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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위닝: 혼자 플스방에서 위닝하는 여자...

GOLDMUNT |2010.08.01 23:59
조회 2,367 |추천 4

오늘 판에서 혼자 삼겹살 드신 멋진 여자분의 얘기를 읽고, 혼자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나홀로 위닝에 대해 써볼까 함. 나는 결코 시크하지 못한 도시여자이기 때문에 악플은 자제....제발 부탁드림. 거두절미하고 시작하겠음.

 

나는 축구를 굉장히 사랑하는 23살 부천에 거주하는 여대생임. 내가 축구를 얼마나 격하게 사랑하지는 음......... 고기에 비유할 수있음. 둘다 없으면 삶을 유지할 수가 없음. 나는 어렸을 때부터 축구가 그렇게 좋았음. 초딩때부터 점심시간에 남자애들 나가서 축구하는 것이 참 부러웠음. 그치만 초등학교 4학년때 나두 껴달라고 드립쳐서 남자애들이랑 축구하다가 좋아하는 애 앞에서 심하게 넘어진 후 손을 털었음. 나의 축구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어, 우리집 유일한 남성인 아빠와 함께 중요한 경기는 항상 같이 보며 드라큘라마냥 아빠의 축구지식을 쭉쭉 빨아먹었음. 그러면서 시간은 흐르고 나도 자라고,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우리나라에 축구 붐이 불기 시작했음. 중딩때도 난 모든 중요경기를 열심히 관찰하고 나름대로 분석도 했음. 2005년 우리의 자랑스런 팍이 맨유에 입단했을 때, 난 소리죽여 방에서 감동의 눈물을 흘렸음. 진짜...잊을 수가 없음. 그러면서 EPL 주요 경기들을 열심히 챙겨보기 시작했음. 나는 학생이였기 때문에 참 힘든 시기였음. 놓치는 경기는 하이라이트를 통해 해소하고, 팍 컨디션 좋아서 주전으로 나와 선전하면 부모님이 된마냥 뭉클하고 자랑스러운 마음에 어쩔줄을 몰랐으며, 부진하거나 실수한 날은 어둠의 자식이 되곤 했음. EPL을 열심히 챙겨보다 보니 당연히 챔스에 눈이가고, 그러다가 프리메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리그등 다양한 리그들에 눈을 떴음. 사실... 남자애들은 만나면 축구얘기 하고 같이 하기도 하고 피파를 하는 등 다양한 활동들이 가능하지만... 내가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고 나누고 싶어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음 참 외로웠음. 이해할 수 있겠음? 흐흑 기숙사 살 때 새벽 경기 있을 때마다 벌떡 일어나 여자 휴게실에서 축구를 감상하며 소리지르다가 경비아저씨 순찰 돌다 깜짝 놀라셔서 '학생 설마 축구보는거여~? 누가 나오는건디 그리 열심이여~?' 할 때 마다 '아저씨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아들 팍이 나올꺼예요!'하고 항상 미소를 지어드렸음. 최악은 경기가 밤 11시에 있을 때임... 휴게실 가면 여자학우들 쇼프로나 드라마 한창임... 난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조급하여 전층 휴게실을 전전함.

 

다음으로 내 레플리카 사건에 대해서 얘기해보고자 함. 나는 두개의 레플리카를 소유하고 있음. 하나는 바르샤 앙리가 마킹된 레플리카, 다른 하나는 맨유 팍지성의 이름이 새겨진 어웨이 유니폼임. 둘다 굉장히 격하게 아낌 나 시집갈때도 꼭 가져갈꺼임. 어쨌든, 올해 6월 시험기간이 스멀스멀 다가와 내 몸을 휘감을 때 난 우울한 기분을 달래고자 오 반팔 시즌 레플리카 ㄱㄱ? 해서 FC 바르셀로나 레플리카(여성용으로 나와서 라인도 예쁨 OMG!)를 입고 훈훈해진 마음으로 학교를 갔음. 아침 일찍부터 계속 도서관에 있다가 밥을 먹으러 학생회관을 가고 있었음. 동아리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는 학관 식당에 들어선 순간.... 내 생에 그렇게 많은 남자사람들의 시선을 한꺼번에 받아본 적은 그때가 처음임 충격 그 자체였음. 내 친구들은 나의 옷차림을 보더니 사진을 찍고 만세를 부르고 난리가 났음. 나는 밥을 반도 못먹고(난 결코 밥을 남기는 여자가 아님) 집에 일찍 옴. 난 순간 내가 디스트릭트 9에 나오는 프론이 된줄알았음. 결코 예뻐서 쳐다본게 아닌걸 알고있으니 너무 뭐라고 하지는 말아주길 바람.

