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지옥같은 1시간
5일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 변변하게 한 것도 없고 그저 Vi와 Ling하고만 큰오빠가 어린 여동생들 데리고 놀 듯 놀아준 기억 밖에 없는 거 같다. 처음에 Ling을 봤을 때는 설레었는데 계속 만나다 보니 너무 어린 얘 같아서 건들기가 좀 모시기 했다. 이제 갓 대학교 신입생을 무엇을 어쩌겠냐. 한국에서는 모르겠지만 해외까지 나와서 죄를 짓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이대로 끝내면 안된다. 다시 한국에 가면 더이상 올 기회도 없다. 마지막 날 끝내야 된다. 일단 계획은 괜찮은 레스토랑에서 혼자 밥을 먹고 시내 좀 돌아다니다가 저녁때 술한잔 걸치고 바로 클럽으로 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6일째는 소녀들과 약속을 잡지 않고 출국하는날 만나기로 약속했다. 아침부터 서둘렀다. 아침 겸 점심으로 호텔 지배인이 가르쳐준 괜찮은 타이 식당을 소개 받고 카메라와 호치민 시티맵, 간편한 손가방 하나를 가지고 숙소를 나섰다.
온지 일주일이 다 되가는데 날씨는 변함이 없다. 비 안오는 맑은 날씨는 좋았는데 문제는 푹푹찌는 더위다. 정말 우리나라의 여름이 이거보다는 약간 시원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내가 찾아간 태국 식당은 2층으로 되어 있었다. 2층에는 야외 테라스가 있었는데 거기서 식사를 하면 시내구경도 하고 운치가 있을것이라 생각하고 그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야외라 그런지 무지 더웠다. 그래도 밥먹으면서 시내구경하면 좋을 것 같아 참고 주문을 했다. 웨이터가 물을 따라주며 여긴 에어콘이 안나오니 들어가는게 어떠냐고 물었다. 난 그냥 있겠다고 했다. 그리고 웨이터가 들어가자 마자 급후회했다. 참을수 있는 더위가 아니다. 뜨거운 햇빛에 닿아 나무로 된 난간과 의자, 식탁은 뜨거웠다. 주문했던 새우요리가 나왔다. 한 숫깔 뜨자 마자 이마에 땀이 맺혔다. 남자가 가오가 있지 음식까지 왔는데 자리를 옮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땀을 한바가지 흘리면서 억지로 다 먹었다. 토할 거 같았다. 시원한 물로 입을 헹구고 식당을 뛰쳐 나왔다. 분명 종업원들은 나를 정신병자로 생각했을 것이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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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걸었을까? 길거리에 옷차림 이쁜 누님들이 지나가는 것이었다. 그대로 지나 칠 수 없었다. 그중에 한명이 키도 크고 딱 내스탈이었다.(누군진 아실것이다.) 5명이었는데 제일 못생긴에 사진찍게 하고 어깨동무하고 사진찍었다. 얘네들이 무슨 삼바댄서라나 모라나 명함 비스무레한거 하나 주면서 저녁때 오란다. 가기 싫었다. 얘네 공연하는 포스터 보니까 여자는 5명 빼고 열댓명이상이 다 남자다. 그놈들 몸매도 끝내줘서 그냥 가기가 싫다. 키큰애 한테 단독으로 만나자고 했다. 전단지 나눠주러 가야 되서 시간이 안된단다. 아쉽다. 인사하고 보냈다.
또 정처없이 걸어다녔다. 지도에 나와 있는 중국 사원도 가보고 커피전문점 들어가서 시원한 에어컨 쐬면서 혼자 청승도 떨어보았다. 혼자 다니면서 느낀 것은 지독히 외롭다는 것이었다. 같이 얘기할 상대 없이 말없이 혼자 걸어다니면 생각을 참 많이 하게 된다. 인생설계 잠깐 하다가 오로지 저녁때 클럽 갈 생각만 했다. 아무래도 더위 먹고 미친 것 같다. 한국에서도 안가는 동물원도 가봤다. 이게 모하는 짓이냐 지금.
