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일본에서 유학중인 22세의 남학생입니다.
(이제곧 시험기간인데도 불구하고 전 이렇게 잉여스럽게
판을 읽으며 웃다가 갑자기 두번째 판을 올리고 있네요.
첫번째는 "유학생의 산다라박따라잡기"라고 친구 이야기 올렸었는데
이번엔 우리가족이야기에요.)
타지에서 생활하다보니
가족들과 멀리 떨어져있어서 많이 외롭고 그래요..
가끔 전화로 짧게 짧게 대화하는게 전부에요.
그런데 한동안 전화가 안오길래 좀 신경이 쓰이더라구요.
(외롭고 섭섭하고 그래서 그런건 아니라고 말하고싶어요 ... ㅋㅋㅋ)
그래서 '이번달엔 국제전화비가 많이 나와서 안하시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그냥 그렇게 지내고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에 다음날까지 레포트를 제출할게 있어서
새벽에까지 쓰고 있는데
엄마의 휴대폰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어요.
오랜만에 걸려온 전화라 전 바로 전화를 받았습니다.
"여보세..?"
"아들!! 니 아빠좀 어떻게 좀 해봐라 좀 ㅠㅠ
저 양반땜에 미치겠다 정말..! 진짜 내 쫓을수도 없고 속상해죽겠네 ㅠㅠ"
받자마자 저희 엄마는 굉장히 다급하고 화나신상태로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왜그러시냐고 여쭸죠..
그랬더니 하시는 말이
"니 아빠 자살하겠다고 방금까지 생쑈벌였어...
지금 겨우 방에 가둬놨는데..."
자살???????
심각하게 머릿속으로 생각을 하고 있는데
"누구야 !!! 아들이냐? 아들 !!"
수화기 너머로 아빠의 목소리가 들리더라구요;;
굉장히 술이 취하신듯 했어요...
엄마한테 어떻게 된건지 상황을 들어보았는데...
아빠가 회식자리가 있으셨는지 술을 먹고 엄마한테 데릴러 와달라고 했데요..
그래서 엄마께서 아빠를 차로 데리고와서
부축하고 집에 들어오는데
아빠가 하시는 말씀이
우리가족들이 다들 자기만 왕따 시킨다고.....
그래서 너무 속상하다고 했다더라구요..
그러더니 갑자기
아파트복도에서 차라리 죽겠다고 복도에 매달려서
시위를 했데요............
(복도식 아파트에서 사신분/보신분이라면 어떤 구조인지 아실꺼에요)
(이런 느낌이었으려나;;;;;)
그걸 보고
저희 엄마는 정말 심장이 덜컹 주저 앉을뻔 했데요
그래서 겨우겨우 설득하고, 말리고, 붙잡아 끌어 당기느냐고 엄청 고생하셨다고....
갑자기자살소동이 왠말입니까;;
그래서 전 아빠가 다친곳은 없는지,
경찰이랑 119는 불렀는지 물었죠..
그러더니 엄마는 한숨을 한번 쉬더니..
"안와서 다행이야....경찰 부르기도 X팔리다..."
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전 엄마한테 어떻게 그럴수 있냐며 ...
엄마가 그러고도 엄마냐며 엄마한테 실망이라며
말했는데....
제 뇌리속에서 스쳐가는게 하나 있더라구요...
저희집은 아파트 2층에 살고 있던겁니다....
물론... 2층이라고해도 떨어지면
위험할수 있지만... 그렇지만.....
살짝 웃음 새어나오더라구요......
"니가 생각해도 웃기지? 옆집아랫집에서 구경까지 나와서 웃고있더라...
오죽했으면 아무도 신고도 안했겠냐.
니동생은 지금 그거보고 창피하다고 동네 어떻게 돌아다니냐고
이사가자고 징징대고있다..."
저희가족이 아빠,엄마,저,여동생 이렇게 네 식구입니다.
그런데 아빠랑 여동생이랑 사이가 좋지않아요...
아빠는 여동생이 딸이라고 뭘해도 이뻐라 하시는데
동생은 뭔가가 못마땅 한가봐요.
유독 아빠한테만 신경질 부리고 짜증내고..(경멸하는 수준이던데..)
