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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프 이야기-전화벨(신경숙) 중에서..

산야신 |2010.07.27 13:58
조회 153 |추천 0

크리스토프..이야기..

 

 

크리스토프는 중세 서양의 전설에 나오는 성인 이름이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크르스토프는 가나안 사람이다.
거인으로 알려져 있다.
힘이 장사였던 그는 무서운 게 없었다.
자신은 오직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하고 위대한 사람에게만 봉사하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아무리 여기저기 떠돌아도 자신을 바칠 만한 위대한 인물을 찾을 수 없었다.
모두가 그를 실망시켰다.

자기 자신을 바칠 존재를 찾는 일에 지친 크르스토프는 실의에 빠져 어느 강가에 집을 짓고 그곳에 머물렀다
강 저편으로 건너가려고 하는 여행자들을 건네주는 일을 하며 지냈다.
기골이 장대하고 힘이 센 크리스토프는 겨우 삿대 하나만 지닌 채로, 강물이 아무리 불어나도 그 삿대로 강물을 헤쳐나가며 사람들을 강 저편으로 건네주곤 했다.
그에겐 그저 소일거리였다. 배도 없이 맨몸으로 사람들을 태워 건네주는 뱃사공 역할을 한 셈이다.

 

어느날 밤이었다.
크리스토프가 깊은 잠에 빠져 있다가 희마하게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를 들었다.
이 한 밤중에 누군가 싶어 문을 열어 보았으나 아무도 없었다.
문을 닫고 들어와 다시 잠자리에 들려고 하니 또 크리스토프!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다시 나가봐았으나 마찬가지로 짙은 어둠뿐이었다.
세번째 부르는 소리는 바로 곁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사방을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기이하게 여긴 크리스토프는 삿대를 챙겨들고 집 바깥으로 나가 강으로 갔다.
어둠 속의 강가에 한 아이가 서 있었다.
아이는 오늘 밤 안에 강 저편으로 건너가야 한다면서 크리스토프에게 강을 건너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아이의 청이 간절해 크리스토프는 깊은 밤이긴 하지만 이깟 아이쯤이야! 여기며 아이를 어깨에 태우고 강물 속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크리스토프가 강물 속으로 들어가자마자 강물이 마구 불어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장신의 크리스토프 키를 넘을 지경으로 강물이 범람했다.
처음엔 가벼웠던 아이도 강물이 불어남에 따라 점점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아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아르 만큼 거대한 철근 같은 무게가 크리스토프의 어깨에 내려앉았다.
강물은 점점 더 불어나고 아이는 엄청난 무게로 그를 짓눌렀다.
그토록 자신만만하던 크리스토프는 처음으로 자신이 강물에 빠져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었다.
삿대로 겨우 균형을 유지해가며 아이를 어깨에 태운 채 불어난 강물을 헤치고 간시히 강 저편에 이르렀다.

강가에 아이를 내려놓으며 크리스토프가 말했다.
"너 때문에 내가 죽는 줄 알았다.
너는 이리 작은데 너무 무거워서 마치 이 세상 전체를 내 어깨에 지고 있는 것 같았다.
여기 머물면서 지금껏 수많은 사람들을 강 이편으로 건네주었지만 너보다 더 무거운 사람을 실어나른 적이 없구나."

그 순간이었다.
아이는 사라지고 눈부신 빛에 둘러싸인 예수가 눈앞에 나타났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했다.
"크리스토프! 그대가 방금 짊어진 건 어린아이가 아니라 바로 나, 그리스도다.
그러니 그대는 저 강물을 건널 때 사실은 이 세상 전체를 짊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라고.

 

 

작가 신경숙은 이 이야기의 의미를 윤교수의 입을 통해 해석한다.

 

 

우리는 각자 크리스토프이다.
우리 각자는 거대하게 불어난 강물 속에 들어가 있는 운명을 지닌 자들이다.
강을 가장 잘 건너는 방법은 무엇일까?
서로가 서로에게 크리스토프가 되어 주는 것이다.
함께 아이를 강 저편으로 실어나르는 것이다.
그 뿐이 아니다. 강을 건너는 사람과 강을 건너게 해주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우리 각자는 크리스토프이기만 한 게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세상 전체이며 창조자들이기도 하다.
때로는 크리스토프였다가 때로는 아이이기도 하며 서로가 서로를 강 이편에서 저편으로 실어나르는 존재들이다.
그러니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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