐데... 제가 너무 멍청해서 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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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현재 18세,
그러니까 고2인 여학생입니다.
학교를 쉬는 날이었기 때문에, 일찌감치 피아노 학원 다녀오려고 오전 10시에 집을 나섰습니다. 길거리를 걷고 있는데 앞에서 웬 선글라스 낀 아저씨가 옆에 회사원이 들고 다닐 법한 검은 서류가방....이라고 해야 하나? 여튼 그런 걸 들고 어슬렁대고 있는 거에요.
그냥 무심코 앞을 바라봤다가 눈이 마주쳤는데
(선글라스를 끼고 있어서 확실하진 않았고.. 그냥 눈 마주쳤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저는 별 생각 없이 눈길 살짝 피하면서 계속 갈 길을 가고 있었는데
그 아저씨가 옆에 있는 건물 계단에 걸터앉더니
제가 그 앞을 지나갈 때 갑자기 절 부르더라구요. 어이 학생! 하고 =_=
전 또 병신같이 아우 지금 생각해도 정말 제가 싫네요!!! 이전에 도를 아십니까 하는 사람들한테 걸려서 두 시간이나 연설 듣다가 지나가던 아줌마가 구해주고 여튼 그렇게 혼쭐이 났으면서도 아ㅇ아아ㅏ어ㅚ모리ㅏ난라ㅣㄴ라ㅣ 오란다고 오냐!! 나 진짜 바보인가봐
아 계속할게요ㅜㅜ
여튼 부르길래 네? 하고 돌아봤죠.
그러니까 자기 옆을 가리키면서 잠깐 와서 앉아보래요.
그냥 바쁘다고 하고 지나가면 될 것을 저는 아무 의심 없이-_-옆에 앉았습니다.
사실 대낮이니까... 전혀 의심을 하지 않았죠....
가까이서 보니 아저씨라기보단 할아버지에 조금 더 가깝더군요.
아저씨 : 너 이름이 뭐냐?
나 : ㅇㅇ이요 (아오 그걸 또 덥석 가르쳐준 나는 진짜 아ㅗㅇ 아ㅗㅇ ㅏ와와 )
아저씨 : 그래... 인터뷰 좀 하자 괜찮지?
나 : 무슨 인터뷰요? 지금 학원 가야 되는데요...
아저씨 : 그냥 이것저것.... 금방 끝날거야
그 아저씨가 수첩과 볼펜을 꺼내들더군요.
꺼내는 과정에서 지갑을 떨어뜨렸는데...
아무리 봐도 일부러; 한 것 같은 티가 역력했습니다.
여튼 불룩한 갈색 지갑을 떨어뜨리고 어이쿠 하면서 줍는데
아저씨 : 어이쿠....(진짜로 '어이쿠' 세 글자를 또박또박 말했어요 엄청 어색했음)
큰 돈 들었는데....
뭐 그 때까지는 이상한 걸 눈치 못 채고 가만히 있었어요.
그 아저씨는 수첩에 제 이름을 적고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습니다.
아저씨: 그래 나이는?
나 : 고2에요
아저씨: 고2면 열여덟인가? 어이구 잘 익었겠네? 물 올랐겠어?
여기서 살짝 불쾌했어요.
잘 익었겠네라니
물 올랐겠어라니!!!!!!!
꼭 과일이나 생선 두고 품평하는 듯한 말투여서 좀 그랬어요.
아저씨: 안경 끼네? 시력은?
나 : 0.3이요.
아저씨: 아이구 많이 나쁘네? 안경 벗으면 하나도 안 보이나?
나 : 네...
아저씨: 코앞에 있는 사람 얼굴도 못 봐?
나 : 네 아주 가까이 들이대지 않으면 흐릿하게 보여요...
슬슬 기분이 이상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뭔 놈의 인터뷰가 신상조사도 아니고 시력을 묻는 건지;;;;
거기다 그 때쯤 제 등에 손을 올려서 아래위로 살살 문지르기 시작해서 이거 빨리 벗어나지 않으면 큰일나겠다 싶은 생각과 함께 덜컥...겁이 나더라구요..
아저씨 : 그래........ 덥지?
나: 네...근데 저 지금 학원 가 봐야 되는데...
아저씨 : 아 조금만 더 기다려봐 XX!
심지어 욕까지 내뱉기 시작하더라구요.
제가 생긴 게 굉장히... 좋게 말하면 착한데(범생이처럼 생김) 나쁘게 말하면 만만하다? 뭐 그렇게 생겼다고 스스로도 느끼거든요? 아마 제가 굉장히 만만하게 보였나 봅니다 ㅠㅠ 욕을 하면서 계속 등을 문지르더니 엉덩이 쪽으로도 슬쩍 손을 가져가는 거에요
그러면서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아저씨: 보니까..니가 참하게 생겨서..내가 연애나 한번 해볼까 싶은데...