한번은 제가 진지하게 왜 그러냐고 얘기좀 해보라고 그랬더니
"아무도 자기 마음은 몰라줘"
라고만 하는데.. 아직도 왜그러는진 모르겠어요...(저희가족 7대불가사의)
한번은 엄마가 하두 스트레스를 받으셨는지
둘다 정신병원 보내봐야할꺼 같다고 까지 말을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엄마는 평소에는 가족들한테 관심이 없으시다가
방학때 제가 오면 집안에 군것질거리가 풍부해지고
밥상이 바뀌고,
외식이 잦아진다고...
아빠와 동생은그렇게 주장하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엄마는 어디 쇼핑할때도 동생만 데리고 다니고
아빠는 쇼핑할때마다 징징거린다고 귀찮다고 집에 가있으라고 한다고...
그럴때마다 가끔 아빠가 저한테
자기는 왕따를 당하고있다고 전화하시곤 했어요.
또 방학때 한국에 갈때면 아빠는 저에게
같이 술마시러 나가자고 하셨시만
전 항상 친구들이랑 약속이 있다고 친구들만나기 바빴습니다..;
일본에 있어 제가 없는 저희 세식구중에
아빠는 진짜 왕따였던것입니다..
그나마 방학때마다 하나있는 아들 오기를 기다리며
제가 왔다하면 틈만나면 저한테 장난치시고 옆에서 계속 괴롭히셔서
전 맨날 짜증을 부리곤 했어요.
(생각해보니 아빠한테 굉장히 죄송하네요..ㅠ)
어쨋든 엄마와의 통화를 끝내고
저는 레포트를 마저 쓰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다음날 아침 늦잠을자서 서둘러 학교를 가고있는데
아빠한테 전화가 걸려오더라구요.
받자마자 하시는 말씀이
"아들~ 뭐하냐? 학교가냐? 이번에 들어오면 군대가야지?
해병대 지원할까?ㅋㅋ"
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전 아빠한테 어제 기억 안나냐고 물어보니
"안그래도 그거때문에 전화했다.
너 이놈자식 어제 아빠보고 X팔리다고 했다며?"
아무것도 모른다는듯이
이렇게말씀하시더라구요
여쭤보니 기억이 전혀 안난데요.........
엄마가 저한테 전화하시고 할머니께 고자질을 하셨는지
아침에 친척들한테 전화가 와서
욕 한바가지 얻어먹고 저한테 전화했다고 .....
"오늘도 수업 열심히 듣고 논땡이 피우지마라
아빠도 요즘 힘들다ㅋㅋㅋ 그래도 화이팅"
하고 끊으시더라구요.......
뭔가 찡한 마음에 전 그날만큰음 열심히 수업을 들어야겠다
이번학기가 군대가기전 마지막이니까 진짜 열심히 해보자라고 결심하고 하고
수업시간에 열심히 졸았습니다......
(부모님 죄송해요..)
요즘 저희가족은 대화가 많이 부족한거 같아요.
대학다니기전엔 부모님한테 친구들 얘기, 학교얘기라도, 고민거리가 있으면
간간히 대화하고 그랬는데 대학에 오고나서는
그 기회가 많이 적어졌네요...
제가 한국에 들어갈때면
가족들이 저에게 항상 하는 얘기가
"아들이오니까 우리가 다같이 모여서 식사도하네?"
"역시 홀수는 안돼, 한명이 외로워"
"아들 니 카페 좀 들어가서 일본 사진좀 보여줘봐"
(저희 아빠는 미니홈피를 자꾸 카페라고 하시더라구요)
"오빠가 엄마한테 외식하자고 애교좀 떨어봐"
(제동생은 여동생인데도 애교가 없어서.....)
이번일 말고도
꽤 전부터 우리가족들이 너무 각자 생활하고 있다고 느꼈었는데
글로 쓰고 보니까 가족들과의 대화가 절실하다고 느끼게 되었네요.
혹시 .. 우리가족만 이러는건가요??;;;
아빠! 이번 방학땐 아빠 술친구가 되어드릴게여ㅋㅋㅋㅋㅋ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