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볼 땐 재밌는데 막상 쓰려고 하니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네요
저는 서울에 사는 한 여대생입니다
맘놓고 하소연할 데도 없고 해서 이렇게 글써봐요
스크롤 압박있어요
제가 아는 어떤 분에 대해서 쓰려고 하는데요,
그 분을 알게 된 건 몇 개월 전이었습니다.
제가 친구랑 밥을 먹고 조용히 이야기할 곳을 찾다가
늦은 저녁이고 두런두런 얘기하고 싶어서 한 바에 가게 되었습니다.
분위기도 좋았고 일하시는 분들도 다들 좋으셨어요.
저랑 공통사가 있으신 분도 계셔서 친구와 함께 즐겁게 얘기도 하고 금방 편해졌습니다
그러다가 거기 일하시는 분 중 한분이 자기만 솔로라고
다른 분들은 다 커플이라 외롭다고하시더라구요
근데 제 친구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제가 다음에 친구를 데려오겠다고 했고
그 솔로라는 분도 좋다며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저는 화장실에 다녀오기 위해서 잠시 자리를 비웠고,
나오는 길에 나머지 직원분들 중 한분과 마주쳤습니다.
그분이 이런저런 말을 거시다가 다음에 소개시켜주기로 한 친구 데리고 올 때
미리 연락해놓으면 자기가 말해놓겠다며 번호를 가르쳐달라고 했습니다
처음에 저는 그냥 하는 말인줄 알고 별 생각없이 다른 얘기로 넘어갔는데
그 분이 재차 자기한테 오기전에 미리 말하라고 하셔서 얼떨결에 번호를 드렸습니다
그 분을 바에서 들어가 처음 보았을 때 눈에 띄게 생기셨고,
되게 잘생기고 화려하게 생기셔서 저한테 관심있을 거란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분이 왔다갔다 하면서 계속 저에게 말을 걸 때만 하더라도
저는 별 의심을 하지 않았습니다 바에서 다들 손님과 이야기를 많이 하는 분위기었고,
다른 직원이 그분이 저에게 계속 말을 거는 걸 보고
'야 너 저분한테 관심있어?'라고 했을 때도
다들 사귀는 사람들과 잘지내고 있다고 하셔서 농담으로 받아넘겼습니다
그리고 집에 갔는데 그 분한테서 문자가 왔습니다
처음에는 인사차 보낸 줄 알고 대충 답장하다가 잠이 들었는데
다음날 문자가 와있는 걸 보고
'저 어제 잤네요 죄송해요 담에 갈 때 연락드릴게요'라고 끝내는 문자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거기서 끝내지 않고 계속 질문을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질문에 제가 간단히 대답을 하다가
잘잤냐, 밥은 먹었냐, 뭐하냐 이렇게까지 넘어가자 저는 좀 아니다 싶어
'여자친구 있는데 다른여자랑 연락하면 여자친구분이 싫어하지않아요?' 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 분이 하는 말은
'괜찮다, 여자친구와 나랑은 서로 아는오빠동생사이는 상관안하기로 했다.'였습니다.
그렇게 말하자 순간 뭐라해야할 지 모르겠더라구요
괜히 제가 그래도 그러면 안된다고 하는 것도 과한 것 같고 해서
알겠다고 하고 짧게 짧게 연락을 했습니다.
그리고 워낙 성격이 시원시원하고 음침하기 보다는 모두와 잘지내고
긍정적인 사람인 것 같아서 처음에는 낌새를 차리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분이 제 옆동에 살아서 제 점심시간을 물어보고 맞는 시간에 오신다고 하셔서
밥도 한번 먹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괜찮은 오빠 알게돼서 좋았습니다.
그런데 밥을 먹으면서 하는 말이
지난 주말에 여자친구랑 싸웠다며 별로 좋지 않은 표정을 짓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빨리 화해하고 그냥 먼저 미안하다고 하라고 부추겼지만
그분은 별로 내켜하지 않아했고, 그러고 나서도
요즘 항상 혼자다, 할 게 없다라는 말을 몇 번 던졌습니다
그 때 조금 이상한 낌새가 느껴져서
여자친구분한테 연락해봐라 싸우면 조금씩 양보해야한다며 넘겼습니다
그러고나서 얼마 뒤 저는 바에 친구를 데리고 갔고,
친구와 솔로직원분과는 잘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그때도 그분이 그 쪽에 계시더군요
그리고 하는 말이 여자친구랑 헤어졌다는 겁니다.
