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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지만 가끔 한국에서 사는게 힘들때가 있습니다.

솔직히 |2010.08.01 21:47
조회 475 |추천 0

저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뼛속까지 한국인인 30대 초반 여자입니다.

 

평생을 한국에서만 산 건 아니고, 중학교 3학년때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대학교 이후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긴 했죠.  아마 한창 인격과 기본이 다져질 나이에 해외에서

 

생활한 이유 때문에 제가 더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많이 해봤습니다.

 

 

 

제 개인적인, 정말 지극히 개인적인 불만은 몇가지 입니다.

 

기본적으로 한국사람임에 상당히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살아가고 있는 저 이지만.

 

정말 지하철, 엘리베이터를 탈때.  혹은 은행, 우체국등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건물을

 

드나들때, 아님 줄을 서야 하는 어느곳에서건 스트레스는 많은 편입니다.

 

 

언제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미수다라는 프로그램에 에바양이 나와서 얘기 하더군요.

 

외국에서는 너무 타인을 위해야 하다보니 오히려 길을 다니는게 더욱 불편하다구요.

 

그정도까지 되야 한다고는 절대 생각지 않지만 가끔 이건 너무하다고 생각 드는때가

 

10번 중 5-6번은 되는 듯 합니다.

 

 

엘리베이터 탈때는 아무리 생각해도, 내리는 사람 먼저이지 않나요.

 

예전 초등학교 도덕시간에도 배웠던 거 같습니다. 

 

그런데 정말 10번 타면 5-6번 정도는, 내리는 사람 상관없이 밀고 들어오는

 

사람들 투성입니다.

 

불변의 법칙은 혼자 아무리 급하게 먼저 탑승한다 한들,

 

엘리베이터는 태울사람 다 태워야 하고 내릴사람 다 내려줘야 한다는 거죠.

 

움직이는 속도에 있어 변화가 있을 턱이 없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밀고 들어옵니다.

 

정말 이럴땐 '제발 나좀 건들고 타지 말았으면...'하는 겁니다.  왜이렇게 어깨 몸 상관없이

 

다들 풋볼선수들처럼 치고 다니는지요.  ㅠ_ㅠ

 

 

이건 정말 제가 세상에서 제일제일제일제일 못견디고 못참는 건데요.

 

빵을 사거나 뭔갈 계산하려 줄을 섭니다.

 

그래도 예전에 한줄서기 운동이 일고 난 후 정말 정말 정말 바뀌긴 했습니다만.

 

제가 정말 좀 견디지 못하는건 뒷사람이 제 몸 뒤에 바싹, 정말 바싹 1-2 CM 간격으로

 

붙어있는 겁니다.

 

제가 여자이다 보니 남자보다 키가 작은 경우가 많은데. 

 

심할땐 뒤에 선 남자 머리가 바로 제 머리 위에 있을때 입니다.

 

이럼 정말 미칠거 같습니다. 

(특히 그날 제가 머리라도 안감고 온 날엔 신경쓰여 돌아버리죠)

 

어차피 계산이던 뭐던 처리되는 순서는 변함이 없는데, 줄에 서서 앞사람 바싹바싹

 

붙어 자꾸 밀어붙이는지요.  ㅠ_ㅠ 

 

낯선 사람 살이 저한테 자꾸 닿고 밀릴때 정말 소름이 돋을때가 너무 많습니다.

 

그러고보니 또 어제일이 생각나네요. 

 

파리 크로아상에서 샌드위치 살려고 줄을 섰는데, 카운터는 두개이고 줄을 설 공간은

 

한줄 밖에 되지 않는 좀 애매한 상황이긴 했습니다.

 

제 상식으로는 어차피 줄은 한줄밖에 설 수 없으니, 한줄로 서서 앞에서 부르는대로

 

가자는 거였고, 그렇게 이미 진행이 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뒤의 아줌마가 자꾸 자기 손에 든 쟁반으로 제 등을 슬쩍슬쩍 밀더니,

 

계산이 더 빨리 끝나보이는 듯 한 곳에 저를 앞질러 가버리는 겁니다.

 

날도 더운데다 신경이 좀 날카로울때라 '저 여기 줄 섰는데요' 했더니

 

'아 알았어요' 하면서 다시 뒤로 가는 듯 하더니 다시 계속 쟁반으로 제 등을 쿡쿡 밀더라구요.  전......정말 왜 이런걸 못견디겠는지.  ㅠ_ㅠ

 

 

 

은행이나 건물을 들어갈땐 어떤가요.

 

그래도 요샌 많이들 여유로워졌지만 아직도 제가 나갈려고 문을열면 그 사이로

 

몸을 유연하고 날렵하게 만든 남녀들이 쇽쇽 들어오곤 합니다. 

 

마치 제가 자기들을 위해 문을 열어준 것 마냥 행동하죠.

 

제가 주로 앞에 오는 사람 의식해서 몸을 살짝 옆으로 돌리거나 문을 잡고있긴 하지만,

 

내가 나갈려고 문 여는데 그 사이로 몸 각도 만들어 쏙쏙 들어오는건 뭡니까.

 

그것도 30-40대 남자들이 그럴땐 정말 정신이 멍해지곤 합니다.

 

 

 

한국 들어온지 얼마 안됐을땐 정말 적응할 수가 없어서 매일 신경질을 내곤 했었습니다.

 

정말 이대로는 못살겠다고 입버릇 처럼 말하는데 어느날 아빠가 얘기하시더군요.

 

너는 옛날 우리가 배를 곯고, 갈 곳이 없고, 할 것이 없었던 날들을 몰라 이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몸을 부대끼고 살아야 했던게 우리네 삶이어서 우리가 지금

 

이럴 수 밖에 없는 거라고.

 

그때 아빠의 말씀을 듣고는 뭔가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듯한 느낌이었죠.

 

복작복작 대가족 속에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거라는거,

 

우리 부모님 세대와 우리가 느끼는 세대차리가 이런거라는 걸 그때서야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들어와 산지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네요. 

 

10년 전의 한국과 지금의 한국을 보면 이 엄청난 변화의 속도에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입니다.

 

기술과 환경의 변화만이 아닌 사람이 같이 사는 문화, 정서의 변화가 굉장히 놀랍거든요.

 

이 속도라면 제 스트레스도 5-10년 사이에 줄어들겠지만.

 

그래도 가끔 이렇게 불평해 보고 싶습니다.

 

제발 제 머리 위에서 머리 냄새좀 맡지 말아주세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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