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로 28살인 건장한 남자 입니다.
문득 네이트온에 공포이야기가 떠있어서 그 글을 보고
저도 겪었던 일이 생각나 공유하고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제가 군 입대 했을 때가 6년전이군요.
그러니깐 정확히 2004년도 여름에
공군에 입대하여 헌병 보직을 받고 서울공항(성남시 세곡동 쪽)에
자대배치를 받게 되었습니다.
( 전 경비소대에서 근무하던 자로써 초소 근무가 주 업무 였습니다.)
그때가 정확히 몇월인지는 기억이 잘 나질 않으나,
낙엽이 떨어질 무렵 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귀신을 마주했던 그 날이 바로 비행단 전체 훈련 날이었습니다.
보통 훈련이라 함은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 혹은 새벽 늦게까지 하곤 했었는데요.
그날따라 석식먹기 전에 비가 오기 시작하여 야간 기지방호 훈련이 취소된 날이었어요.
그래서 석식먹자마자 제 선임병과 함께 초소에 근무를 뛰러 올라갔지요.
제가 그때 소대 막내였기 때문에 잔뜩 군기 든 채로 선임병과 올라가게 되었어요.
근무 시간대가 21시부터 새벽 1시까지 서는 타이밍이었지요.
어쨌든.. 제가 주로 근무 서던 초소가 바로 옆에는 고등동으로 탄천의 샛 줄기가
흐르는 곳이에요.
비도오고 피곤하기도 하고 해서, 제 고참병은 초소 안 바닥에
그냥 곯아 떨어져버렸지요.
혼자 초소 의자에 앉아서 이곳 저곳을 경계 근무 하기 시작했죠.
(원래는 밖에서 근무해야하는데, 뺑끼 친거죠..ㅋ)
아마도 11시 40분쯤이었을 겁니다. 제가 정확히 시간을 기억하는 이유가
너무 배가고팠고, 근무가 바뀌고 소대로 내려가면 야식을 먹고 싶었기에
시계를 자주 봤었습니다.
아무튼 갑자기 초소 밖에서 굉장히 낮은 톤의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 하나.. 둘.. "
그날 비 바람이 많이 몰아쳤고, 번개도 치던 날이었기 때문에, 또한 초소 앞에
굉장히 커다란 버드나무가 있었기에 잎들이 서로 부딪혀서 이상한 소리가
난줄 알았습니다.
일단 저는 그 정체모를 소리에 약간의 경계를 가지고
초소 밖으로 나가봤지요
기지내쪽에도 살펴봤구요. 기지 밖 고등동 쪽에도 살펴 보았지요.
쥐새끼 한마리 없었습니다. 비바람에 번개치는데 누가 밖에 돌아다닙니까.
어쨌든 문열고 나가는 소리에 고참이 깨버리는 바람에
또 욕 한사발 얻어먹고..
그러고 고참은 다시 자고
전 다시 의자에 앉아서 여기저기 경계근무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갑자기 이번엔 굉장히 높은 톤의 힘 없는 여자 목소리 같았습니다.
" 하나... 둘... "
순간 움찔 했지요. 이건 뭐지? 누가 장난 치는건가?
무섭다기 보다도 초소안에서 뺑끼치고 있는게 들킬까봐
조마조마 했습니다.
바로 전 초소문을 열고 또다시 주위를 둘러보게 되었지요.
당연히 아무도 없었습니다..
도대체 이건 뭘까 하는 생각과 함께
내가 너무 피곤한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물을 한잔 마셨지요.
(제가 근무하던 초소가 4면이 창문으로 다 되어 있는 곳이라
제가 오른쪽을 보고 있어도 왼쪽에 뭔가가 지나가면 오른쪽 창문에 비치는
그런 구조 였습니다.)
제가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았을 때,
왼쪽창문 밖으로 뭔가가 스으윽.. 하고 천천히 지나가는 물체를 보게 되었지요.
깜짝 놀랐습니다.
초소는 2층으로 된 곳이었고, 고등동과의 높이차는 3미터 정도 되며, 기지내에서는
저희 초소안쪽으로 절대 접근 할 수 없는 펜스로 되어 있습니다.
아무도 접근 할 수 없고 더군다나 저희 초소 옆으로도 걸어갈 수가 없는거죠.
그래서 전 다급한 맘에 고참을 먼저 깨웠고
초소밖으로 문을 박차고 나갔습니다.
그리고 여기저기 찾아봤죠
철제 펜스문은 언제나 그렇듯 굳게 닫혀 있었고,
고등동 주변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고참은
저를 심하게 질타하며 다시 자리에
눕는 것입니다. 저도 그땐 안심했죠. 다행히 우리 뺑끼치는건 안걸렸군하..
그러면서 저는 다시 의자로.. 앉는 순간 불현듯 어떤
한줄기의 생각이 스쳐지나가면서
정말 발가락부터 머리털 끝까지 얼어붙는 듯한 공포감에 사로잡혔습니다.
' 만약 아까 들었던 그 남성과 여성의 목소리가 진정 귀신이었다면..
창문으로 초소안에 있는 나와 고참 머릿 수를 세고 지켜보다가 지나갔구나... '
끝이구요. 진짜 제가 겪었던. 지금도 친구나 동생들한테
가끔 술마실 때 생각나는 얘기에요 ㅋㅋ
재밌게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