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리베이트 쌍벌제가 통과되었습니다.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나 약사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 1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받는다는 것이 법안의 골자입니다. 의사는 처방의 댓가로, 약사는 조제의 댓가로, 제약회사나 도매상으로부터 리베이트를 받는 것이 그동안의 관행이었는데, 이를 불법화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의지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리베이트에 관한 한 의사와 약사 모두 처벌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이 쌍벌제 통과를 앞두고 갑자기 수정되었습니다. 의사의 리베이트는 불법이지만, 약사의 리베이트는 합법이라는 것입니다. 약사의 리베이트는 댓가성 리베이트가 아닌, 상거래상의 "금융비용"이라는 것입니다. 이게 어찌된 일일까요.
그동안 약사들은 도매상이나 제약회사로부터 의약품을 구매하면서 약값의 5~10%를 리베이트로 받았습니다. 지역에 따라 어떤 약사는 20% 이상 받았다는 소문도 공공연히 나돌고 있습니다. 100만원어치 의약품을 사입하면서 실제 돈은 80만원에서 95만원만 지급하는 수법입니다. 소위 약사들의 "백마진"이라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뒤로 의약품 구매마진을 챙긴다는 것을 의미하며, 분명한 불법 리베이트입니다. 그런데 복지부는 이것이 불법이 아니고 합법이라고 합니다. "금융비용"이기 때문에 합법이라는 것입니다.
약사들과 복지부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100만원어치 약을 사입하고 약사가 바로 결제하지 않으면, 도매상이나 제약회사는 결제받지 못한 기간 동안 금융비용이 발생한다. 약사가 의약품을 구매하면서 일찍 결제할수록 도매상이나 제약회사는 그만큼 금융비용이 절감된다. 따라서 약사가 일찍 결제해주는 경우 원금에서 그 금융비용을 제하고 나머지를 결제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십니까. 이마트에서 10만원어치 물건을 산 후, 한달후에 8만원~9만 5천원원만 주겠다는 것인데, 이것이 납득이 가십니까. "금융비용"은 돈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줘야하는 사람이 부담하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약사가 의약품을 구매하고 1달 후 결제를 한다면, 약사는 의약품 원금에 1달치의 이자를 더해서 결제해야 함에도, 오히려 빨리 지급해서 당신네 금융비용이 절감되었으니 원금에서 이자를 까고 준다는 것입니다. 세상에 이런 거래가 어디 있을까요.
그런데 복지부는 이런 요상한 거래를 합법화해주었습니다. 미친 정부가 아니고서야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가뜩이나 약사들의 조제료와 약값때문에 건강보험재정이 고갈되고 있는데, 전체 의약품비의 5~10%, 많게는 20%를 차지하는 약사들의 리베이트를 인정하겠다고 하니, 그것도 말도 안되는 금융비용으로 포장하여 인정하겠다고 하니, 복지부가 정말 제정신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요새 약사들의 리베이트를 어느 정도로 할까를 가지고 복지부와 약사들의 협의 중이랍니다. 복지부는 1달 이내 결제시 원금의 2.5%를, 약사들은 원금의 4.5%를 차감한 후 결제하자고 서로 협의하고 있답니다. 연 금리로 따지면 복지부 주장은 연 30%이고 약사들의 주장은 연 54%에 해당하는 금리입니다. 도매상이나 제약회사를 상대로 약사들이 고리대금업을 하겠다는 것이고, 복지부가 이를 법적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비용이 모두 바로 우리 국민들이 내는 건강보험료라는 사실입니다.
약제비율
약제비 중 조제료 비율
의료비 대비 조제료
Korea
30.0%
30.0%
9.0%
Italy
18.2%
27.0%
4.9%
United States
12.0%
22.0%
2.6%
우리나라 전체 건강보험료의 약 9%가 약사들의 조제료로 지출이 됩니다. 미국의 2.6~3.0%, 이탈리아의 4.9%에 비하면 우리나라가 약사들의 조제료로 얼마나 많이 지출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실제 의료수가는 원가보존율이 70%대인 반면, 약사 조제료의 원가보전율은 126%에 이릅니다. 그런데 여기에 더불어 약사들의 리베이트까지 합버화해주겠다고 하니 그야말로 약사들은 노가 난 것입니다. 우리나라 전체 의약품비가 약 10조에 이르니 연간 최소 5,000억원 이상이 약사들의 합법적인 수익이 되는 것이고, 그 비용은 고스란히 국민들이 낸 건강보험료로 충당되는 것입니다. 이런 황당한 짓거리를 하는 곳이 바로 복지부이고, 약사들은 복지부의 비호 아래 뒤에서 흐믓하게 미소를 짓고 있는 것입니다.
약사들은 주장합니다. 재고약이 빈번히 발생하고, 이에 따른 기회비용으로 어쩔 수 없이 리베이트를 챙긴다고 말입니다. 반문하고 싶습니다. 약사들의 조제행위료는 조제료, 기본조제기술료, 복약지도료, 의약품 관리료, 약국관리료 등 총 5가지로 구성되어 있고(물론 약국영수증에는 이런 내용이 교묘히 은폐되어 있으니 국민들은 알 길이 없지만), 재고약과 같은 이유 때문에 의료기관에는 없는 약국관리료나 의약품 관리료가 생긴 것인데, 그러한 관리료는 모두 챙기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 리베이트까지 챙기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 말입니다.
아마도 의사들의 리베이트 운운하며 물타기를 할런지 모릅니다. 이렇게 얘기하고 싶습니다. 의사들의 리베이트는 이미 불법화되었으니, 의심이 되면 그 의사 신고하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같은 리베이트지만 자신들은 합법화되었으니 상관없고, 의사들은 욕먹어 싸다는 논리가 과연 국민들에게 먹힐지 다시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약사들의 리베이트가 과연 합당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원가보존율 126%의 조제료, 그리고 다른나라에 비해 2~3배의 조제료를 챙기는 약사들이 이제는 리베이트까지 합법적으로 챙기겠다는 것인데 과연 이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런 어이없는 행정을 펴는 복지부는 과연 국민을 위한 정부인지, 약사들을 위한 정부인지...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약사백마진 리베이트 금지 청원: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962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