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잭슨과 번개도둑(Percy Jackson & The Olympians: The Lightning Thief, 2010)
감독: 크리스 콜럼버스
환청이 들리는 횟수가 늘었다.
가끔 누군가 귓가에 속삭이는 듯 했지만 이렇게 자주는 아니었다.
활자가 저들끼리 자리를 옮기면서 새로운 의미로 생성되는 건 또 뭔가.
퍼시는 건강 이상이라고만 생각한다.
너무나 매력적인 퍼시의 엄마가 선택한 남자.
퍼시의 표현대로라면 시궁창 냄새가 나는 더러운 남자.
폭력적이고 무식한 데다 권위적이기까지 한 이 사람은 퍼시의 의붓 아버지.
아빠는 필요없다는 퍼시의 말에도 엄마는 웃기만 한다.
역사 수업.
신화에 대한 강의를 듣고 있었다.
여선생의 눈빛이 심상치 않다 싶었는데 현장 학습에서 퍼시를 따로 불러낸다.
그리곤 흉악한 몰골로 변해 날개를 퍼덕이며 하는 말,
"번개 내 놔!"
...
하늘에서 내리는 그 번개.
그걸 달라는 건 무슨 말?
이 상황이 현실이 아닐 것이라 여기는 퍼시.
그렇다고 꿈도 아닌 것 같은데...
퍼시 스스로 미쳐가고 있다는 생각을 할 때 쯤.
다리가 불편해 휠체어를 사용하는 캐이런 교수와 같은 이유로 목발을 사용하는 단짝 친구 그로버는
뭔가 알고 있는 눈치다.
캐이런 교수는 퍼시에게 닥친 위험을 알리고 그로버에게 뭔가를 지시한다.
'CAMP HALF BLOOD'
반신 캠프라고 해야 할지 반인 캠프라고 해야 할지 현실과는 어울리지 않는 곳에 온 퍼시.
누군가가 자신을 쫓고 있다는 주변인(?)들의 말에 따라나서긴 했는데 처음부터 쉽지 않다.
느닷없이 괴물이 튀어나오질 않나, 캐이런 교수가 위급할 때 쓰라던 펜이 칼로 변하질 않나.
퍼시의 프로텍터라고 밝히는 그로버가 영 미친 건 아닌 것 같다.
친구인 그로버가 목발을 버리고 염소의 하체를 보여주더니
캐이런 교수는 휠체어를 버리고 말의 하체를 보여준다.
이를 어찌 해석해야 하나.
보이는 대로 믿을 수 밖에...
그래도 이 캠프가 확 끌리는 이유가 있다.
아나베스. 이쁘기만 한 게 아니라 남자도 못 당하는 칼 솜씨(?)를 갖추고 있다.
이 사내.
이쁘장한 외모로 퍼시에게 친절을 베푼다.
신의 자식이라는 처지가 같아서인지 그냥 선한 사람인지...
그러나 루키의 친절은 어쩐지 불편하다.
퍼시가 포세이돈의 아들이란다.
큰 아버지인 제우스는 그의 번개를 퍼시가 훔쳐 갔다고 생각한단다.
미칠 노릇이다.
그 오해때문에 여기저기 신들이 퍼시를 괴롭힌다고 한다.
믿기지 않는 말만 늘어 놓는 사람들 때문에 정신 없는 중에
칼에 깊이 베인 상처들에 물이 닿자 씻은 듯 깨끗해진다.
자신감 충만해진 퍼시.
자신에게 닥친 일들이 현실임을 인정한다.
그러나 자신은 번개와 전혀 무관한 사람임을 증명해야 하는 일이 남았다.
제우스에게 가면 될 것 같지만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이 있다.
엄마를 인질 삼아 번개를 내놓으려고 하는 지옥의 신 하데스를 만나는 일이다.
지옥까지 가는 길은 역시 쉽지 않다.
지옥에서 무사 귀환을 하기 위해 푸른 진주를 찾아야 하는데.
존재하는 게 딱 3개 뿐이라고 한다.
그리고 진주를 한 개씩 획득할 때마다 지도에 새로운 목적지가 나타나게 된다.
첫 번째 목적지.
음산한 기운이 감돈다.
동상은 누군가 부러 만들어 놓은 것 같지 않다.
무언가에 놀라 겁먹은 표정이 리얼하다.
역시 메두사였다.
그녀의 눈을 바라본 순간 돌로 굳어진 사람들이 가득했다.
자신들도 메두사의 밥이 될 수 있는 순간 퍼시의 칼에 목이 베인 메두사.
영화 맨 마지막 크레딧이 올라가는 중에 놓치지 말아야 할 메두사의 활약이 있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험난하다.
박물관 경비들이 일렬로 서서 '번개를 내 놓으라'며 괴물로 변하질 않나.
번개를 도난당해 화가 난 제우스가 퍼시에게 준 듀타임을 넘기게 하기 위해
망각의 열매를 먹이질 않나.
우여 곡절 끝에 간신히 도착한 지옥으로 가는 강 앞에서..
어쩌다 얻은 금화를 받아 들고서야 배를 움직이는 지옥의 사공이 있으니...
난관이 참....
하데스의 평범한 몰골을 살짝 골려줬다가 불 괴물로 변해 잡아 먹힐 뻔하고.
자신이 번개도둑이 아니라고 밝히니까 앞서 루키가 줬던 방패 안 쪽에서 번개가 튀어나오고...
제우스의 번개를 득템한 하데스가 이젠 썩 꺼져 버리라며 죽이려 할 때!!
하데스의 부인 페르세포네가 나선다.
섹시한 언니의 도움으로 올림푸스로 돌아갈 수 있게 되는가 했는데...
이번엔 같은 편인 줄 알았던 루키의 방해 공작이다.
날으는 테니스화 신고 하늘 날며 공경해 대는 통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
결과야 당연히 주인공의 승리지만 잘 생긴 루키가 번개 도둑이었다는 게 내심
아쉽기도 하다.
제우스에게 번개를 돌려 주고 캠프로 돌아간 퍼시.
한 번도 보지 못하고 원망만 했던 아버지, 포세이돈과의 만남.
괜찮은(?) 신의 아들로 성장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아나베스와의 묘한 기운.
그리고 영화는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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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류의 영화는 얼만큼 실감나게 그렸는가가 관건.
사운드도 중요하고.
뭔가 익사이팅한 놀이기구를 타고 난 후의 느낌 같은...
영화를 본 후의 감동 보다는
그저 '재밌네'로 끝나지만,
그 역할을 하는 게 이런 부류의 영화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