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서울에 살고 산업기능요원으로 일하고 있는 26살 남입니다.
2008년 군대가 가기 싫어 산업체를 가려고 이곳저곳 이력서를 낸 끝에 겨우 하나 붙은
산업체.... 하지만 회사 위치가 병점에 있어 집이 서울인 저는 지하철만 1시간 반을 타고
마을버스를 갈아타고 해서 정확히 2시간이 걸렸습니다. 일하는 시간이 8시간인데 출퇴근
시간이 왕복 4시간!!!! 하지만 젊은 패기와 상무(?)정신으로 약 2년여 동안 집에서 출퇴근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생활을 하니 웬만한 거리는 다 가깝게 느껴지고 지하철이 제2의 고향
이 되었지요. 그런데 얼마 전 지하철에서 드라마나 시트콤에서 나올만한 황당하고 웃긴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날은 야근을 해서 여느 때 보다는 좀 늦게 퇴근을 하고 지겨운 지하철에 몸을 실었습니
다. 집이 성신여대역이었기에 1호선을 타고 금정역에서 4호선으로 갈아 타야 합니다.
이 역은 저에게 있어 정말 중요한 곳입니다. 4호선 금정역에서 사당역까지는 내리는 사람
이 별로 없어 이곳에서 자리를 못 잡으면 낭패이기 때문이죠! 그날은 운좋게 머리를 기댈
수 있는 첫번째 자리에 앉았습니다. 지하철은 출발했고 사당역에 도착하기 전까진 평온
했습니다. 이윽고 지하철은 사당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사당역은 인기있는 환승역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움직임이 많습니다. 기사님들도 최대한 빨리 출발하려고 하고요.
이 날도 승객들은 분주히 움직였는데 술을 드셨는지 아니면 많이 피곤하셔서 그런건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느 아저씨 한분이 살짝 스타트가 느려 지하철에서 못 내리는
상황이 발생할 거 같았습니다. 그 분은 문이 거의 닫히는 순간 발을 뻗었습니다. 발이 문에
끼었는데 전 다시 열릴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문이 열리지 않자 아저씨는
발이 아프셨는지 포기하고 발을 빼셨는데 신고 계셨던 구두는 결국 두고 오시고 말았습니
다....이렇게 구두는 홀로 문 사이에 끼고 지하철은 출발하고 말았습니다.....
아저씨는 다음 정거장에서 문이 열리면 신발을 신고 내리실 생각을 하신건지 신발을
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 너무 웃겨 비명을 지를뻔 했습니다...
지난 2년여 동안 지겹도록 지하철을 탄 저는 서울역까지 쭉 반대쪽 문만 열린다는 걸 알았
기 때문이지요...ㅎㅎ;;;; 아저씨는 계속 반대쪽 문만 열리자 지치셨는지 노약자 좌석에
자리를 잡으셨습니다....
아저씨께서 많이 힘들어 보이시고 예의가 아닌거 같아 사진은 안 찍을라고 했는데 평생에
한번 볼까말까한 장면이라 생각이 들어 찍었습니다.... 다행히 그분 얼굴은 안 나왔네요...
저 자세로 다음역 도착할 때 마다 고개를 들어 전광판을 보시고 내릴 위치를 확인하였습니
다. 끝끝내 아저씨는 서울역까지 가서야 신발을 자기품에 안기고 말았습니다.
사당역에서 서울역까지 신발을 기다리면서 참을성과 인내심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신
아저씨 덕분에 잠시나마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습니다!
아저씨 다음부터는 무리하게 내리지 마세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