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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외대 여왕

남왕 |2010.06.09 23:14
조회 1,450 |추천 1

2010년 X월 X일 7시.

나는 지인들과 함께 회기역 부근에서 경희대 파전을 먹고

기분좋게 술한잔 했다.

그리고 12시를 달려갈 무렵 

집에 가려는데...

 

 

"저기요~, 저기요~"

누군가 나를 불렀다.

모르는 여자였다.

도를 찾아 길을 헤메는 여인네인줄 알았다.

아니었다.

술취한 여자였다...다리를 삔.

 

그녀는 나에게

"용산까지 혹시 가시나요?"

아니라 하기도 뭐해서

"네..."

그랬다. 집에 가는 길이기도 했고.

그러더니 "죄송한데 다리가 심하게 뼈서 그런데 옥수까지 같이 가주실 수 있으세요?"

이건 뭥믜...

그래도 안스럽기도 하고 그녀 혼자 집가다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몰라

같이 있던 지인 A, B와 함게 부탁을 들어 주었고,

전혀 탈일 없던 중앙선을 탔다.

 

그녀는 계속 이랬다.

"민폐를 끼치는 성격이 아닌데 정말 죄송합니다."

이때 까지만 해도 정말 조신한 사람인 줄 알았다.

하지만...

입에선 아밀라아제 대신 소주가 분비되는지 엄청난 소주냄새가 내 코 끝을 찔러댔다.

백 안에는 말보로 돗대가..

이때 알아봤어야 하는데,,,

 

지인 B는 사정이 생겨 어쩔 수 없이(?)국철을 타고 을지로로 갔고

나와 지인 A 둘이서 결국 이 여인을 데려다 주게 되었다.

B...이렇게 가버리다니.

 

조신하게만 보였던 그녀,

점점 그녀의 입이 빨라 지기 시작했다. 불붙은 거다.

그녀는 민폐를 끼치지 않는 성격이라 계속 말했다.

1,2학년때는 민폐를 끼치기도 했지만 민폐를 끼치지 않는 성격이라 계속 말했다.

3학년 넘어와서 남들에게 민폐를 끼쳐본 적이 없는 성격이라 계속 말했다.

원래 민폐를 안끼치는데 오늘 오랜만에 민폐를 끼치는 거라 계속 말했다.

 

그러려니 하고 지하철을 탔다. 그녀 옆에 A, 다음에 나.

A가 불쌍했다. 그 여자가 계속 이상한 말을 하는거다.

"아까도 원래 저 쫓아다니는 남자들중에 한명이 부축해 준다고 전화했는데 제가 싫다 그랬어요. 후회되네요."

"제가 외동딸이라 집에서 이런거 알면 안되요. 그래서 집에 전화하면 안되고 저 좋아한다는 오빠한테 전화해야돼요."

"저 정말 안데려다 주셔도 되요. 근데 요즘 여자혼자 택시 타면 막 겁탈하고,,,"

이말은 차마 못쓰겠다. 민망한 말을 정말 큰소리로 지하철에서 막 말했다.

퀴즈도 냈다.

"저 몇학번 처럼 보여요?"

앙?

귀찮아서 난 10, A는 07이라 답해줬다.

그랬더니 그녀는 미친듯이 자지러지며 웃더니

"저 사실 06학번이에요."

 

사실 A가 좀 친절했다.

계속 그녀의 말을 받아줬다.

그러더니 A에게

"정말 너무 친절하신거 같아요. 제가 소개팅 시켜드릴까요?

지하철 사람들 보면 저희 학교가 좀 하향평준화 됐지만 괜찮은 애들 많아요."

풉,,,뭐지...

 

그녀의 어머니에게 전화해서 데려와달라 말하라고 겨우 설득한 끝에

그녀는 집에 전화했다.

근데 그녀 어머니는 이랬다.

"니 얼굴이 무기라 아무도 안건드릴거다. 오는길에 모기향이나 사와라."

헐...

 

너무 안스럽고 걱정되는 마음에 A와 나는 옥수역에서 내려 집까지 바려다 주기로 했다.

자기는 원래 민폐끼치는 성격이 아닌데 오늘 오랜만에 민폐끼친다고 계속 말했다.

자기는 비보이도 하고 발레도 하고 별에별 춤을 다 춰서 튼튼하단다.

근데 눈은 완전 풀렸다. 다리는 쩔둑거린다. 측은해보였다.

계속 헛소리를 하면서 쩔둑거리길래 빨리보내고 집에 가고 싶었다.

엄마한테 대신 전화 걸어줄테니깐 전화기 달라 했다.

싫단다.

업어준다 했다.

싫단다.

결국 부축해 줬다.

근데,,,엥겨자꾸왜,,,

 

다시 간격을 유지하고 가는데 고맙다고 음료수를 사준덴다.

가라는 집에는 안가고 음료수를 자꾸 사준덴다.

또다시 횡설수설한다.

 

나랑 A는 집에가고 싶었다.

이러다 막차 끊기면 나와 A의 돈줄도 끊긴다.

참고로 A의 집은 안양이었고, 용산에서 막차가 얼마 남지 않았다.

난 살며시 폭발했다. 그리고 반말과 함께 썽냈다.

그러더니 그녀는

 

"나 외대여왕이야!"

"나 외대여왕이야!"

"나 외대여왕이야!"

 

"나 외대여왕이야! 학교에서 나한테 큰소리 치는 사람 없어!"

 

 

A와 난 멍한 얼굴로 서로 쳐다봤다.

결국 "알았다 내가 큰소리 안칠테니깐 집에가자" 이렇게

 겨우 구슬리고

마을버스를 태우고 집에 보냈다.

 

 

 

집에 가는길에 A와 나는 음료수를 마셨다.

그리고

허탈한 미소를 지우고 서로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18..."

 

*

여왕님 집에 잘 들어가셨는지 궁금하네요.

마을버스 타는거 까지만 봤는데,,

병원 한번 가봐요 아직도 아프다면ㅋㅋ

 

그리고,,,

 

술은 곱게 드세요!

 

이글을 보시는 여러분들도,

 

술은 곱게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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