저는 왠지 믿을수가 없어서 계속 되물었습니다
진짜로 헤어진거냐고 왜그러셨냐고 뭐라고 하니까
자기가 헤어지자고 한 게 아니라 여자친구가 자기보고 헤어지자고 한 거라며
할 말이 없어서 아무 말 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 때 저도 약간 눈치를 챘기 때문에 계속 그분에게 잘못했다고 하라고 했지만
그분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어보였고
사실 절 처음봤을 때 이상형에 너무 근접해서 깜짝 놀랐다고 했습니다
이제 전 어떻게 해야할지도 막막했고
그분은 헤어졌기 때문에 저에게 이제 적극적으로 해도 아무 죄책감이 없는 거였겠죠.
그 뒤부터 갑자기 그 분은 적극적이 되셨고
제 행동 하나하나를 챙겨주고 걱정하며
조금이라도 아프거나 피곤하면 항상 달려온다고 하셨지만
저는 그 때마다 계속 성의만 받겠다고 했습니다
한번은 제가 집에 가는 길에 연락이 와서 어디냐고 하길래
전 지금 집 들어가는 길이라고 하니
바로 문자로 '어 지금 지나간다'라고 하길래
갑자기 무서워져서 뒤도 안돌아보고 걸어가면서
'아 네 전 집에 들어갈게요'라고 하고 가버리기도 했습니다
그밖에도 여러번 제 근처에 항상 지나가는 길이라고 했지만 저는 사정이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누가 봐도 정말 지극정성에다 저한테 온 신경을 쏟고 있다는 걸 느꼈을 때
대화를 나누면서 말하던 생각이나 긍정적인 마인드 등
외적이나 내적이나 모두 괜찮으신 분같아서 약간 고민도 됐습니다
나중에 저에게 직접 좋아한다고 말을 하더라구요
사귀자고 하지도 않고 그냥 나 너 좋아하잖아 이런식이었기 때문에
저도 뭐라 대답도 하지 않았고, 사실 좋지도 싫지도 않았지만
오빠가 하는 행동이 지나치게 적극적이라 좀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서울에 있지 못할 사정이 생겨버렸습니다.
제 마음도 마음이지만 일단 여건 자체가 그 분과 잘되기에는 불리했기 때문에
저는 아직 거절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서울 떠난다는 말을 하지.. 하고 고민했습니다
그러다가 저는 그오빠(오빠라고 바꿀게요) 이름을 인터넷에 쳤는데
흔하지 않은 이름이라 금방 미니홈피가 나왔습니다.
싸이를 안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싸이는 텅텅비어있었습니다.
그런데 일촌평중에 여자친구로 보이는 분이 있었습니다.
저는 생각지 못한 상황에 놀라서 그 분의 싸이에 들어갔습니다.
그 여자분의 싸이에 들어가자마자 메인에는 여자분과 그오빠가 둘이 있더라구요
일년 전부터 사귀고 있었고, 그여자분의 싸이에 의하면 아직도 진행형이었습니다
저는 어이가 없고 화가 나서 글을 찬찬히 봤지만
아무리 봐도 그 여자분은 싸이를 계속 하고 있었기 때문에
싸이를 하지 않아서 헤어졌는데도 예전 그대로 남겨둔 것이라고는 볼 수 없었습니다.
그 오빠의 행동을 봤을 때,
괜히 저한테 관심을 보이다가 여자를 차버리고 저에게 사귀자고 하면
제가 좋게 볼 리가 없기 때문에
차였다고 하고 저에게 동정을 구한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좋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여자친구랑 사귀고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화도 났지만 무엇보다 그 여자분이 안쓰러웠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저렇게 매일 보고싶어하는데
남자는 여자친구가 없다고 하고 다니니 ...
그 전에 고민했던 것은 싹 사라지고 그오빠한테 남은 건 실망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분명히 말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오빠가 제 생각났다며 이것저것 주고 저에게 또 관심을 보이자
저는 만나서 이야기해야겠다 생각했고 제가 먼저 만나자고 연락을 했습니다.
그 때는 주말이었고 그오빠는 지금 일이 있어서 늦게만 될 것 같다더라구요
아무리 바빠도 제가 전화랑 문자를 했는데 중간에 하나도 답이 없었던 것은
역시 여자친구가 있는 게 맞다는 확신만 굳혔습니다
예전에 주말밖에 여자친구 만날 시간이 없다고 했었거든요
저는 전화했지만 받지 않아 직접 말할 필요도 없겠다 싶어 장문의 문자를 보냈습니다
일단 좋은오빠로 알게돼서 좋았는데 갑자기 오빠행동은 부담스럽다고,
그리고 지금 사귈 상황이 되지도 않을 뿐더러,
여자친구 있는데 나때문에 헤어지지말고 그분에게나 잘해주라고.
다음날 오빠가 문자가 왔습니다.
자기는 그냥 천천히 다가가고 싶었다고 했고, 여친에 대한 말은 일절 안하더라구요.
