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당구, PC방, 담배 다 싫어하지만!
별다방 만큼은 초마니아인 스물넷 남자 대학생입니다. 후훗.
어제도 여느 때와 같이 집 근처의 별다방에 가서 노트북 펴고
혼자서 열심히 놀고 있었습니다.
(요즘 헤이즐넛 아이스아메리카노에 푹 빠졌습니다.)
그 때! 갑자기 뒤에서 어떤 여자분이 어깨를 톡톡~ 치더군요.
그러더니 "저기요, 인터넷 연결 어떻게 해요?"라고 물었습니다.
아마 제가 헤드폰을 끼고 있어서 어깨를 톡톡 쳤나 봅니다.
저는 '요즘 세상에 무선인터넷 연결 못하는 사람도 있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딱 돌아 봤는데!
"어... 쫌 귀엽다...샤방한데?" ![]()
그래서 바로 쏼라쏼라 말을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해서요 이렇게 해서요 연결 버튼 누르시면 됩니다."
가만히 저를 바라보던 그녀!
깜찍하게 웃으며 한 마디 던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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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서 해주시면 안 될까요?"
저는 속으로 외쳤습니다.
"올레!" ![]()
그렇습니다. 24년 동안 제가 솔로인 이유는 어쩌면 지금 이 순간을
위해서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치 순정만화의 한 장면 같았죠.
저는 당장 벌떡 일어나 그 분의 자리로 이동했습니다.
헐랭. 자리에 친구 3명이 앉아 있었습니다.
동시에 저를 다 쳐다봐서 뻘쭘했지만, 매우 프로페셔널한
손놀림으로 그 분의 넷북을 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여성 분은 옆에서 조잘조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정말 뜬금없이!
"여기 옆에 앉아서 봐주세요!" (제가 서서 넷북 들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더군요. 그렇습니다. 이건 정말 하늘이 준 기회였습니다.
그런데 아뿔싸! 무선랜 드라이버 자체가 없는 겁니다!
하드디스크가 완전 난장판 그 자체였습니다.
"안 되죠? 고장인가요? 아휴. 제가 하나도 몰라서요."
그냥 물러설 순 없었습니다. 드라이버를 새로 깔고 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고... 그 때!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바로 제 와이브로 모뎀을 빌려주는 것이었죠.
저는 와이파이로 연결한 상태였으니까, 모뎀을 안 쓰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시크하게.
"아무래도 나중에 포맷하고 새로 윈도우 까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일단은 제가 이 모뎀으로 인터넷 연결해드릴 테니까 다 쓰시고 돌려주세요~"
![]()
여성 분들은 막 고맙다고 완전 해맑게 웃으시더군요!
뭔가 잘 되고 있는 게 분명했죠.
일단 저는 자리로 돌아와 진정을 하면서 애써 태연한 척 시크하게
하던 일을 계속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여성 분이 뭘 사갖고 오는 겁니다.
"정말 고마워요. 이거라도 드세요!"
"뜨악!"
행운을 준다는 별다방 초콜릿 세트! 그걸 주고 가는 겁니다! ![]()
저는 직감적으로 알았습니다. 이거슨 운명이다.
순정만화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가 아닌 나의 운명이다!
그래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전화번호가 적힌 네임카드의
뒷 면에 센스 있게 '저 컴퓨터 수리 잘 합니다!ㅋ'
이렇게 적어 놓고는 그녀가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1시간 쯤 지나고 그녀가 와서 정말 고맙다고 웃으면서 모뎀을 주더군요.
저는 기다렸다는 듯이
"나중에 연락주시면 노트북 포맷하는 거 도와드릴게요!"
"노트북 잘 보거든요~"
이렇게 멘트를 날리고 네임카드를 건넸습니다. 후훗!
고맙다고 웃으며 자리에 돌아간 그녀!
그 분 친구들의 "오~" 이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친구들과 함께 인사를 하고는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리고 운명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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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연락도 없었습니다. ![]()
후배에게 네이트온으로 자문을 구하니...
"오빠가 여자한테 번호를 받아야지, 오빠가 번호를 주면 누가 연락하냐!"
"여자는 자존심이 있어서 먼저 연락 안 해!"
아놔. 돌이켜 생각하니 번호를 물어봐서 받을 걸...
이런 후회가 급 밀려오더군요.
뭐 그래도 좋았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모르는 여성에게 번호를 줬네요! 후훗.
아무튼 결론은.
뭐 슬프다 뭐 그런... ![]()
결말이 참 썰렁하네요. 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