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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라는 이유로

자유시론 |2010.06.15 15:18
조회 231 |추천 0

인연이라는 이유로


이나경님의 블로그를 읽으면서 많은 공감과 함께 여러가지 생각이 나서 이렇게 퍼나릅니다.

좋은 벗과 이웃이 한순간 금전 등 가장 현실의 우리에게 힘든 문제를 주고 그때문에 실망하고 가슴아파할때가 많습니다

나름 약고 세속적이란 사람이라도 해도 순수한 눈빛과 간절한 요청에 외면할수 없는 것이
우리이기도 합니다.

 

- 내용 -


참 오랫만에 그사람이 나타났다.

나도 모르게 너무 반가운 생각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손을 내밀고 악수를 청했다.

환하게 웃던 그 얼굴을 보며 나는 한순간 별로 반가운 사람이 아니구나 .... 인식을 한다.

 

세월이 지나고보면 서운함도 사라지고, 그리움도 사라지고....

그냥 말 그대로 흔적만 남은 인연이 모두 괜찮았던 인연인 듯 생각키운다.

그 사람을 가끔 생각했다.

참 이상한 인연도 있구나 싶어서...

그는 늘 나와 내 남편 앞에서 대단한 재력을 자랑하고,

자신의 일에 관해 극도로 과대포장을 해서 보여주었으며

또 어느 날엔가는 아주 잠깐만 필요하니 급전을 좀 돌려달라고 했다.

그 급전의 액수는 나의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한 금액이었다.

당연히 나는 그럴 여력이 없음과 함께 돈거래는 어느 누구와도 하지 않는 것이 내 철학임을 알려줬다.

그런 그가 어느 날 바람처럼 사라지고 남을 통해 들은 이야기로는 여러집 몫돈을 빌려갔다가

어느 날 사라져서 수많은 사람들이 애태웠는데 알고보니 어느 유치소에 있다는 것이다.

그에 관한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그와 오랜 안부를 나누었다.

그 사람의 안부를 잊고 살다가 느닷없이 나타난 그를 보며 갑자기 지난날이 떠 오른 것이다.

 

오래 가슴에 불덩이를 안고 사는 것처럼 힘든 시기가 잠깐 있었다.

그야말로 돈을 잃은 것이다.

믿었던 사람, 좋은 사람, 고마운 사람으로 생각했던 어느 지인이 급하다며

어리숙한 우리 부부에게 전재산의 삼분의 일 정도를 가져갔다.

있는 돈 없는 돈 다 긁어서 나는 얌전히 그 돈을 갖다 바쳤다.

그리고 나는, 아니 우리는 정말 그 돈을 되돌려 받는 문제를 극복하기가 힘겨웠다.

단순하게 살아왔던 우리 부부에게 그 일은 많은 깨우침과 이성적 성찰을 돕는 기회를 주었다.

나는 그 이후로 서너달 홍역같은 속병을 앓았다.

밤잠을 자다가도 속에서 뜨거운 열기가 치솟아 잠아 깬 날이 많았다.

그 이후로는 어느 누구와도 돈이 오가는 일은 하지 않는다.

내 오랜 친구가 어느 날 내게 말했다.

'그건 원래부터 니 돈 아니었을 것이다. 돈도 지닐 복이 있어야 온전한 내것이 되는데.....

 아무래도 전생에 빚이 많았었나 보다 하고 털어라.

 애초에 그 돈은 니 돈이 아니었을 것이다. 잠시 니 손에 들어왔다가 나가야 할 돈이었으며

 그 사람에 의해 나가야 할 운명이었겠지......'

 

나는 그친구의 말을 듣던 그 순간 이후로 그 돈과 관련한 악몽을 털어냈다.

내 좋은 친구는 내게 따뜻한 차 한잔과 기분 전환을 위한 드라이브를 마치고

그리고 백화점엘 들러 부드러운 실크 촉감의 원피스 하나를 사 주었다.

좋은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다보면 집 나간 아들처럼 그 돈은 다시 들어올 것이라고....

나는 그녀가 지금도 고맙다.

지금은 몸이 불어 감히 입을 엄두도 못내는 옷이지만 그 예쁜 옷은 내 친구의 마음으로 나와 함께 살아간다.

그리고 그 이후로 나는 내가 잃은 돈에 대해 잊고 살았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그 사람은 예전에 내가 잃은 돈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사람이건만

그가 원했던 엄청난 액수의 돈이 떠 오르며 나는 갑자기 기억에서 지워낸 나의 돈까지 떠 올린 것이다.

 

사람이 이렇다.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일도 유사기억의 형태로 저장되어 무의식의 창고에 갇힌 경험들은

한순간 유사한 상황에서 마치 그 일이 그일처럼 또렷하게 재현을 해 낸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처럼....

아무 관련없는 솥뚜껑이 얼마나 억울하랴....

 

오랫만에 아무일 없는 듯 출현한 그사람은 또 다시 장황하게 자신의 근사한 삶을 전시하기 시작한다.

속 없는 남편은 그의 이야기에 넋을 잃는다.

그리고는 내 남편에게 어떠한 제안 하나를 해 온다.

남편은 그 사람의 말은 아직도 뭐든 믿는 눈치이다.

그런데 왜 내 눈에는 그사람의 마음까지 환하게 읽히고 마는 것일까?

나는 그의 저의가 보이고, 그의 얕은 계산이 훤하게 보인다.

담담하게 말했다.

'제안하신 일에 우리는 별 관심이 없어서 생각을 좀 해 봐야겠다'고...

남편은 나의 의도를 알아차리긴 했지만 뭔가 조금은 애석한 표정이다.

그 사람은 늘 그렇다.... 뭐든 참 잘 믿는다....

난 의심이 많은 사람도 아닌데 남편 앞에선 대단히 약삭 빠르고 지능적이고 계산적인 여자가 된다.

이 일을 어쩌면 좋으랴...

 

이런 저런 생각 끝에 내가 오래 살아야겠구나 싶다.

세상물정 어수룩한 남편은 누가 다가와 살가운 소리로 뭔가를 요구하면 아마도 입은 옷까지 벗어 줄 것이다.

내 아이들도 그런 걱정을 가끔 한다.

엄마가 건강해야 아빠를 지킬 수 있다고....

웃고 넘어가는 이야기지만 세월이 여기까지 우리를 데려다 주었다.

아무것도 모르던 내가 세상살이에 이력이 나서 시시비비를 가린다는 것이 신기하다.

 

돌아서는 그에게 한마디 하고 싶은 걸 꾹 눌러 담는다.

'내가 이래뵈도 그리 만만한 사람은 아니랍니다'

ㅎㅎㅎ

혼자서 실없는 웃음을 웃는다.(이나경 블로그에서)


뜬금없지만 해외에서 만났고 나름 친했던 북한출신 지인이 생각납니다.

순수하고 착한 사람이었지만 왜 김부자 정권, 이슈앞에서는 왜 그렇게 허황되고 목소리가 커지는지?


작은 나의 의견마저 정색을 하는 그분을 보면서 많이 황당했습니다.

한국에 돌아오면서 언제 그분과 또 술한잔 나누며 이제 또 만날수 있을까? 상념에 빠졌습니다.


IQ 정전 주인공과 같은 지인, 못난 국가와 지도자이지만 그마저 부정하면 자존심이
상하고 또 어디에 있을지 모르는 감시의 눈을 의식하는 소심함과 겉으로 드러난 큰소리..


천안함사건이 터졌는데, 그 사람을 만난다면 또 어떤 말을 할지 궁금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나의 인연속에 찾아온 당신이었으니까 이해합니다. 편히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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