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오후, 독서에 열중하며 무더위를 잊어가고 있는 즈음에
K형에게서 전화가 왔다. 근처 용마산 계곡에 있다며 오라고 한다.
한낮의 무더운 열기를 흠뻑 머금고 있는 용마산의 늦은 오후의 풍경
위로 찌르듯 매미소리가 진동을 한다. 축축한 흙냄새와 싱그러운 나
무 냄새, 풀냄새, 다듬어지지 않은 좁은 계곡을 따라 튕겨 오르 듯 흘
러내리는 시원하고 상큼한 물소리가 도심에서의 찌들고 지친 심신을
부드럽게 어루만져주며 반갑게 인사를 건네온다.
시원한 계곡 물에 발을 담그고 물 속에 담궈 둔 차가운 막걸리 한 잔을
들이키니, 무릉도원이 바로 이곳인가 싶다. 자연속에서 인간은 자신의
존재감을 더욱 선명히 깨닫게 되는가 보다.
유명한 피서지와 걸출한 자연 풍경지도 나름의 정취와 의미가 있겠지
만, 자신이 있는 가까운 곳에도 둘러보면 나름 훌륭한 곳이 있음을 왜
자꾸 잊고 사는 걸까..
그것이 멋진 장소이건, 좋은 사람들이건, 의미있는 가치이건, 소중한
것들은 늘 변하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우릴 기다리고 있을 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