저녁 때가 되어 배가 고팠다. 일식집이 있길래 들어갔다. 사장은 일본인이고 주방장과 서빙하는 사람들은 베트남인들이다. 일본사람들이 관광을 왔는지 사장이 그 사람들과 왁자지껄하게 이야기한다. 일본말이 계속 들리니까 귀에 거슬린다. 주문을 받으러 앳되보이는 아가씨가 왔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와서그런가 산타모자를 눌러썼다. 더워 보인다. 주문을 받고 주방장에게 일러주더니 자기 동료와 함께 나를 쳐다 보며 모라고 쑤근거린다. 음식을 서빙한 사람은 같이 쑤근거리던 여자다. 씨익 웃더니 가버린다. 모지? 주문한 돈까스를 맛있게 먹으며 그 여종업원들을 힐끔 쳐다보았다. 눈이 마주치고 잠시 있다가 한명이 수줍게 내게 온다. 어디서 왔냐고 떠듬떠듬 얘기한다. 나는 알아 맞춰보라고 했다. 아무 나라나 대면 될껄 죽어도 모르겠단다. 그냥 안가르쳐 줬다. 그 여자와 별로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계산서를 가져다 달라고 "Can I get the bill?" 이라고 했다. 헌데 이 여자는 자꾸 무슨 맥주(beer)를 원하는지 물어본다. 내 네이티브스피크를 몰라보다니 bill 을 혀를 약간 꼬면 beer 로 들릴수도 있다. 일본인 사장이 훈계하듯이 그 종업원에게 일본말로 모라 한다. 알아 듣고 얼른 계산서를 가져다 준다. 종업원이 불쌍해 보였다. 계산을 마치고 나와서 바로 숙소로 갔다.
샤워를 정갈하게 하고 클럽복장으로 세팅 후, 프론트로 내려갔다. 지배인에게 우리나라의 나이트 같은 곳이 있냐고 물어보았더니 인상을 찌푸린다. 젊은 여자라서 그런가 그런건 절대 없다고 설레발 친다. 그대신 10분거리에 클럽이 3군데 있다고 한다. 물 좋냐고 묻고 싶은데 어떻게 영어로 말해야 할지 몰라서 포기했다.
숙소를 나와서 가르쳐준데로 발걸음을 가볍게 옮겼다. 그런데 아까부터 계속 어떤 여자가 핑크색 스쿠터를 타고 나를 따라온다.
"Omangkko, 1 hour 10 dollar"
오망꼬는 일본어로 여자의 성기다. 나를 일본인으로 알고있었던거 같다. 호객 행위를 하는 것이다. 그 말을 되풀이 하는 그녀를 보니 30은 족히 넘어보이는 미시다. 그런데 그냥 미시가 아니라 약간 트렌스젠더 냄새가 난다. 목젖도 있고 화장도 과도하게 해서 쫌 역겨웠다. 난 돈 주고 하고 싶진 않았다. 아까워서가 아니라 한국에서처럼 실력으로 꼬셔서 하고 싶었다. 이 년 참 찰거머리다. 거의 100미터를 그 한단어를 되풀이 하며 따라온다. 나는 잠시 서서 얘기했다. 너랑 하기 싫다. 알아듣는 듯 했다. 그러면 다른 여자를 불러주겠단다. 그러더니 지 혼자 어딘가로 전화하더니 나보고 기다리란다. 그래 얼굴이나 보자.
이윽고 한 여성이 스쿠터타고 온다. 일단 이뻤다. 사진은 못찍어서 보여주기 힘들지만 날씬하고 배꼽티에 머리는 갈색으로 염색하고 피부는 시꺼멓지 않고 태닝한 듯한 구리빛이다. 딱 나가요 걸이다. 고민했다. 그 고민은 오래가지 못했다. 나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오토바이에 탔다. 그녀는 능숙하게 내 두손을 자신의 허리를 감싸도록 도와 주었다. 만져보니 날씬함을 더 느낄 수 있었다. 젠장 이렇게 돈주고 해야 하나? 그래도 얘랑 하고 싶었다. 어디로 가는진 모르겠지만 빠른 속도로 달린다. 예전에 Vi 뒤에 타고 갈때는 남자들이 몇명만 쳐다봤는데 이젠 아예 다 나를 쳐다본다. 자랑스럽진 않다. 그녀는 가는내내 딱 두 가지만 수십번을 말했다.
"where are you from?"
"You are very handsome."
처음에 잘생겼다고 했을 땐 기분이 상당히 좋았다. 그런데 생각만 나면 그 말을 되풀이한다. 마치 로봇처럼.
쫌 짜증이 났다. 아는 영어가 그것밖에 없나보다하고 생각했다. 한참을 간 것 같다. 시티를 벗어나 거의 시골 읍내 수준의 이상한 마을로 갔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미아리 같은 곳이었다. 어두침침한게 조금 들어가기가 꺼려졌다. 그녀는 카운터에 돈을 내더니 키를 받고 나를 어떤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분명 모텔은 아니다. 얘네는 이런 시스템으로 운영하나보다 생각했다. 방으로 들어가자 마자 쉴 틈도 없이 내 옷을 벗긴다. 내가 쪽팔려서 내가 벗겠다고 했지만 막무가내다. 그러더니 지는 벗지도 않고 바로 나를 샤워실로 데려가더니 찬물로 내 몸을 씻긴다. 처음 그녀가 올때 말했던 두 문장을 되풀이 하면서..... 순간 섬찟했다.