진짜 무서웠어요
주변을 둘러봤는데 자동차들은 많지만 사람들은 거의 안 지나갔거든요...
뒤에 빈 건물 계단이 있어서 이대로 끌려들어가기라도 하면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는 생각이 딱 드니까 가슴이 철렁하더라구요 진짜.
제가 엄청 당황하거나 무서울 땐 오히려 침착해져요
속마음까지 침착하게 '냉정하게 상황을 따져보자' 뭐 이런 게 아니고요
겉모습만 굉장히 차분해져요 속에선 '으악 으아악' 이러고 있지만...
근데 그게 아무래도 그 아저씨한텐 오히려 원조교제를 많이 해본 사람이라 침착한 걸로 보였나 봅니다. 대놓고 허벅지나 가슴을 쓰다듬으면서 "어쭈 생긴 건 안 그런데 많이 굴렸나보다?" 라는 거에요우러ㅏㄴ마ㅓㅏ유ㅏㅁㅇㄴ류ㅏㅇㄴ류미ㅠ이 때 완전히 패닉 상태에 빠져가지고 몸까지 덜덜 떨리기 시작하는 거에요
진짜 그런 상황이 오니까.... 이전까지 막 '어쩌지 난 그냥 평범한 학생이니 보내달라고 할까? 경찰 부른다고 할까? 학원 늦었다고 하고 도망갈까?' 하던 생각들 싹 잊혀지더라구요.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진짜 딱 생각이 멈췄다고 하나 뇌가 딱 굳어버렸다고 하나 막..막..아...진짜 너무 무서웠습니다
그 때 아저씨가 나랑도 연애나 한번 하자. 하면서 일어서더군요
그 순간 정신이 번쩍 들면서
죽어라고 학원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뒤에서 욕설과 함께 따라오는 소리가 들려오더군요ㅠㅠㅠㅠㅠ
진짜 필사적으로 달렸습니다
뛰면서도 다리와 몸이 떨리는 기분 아세요?
조금만 발 삐끗해도 넘어질 것 같은 그 불안불안한 기분.....
그래도 제가 태어나서 그렇게 빨리 달려본 건 처음이었을 겁니다
왜.. 어머니가 자기 아들을 구하기 위해 무거운 트럭을 번쩍 들었다는 얘기도 있잖아요
진짜 다급해지면 사람이 평소보다 몇 배나 되는 힘을 발휘하긴 하나 봐요 꽤 먼 거리를 순식간에 주파해버렸습니다. 학원 계단으로 뛰어 들어가서 삼 층까지 후다닥 올라간 뒤 창문을 내다봤습니다. 없더군요. 이리저리 둘러보다 아무 데도 없다는 걸 확인하자 순간 긴장이 탁 풀리면서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게 되더라구요.
온 몸이 정말 심하게 떨리면서 심장이 욱신거리며 조여 오는 기분이었습니다. 몸에 힘이 전혀 안 들어가서 한참 동안 계단에 주저앉아서 징징 울다 그렇게 오층에 있는 학원으로 피아노 치러 들어갔습니다. 팔에도 힘이 잘 안 들어가고 내가 손가락을 움직이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실로 조종하는 것처럼 쳐지고... 선생님한테 아프다고 말하고 그날은 그냥 원장실에 누워있다가 집에 왔습니다
오는 길에도 일부러 빙 돌아서 왔어요....
집에 오니까 그제야 긴장이 풀리고.....
다리랑 배가 욱신욱신 당기면서.... 근육통이 오더라구요..
지금 이걸 쓰면서 그 때를 다시 회상하니까 또 몸이 떨리고 그러네요.
이런 가벼운 일로도 이만큼이나 불안하고 무서운데 실제로 성폭행 같은 걸 당하신 분들 기분은 정말 어떨까 상상이 가질 않습니다.
원조교제하는 분들은 여자들을 돈으로 사니까... 여성 자체를 그냥 상품이나 노리개 정도로만 생각하고 깔보는 게 아닌가 싶네요....
말투도 처음엔 부드럽다가 나중에 절 원조교제 하는 애라고 생각하게 되자 굉장히 거칠게 변했고....음란한 욕도 많이 했습니다.
아 지금 문득 생각난 건데 그 아저씨 지갑 떨어뜨린 것도 여자들은 돈만 보면 환장한다 이런 생각으로 그랬던 게 아닌지..