물론 천천히 다가오는 행동은 절대 아니었죠
그래서 저는 무엇보다 저에게 거짓말 한 게 가장 나쁜 것 아니냐며
왜 여자친구 있으면서 없다고 하냐고 제가 따졌습니다.
그러자 오빠는 자기는 거짓말 못하는 사람이라서 헤어졌다고 했답니다.
계쏙 확실히 사실이다 아니다를 말하지 않고 빙빙 돌려서 이야기 하길래
제가 화가 나서
'그럼 오빠를 찼다는 여자친구가 왜 오빠랑 사귄다고 해?'
라고 하자 오빠는 갑자기 다른말로 화제를 돌렸습니다.
사실을 확인한 저는 그 때부터 오빠의 연락을 일체 답장하지 않았습니다.
며칠동안 오빠가 계속 연락을 하다가 제가 한번도 받아주지 않자
그 오빠도 이제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저는 다시 그 오빠와 여자친구분 싸이에 들어갔습니다.
그 오빠는 싸이에 로필만 남겨놓고 일촌평란도 없애놨습니다.
하지만 충격인 건 그 여자분 싸이였습니다.
저는 당시 여자분 이름을 한번 봤었기 때문에 기억하고 있었고,
그 분의 싸이는 금방 나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여자분이 오빠의 흔적을 모두 지워놓고
상처받았다는 글귀만 남겨놓은 것이었습니다.
물론 사진도 없고, 사귀고있다는 말도 모두 없어졌죠.
저는 저때문에 헤어진건가 하고 갑자기 혼란스러워져서 어떡하지 했지만
다시 오빠에게 연락하는 건 좀 아니다 싶어 그대로 두었습니다.
그러고 며칠 뒤 다시 여자분 싸이에 들어갔는데
그 여자분은 친절하게도 작년부터 얼마전까지 사귀었고
며칠전에 잠시 헤어졌다가 다시 시작한다고 적어놓았더라구요.
그 오빠도 어이없었지만 여자분도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여자분이 오빠를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서 저는 어찌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그 두사람 사이에 끼어들 이유도 없었구요
그리고 깨끗이 잊고 저는 시험이 끝나 술자리에 갔는데요,
한창 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전화기 너머로는 앳된 목소리로
제 이름을 대며 그 쪽이 맞으시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저는 맞다고 하자, 그 여자분은 다시
'그럼 혹시 ___(그오빠)라는 사람도 아세요?' 라고 물어보았습니다.
제가 안다고 하자 그 여자분은
'아 저 ___ 여자친구에요 안녕하세요
죄송하지만 저희 좀 볼 수 있을까요?' 라고 했습니다.
깜짝 놀랐지만 저는 뵐 수 있다며 지금 말하시는거냐고 묻자
' 지금은 아니구요, 사실 오빠가 그쪽에게 관심이 있는 것 같아서요.' 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 말에 '저흰 그냥 아는 오빠동생 사이구요, 지금은 연락도 안해요.'라고 하자,
여자분은
'네 그쪽은 그러신 거 같은데 오빤 안그런 거 같아서요.
그냥 좋은 동생이라고 하는데, 전혀 안그래보여요.' 라고 했습니다.
'저희 둘 사이가 걱정이라면 안하셔도 되구요,
그리고 저 이제 곧 떠날거라서 그오빠 볼 일도 없을 거 같네요
저는 그오빠한테 아무 감정 없으니 걱정 안하셔도 돼요.
오빠가 여자친구 얘기 저한테 했었거든요. 두분 오래만나고 좋으신 것 같던데
저때문에 그런 걱정 안하셨으면 좋겠어요.' 라고 제가 대답했습니다.
여자분은 너무 감사하다며,
사실 오빠랑 싸워서 겁주려고 저에게 전화한거라고 계속 고마워하시더라구요.
진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 분이 남자분을 너무 좋아하시는 게 눈에 보여서
저도 뭐라 하지 못하고 그냥 이대로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리고 오빠에게 보란듯이 문자 보냈습니다. 여자친구랑 싸우지 말라고.
저한테서 그런 문자를 받았으니 오빠도 많이 당황했겠죠.
이제 오빠와 저는 연락을 아예 하지 않지만
저는 그 여자분이 안타깝고
과연 진실을 말했어야 하나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좋은 건 아니고 말을 해도 나쁜 결과가 나올 것이기에,
그냥 이대로 있습니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평소 친구들이랑 지내는 성격과,
남녀관계는 별개라는 걸 알았구요 저도 정말 좋은 남자 만나고 싶어요
제가 미니홈피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아마 끝까지 모르고 흔들렸을 수도 있겠죠
미리 알게되서 다행이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네요.
남자들이 다 이런건지 .. 좋은 사람도 분명 있을텐데 왜 하필 이런 사람을 만난건지
정말 허탈하고 씁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