 

그리고...마지막으로 나의 위닝 사랑. 남성축구팬들 FIFA로 베이스 깔고 위닝 하지 않음? 나는 피파를 거치지 못했음... 또한 어떤 게임에도 그리 능하지 못함...그러다 우연히 위닝을 하게 됨. 그때 나는 내가 당시 가장 좋아하던 딩요를 잡았음. 그리고는 컨트롤러를 떨어뜨렸음. 내가 좋아하는 선수를 컨트롤러로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그 기분은 나에게 진정한 전율이였음. 이런 행복이 있을 수 있다니 충격이였음. 기계치인데다 게임에 약한 나지만 위닝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오아시스였음. 울 학교 정문 바로 옆에는 플스방이 하나 있음. 그곳은...뭐랄까 남성들의 신성한 공간같았음. 그래서 후배에게 나의 수줍은 열정을 고백하고 함께 가서 미친듯이 발리고 왔음^^^^^^^^^ 하지만 난 승부욕 강한 여자 이렇게 포기할 수는 없지. 난 용기를 내서 혼자 플스방에 가기 시작함. 공강이나 스트레스 미친듯이 누적된 시험 끝에 항상 난 애용했음. 근데 갈 때 마다 알바생의 그 시선... '안녕하세요, 위닝이요.' 왜 맨날 되물어 보니..... 그리고 혼자왔는지 왜 자꾸 물어봐 뻔히 보이면서.....흑흑 자리 이동할 때 남학우들의 시선도 굉장히 부담스러움. 그치만 계속 다녀보니 별거 아님.

난 처음에 옵션이 있는줄도 모르고 슈퍼스타(가장높은레벨)레벨의 컴퓨터놈이랑 힘든 경기를 펼침.... 골에 너무나도 목이 말라짐... 하드코어로 연습한 덕분에 실력은 늘었지만 처음 옵션 바꿨을 때 난 눈물 날뻔 했음. 레귤러로 해놓고 5골 연속으로 넣어주면 스트레스 빠이였음.

 

방학을 했고 우리 동네 플스방이 사라진 고로 나는 20분을 걸어가서 플스를 즐김. 아저씨도 나 오시면 좋은 자리만 주시고 회원카드도 만들어서 마일리지 착착 쌓이고 있음. 가끔 아는 오빠들과 같이 하기도 하지만 평균 8년경력인 그들을 따라가기 조금 힘듬. 그래도 난 즐길줄 아는 여자니까 계속 열심히 할 것임! 전국에 계신 여자팬분들! 나같은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람. 당신들은 결코 혼자가 아님:D

 

오늘도 난 2시간 위닝하고 집에와서 여자축구 3,4위전을 봤음.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 자랑스러워서 끝나고 눈물이 났음. 경기한다면 꼭 보러갈것임. 그렇지만... 4일에 열리는 바르샤 경기는 환불했음. 축구협회 괘씸함....

 

아무튼 내 얘기는 여기까지임. 별볼일 없는 글 읽어주어서 참 고마움. 복받을것임! 이제 곧 리그들 개막인데, 생각만 해도 참 신남. 음...톡이 된다면 레플리카 입은 사진들과 플스방가서 셀카 작렬찍고 공개하겠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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