신고할까 생각도 했지만 선글라스 때문에 얼굴은 기억도 안 나고.. 사실 실제로 뭘 당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경찰에 신고해도 별 조치 없이 그냥 넘길 것 같네요. 아니 이런 경우엔 단서가 없으니까 아예 조치를 취할 수가 없겠죠...
주변에서 예의바르다고 늘 칭찬받던 저인데...
이제 예전처럼 어른들한테 깍듯이 인사하고 그런 것도 못 할 것 같아요....
누가 말만 걸어도 괜히 싸가지없게 굴어야 될 것 같아요.... 만만하게 보이면 또 저런 짓을 당할까봐 ㅜㅜ 그렇지 않은 어른들도 많다는 걸 이성적으로는 이해하지만 마음으로는 어떻게 되질 않네요...
기분이 매우 착잡합니다... 여성분들 조심하세요..
그리고 원조교제하시는 분들... 괜히 엄한 사람 붙잡고 그러시지 마세요....
아니 원조교제 자체가 위법 아닌가요? 다른 건전한 취미 찾으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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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엄마가 신고해주셨습니다 순찰이라도 돌아달라고요ㅜㅜ
참 제목에 미리 말해서 본문에 쓰는 걸 깜빡했는데 그냥 와서 앉아보라고 한 게 아니고 학생 인터뷰 좀... 여기 와서 앉아봐 하고 나서 대화 중에 한 번 더 인터뷰를 강조한 거에요 오해하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만지고 있었던 게 아니고 그냥 가볍게 슥슥 문지른 거였어요 실제로는 나름 빨리 정신 차린 거였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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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추가하게 되네요;; 글이 지저분해질까봐 걱정이에요 덧글에도 달았던 건데
솔직히 대놓고 수작을 부리는 치한들은 몰라도 저런 식으로 교묘하게 다가오는 사람도 있다고, 조심하라고 알려드리고 싶었기 때문에 쓴 글이에요.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몰라도 전 이제껏 세상 무섭다는 말을 정말 실감 못하고 살았어요. 아무리 주위에서 떠들어도 솔직히 직접 당해보지 않고서야 실감도 안 나고 뉴스 보면 안타깝기만 하고, 그러니까 형식적인 주의만을 하고 했는데, 사실 저 같은 학생들이 사람을 경계해야 얼마나 하겠어요.
나도 학생인데 사람 무서운 거 안다, 는 분도 계시지만(솔직히 지금은 그런 분들이 참 존경스럽네요. 정말 똑부러지실 것 같아요..)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그냥 대충 이런 일 있었다, 조심하라고만 쓰면 제가 여지껏 무수히 봐오고 지나쳤던 많은 경고문구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해 부끄럽지만 기억을 더듬어가며 작성한 거에요. 사실 이거 올리는데 부끄러워서 아이디까지 새로 만든 거에요. 색안경 끼고 보지 마시고 그냥 사람들한테 범죄자들이 얼마나 교묘하고 다양한 수작을 부리는가, 그런 의도로 올렸다고 알아주셨으면 해요. ㅜㅜ 아무리 머리로는 알고 있다 해도 구체적인 사례들을 예로 들면 좀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순진=멍청 이것도 정말 공감해요. 요즘 세상에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는 건 죄인 것 같네요. 비꼬는게 아니라 정말 진심으로 느낀 거에요. 하지만 분명 저 같은 학생도 있을 거라는 마음에 쓰게 된 거죠. 딸, 손녀뻘 되는 여자한테 물올랐다 잘 익었다 이러는 사람의 말 뜻은~~ 이러면서 가르쳐주는 교과가 있나요? 적어도 전 보지 못했어요.. 성교육 시간에도 그냥 '낯선 사람이 다가와서 몸을 만지면 즉시 비명을 지르거나 그 자리에서 벗어나라!' 처럼 대놓고 못된 짓을 하는 경우만 배우지 '누군가 인터뷰를 하자도 해도 무시해라!' 같은 내용은 안 가르치잖아요? 저도 만약 저 아저씨가 처음부터 대놓고 그랬으면 좀더 빨리 벗어났었을 거에요.. 판에서 1등하고 그러면 돈 받는 것도 아니고 제가 굳이 이런 글을 올릴 이유가 없잖아요..
괜히 제가 변명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안 좋네요;; 분명히 밝히지만 침착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또 의심 없이 다가간 제 잘못이 매우 큰 건 사실입니다. 그 날 뼈저리게 느낀 사실입니다 ㅠㅠ 그저 조심, 경계, 의심 이게 제일이에요..
본문만큼 긴 글로 불쾌감 드려서 죄송합니다 이제 추가글은 없도록 하겠습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