이건 뭔가 이상하다. 나는 직감했다. 안 씻어도 된다고 하고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 닦지도 않고 방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어떤 X년이 후다닥 방문을 열고 뛰쳐나가려는 것이었다. 쉬팔 걸렸구나. 심장이 급하게 요동치고 나는 일단 그 도망가는 년을 불렀다. 그 년은 반쯤 열리진 문 앞에 섰다. 막무가내로 도망가지 않았다. 일단 나는 직감적으로 바지 뒷주머니에 넣어둔 지갑을 검사했다. 역쉬 돈은 몽땅 없어졌다. 호주에서 가져온 전 재산 550불(한화로 약 57만원)에 베트남돈 얼마가 고스란히 없어졌던 것이다. 내 이럴줄 알았지
나는 발가벗은 것도 잊은채 그 도망가던 년한테 캐물었다. 내돈 어딨냐고 그녀는 한사코 "no" 라고만 하면서 설레발 친다. '이런 X년이 너 죽고 나죽자 나 그 돈 없으면 한국도 못간다.' 나는 일단 바지를 입으려고 했는데 두년이 같이 냅따 튄다. 난 상의도 입지 않고 쫓아갔다. 그런데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후 나는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일단 프론트에 있는 쉐퀴를 족쳤다. 그년 어리로 튀었냐고. 막무가내로 모른덴다. 나는 너 안불면 경찰 부른다고 하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드러눕기도 했다. ㅋㅋㅋ 그땐 진짜로 이성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그렇게 개지랄을 떤지 한 15분쯤 지나서 어떤 이상한 년이 온다. 딱보니까 트렌스 젠더다. 이년 모야 하면서 쳐다보는데 돈을 준다. 후 쉬팔 진짜로? 하고 준돈을 보니 200불이다. 장난하냐? 가져간돈은 550불인데? 나는 더 추궁했다. 계속'no,no,no'라고 지껄이더니 포기했던지 이번엔 브레지어에서 돈을 꺼내준다. 그럼 그렇지 하면서 받은 돈은 300불. 이년이 진짜 장난하나 나머지 50불도 찾아야겠다는 마음에 계속 지랄하니까 나참 이번엔 지 바지속 팬티에서 꾸겨진 내 돈 50불을 주는 것이다. 역겨워서 안받을까 했는데 괘씸도하고 해서 냅따 낚아챘다.
어느새 주위에는 사람들이 몰려와 있었다. 그 트렌스젠더 년 옆에는 포주도 와있었다. 남자였다.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어깨가 올 줄 알았는데 이 쉐이는 왜소한 것이 만만해 보여 겁도 안났다. 하지만 어느순간 칼을 쑤실지 몰라 그 자리를 빨리 벗아나고 싶었다. 나느 그 포주놈에게 이 년 단속 똑바로 시키라고 했다. 알아들었나 모르겠다. 또 나는 국제 망신 시키기 싫어서 일본인인 척하면서 일본말로 몇 마디 지껄이고 나가려고 했다. 포주 놈이 자기 직원 오토바이 타고 가란다. 하긴 이 먼거리를 어떻게 걸어가냐? 일단 직원놈의 오토바이에 탔다. 타고가는 내내 '이놈이 내가 갈곳을 아나?' '어딘가로 끌고 가서 동료들 불러서 패는거 아냐' 가만 그 포주 놈이 나한테 이런 호의를 베풀었을리도 만무하다고 생각하자 또 한번 두려움에 떨었다.
하지만 나를 데려다 준곳은 내가 한번 와봤던 낯익은 곳이라 얼른 여기서 내려 달라고 했다. 순순히 내려다 주더니 죄진 것처럼 썡하니 가버린다. 고 놈 가는 것을 보고 나서 갑자기 온 몸에 힘이 쭉 빠져 버렸다. 헛 웃음도 나왔다. 나중엔 진짜 크게 한번 웃어버리고 담배한대 시원하게 피웠다.
-3부 끝-
---------------------------------------------------------------------------------------- 애초에 3부까지 쓸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시간상 결말을 쓰지 못했네요. 4부로 이어갈까 합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또 재미있게 읽으신 분은 추천한번 시원하게 눌러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