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정말 만년 잉여생활을 하던 제가 소개팅을 했습니다.!!
아 눈물나네요. 소개팅. 1년7개월 간의 솔로생활을 드디어 마감할 수 있는 것인가.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개시켜준 동생이 얘는 정말 대박이라고..그러더군요.-_-+
(돈을 좀 들인 보람이 있었음.)
짜식, 고맙다. 이런 생각과 함께 한달만에 목욕탕 가서 때도밀고(샤워는 꾸준히 했음)
미용실 가서 머리도 만지고 옷도 입고 소개팅의 필수품. 페로몬 향수를 뿌리고
나갔습니다. 장소는 신촌 민토였습니다.
자리를 잡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때 문이 열리며 완전 레알
여신인증의 여자분이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오 럭키란 생각과 함께 두근거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는대 그 여자분이 다른 자리로 가시더군요.
김빠졌죠. 얘..롤러코스터에서 보셨던거 기억들 나세요? 마음에 들지 않는 여자가
나왔을때 "어머니께서 쓰러지셨다고?" 자주 써먹는다고 했던 이야기.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울리는 제 핸드폰. 핸드폰을 받았습니다.
10분 정도 늦을거 같다고 하더군요. 10분 정도야 애교지. 란 생각을 가졌습니다.
10분이 지났습니다.
10분이 더 지났습니다.
10분이 또 지났습니다.
5분이 더 지났습니다.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근대 이제 도착했다고 전화가 오더군요.
그 여자분이 전화를 받더니 제가 있는 자리로 천천히 다가오셨습니다. 사실 저 많이
화난 상태였어요...뭐라고 한마디 해주고 싶었는대..
Oh my jesus!!!!!!!!!!!!!
이건 정말...후....한숨만 푹푹 나오게 하시는...분이셨습니다. 도대체 예쁘다는
기준이 무엇일까요. 지극히 평범한 얼굴에 몸매는..통통사이즈. 키는 한 162쯤
되보이더군요. 힐 신고 오셨습니다. 꾸민다고 이쁘게 꾸민 모양인대 뭔가 좀 어색
하더군요..
정말 옷걸이가 좋은 옷걸이는 아니었습니다. 정말 지극히 평범한 몸매에 날씬에서
조금 벗어난 몸매. 흠...무어라 말이 안나오더군요. 그래도 난 이 시대의 매너남이니까요.
시크하게 그 여자분께 물었습니다.
"주문하실거예요?"
"나가죠. 점심도 안 먹었는대 점심이나 먹으러 가요.."
우리 처음보는대...이런저런 이야기도 없이..밥먹으러 나가자니..?? 뭐..밥 먹으면서
이야기할 수도 있는거니 그러려니 했습니다. 우리가 들어간 곳은..샤브샤브. 흠...
소개팅으로 처음만나서 샤브샤브 라니 색다른 느낌이더군요. 암튼. 샤브샤브를 시키고
이야기를 하려는 찰나에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오겠다고 말씀하시는 여자분.
(이때 감 잡았죠. 여자가 화장실에 가는 이유. 자기 마음에 드는지 여부를
체크하기 위해서란거.)
뭐 전 천천히 기다렸습니다. 샤브샤브를 익히면서요. 10분쯤 지나고 그 여자분
오시더군요. 샤브샤브는 잘 익었습니다. 먹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그 여자분이 다짜고짜 질문러시가 들어왔습니다.
"학교는 어디냐."
"키는 몇이냐?"
"연애경험은 많느냐?"
그 외 이런저런 질문들.다행히 차가 있냐고 물어보진 않더군요. 저는 대답만 하고
제가 궁금한걸 물어보려고 하는데 제가 말할 틈을 안주고 자기 얘기만 계속했습니다.
시시콜콜한 자기 일상사라던가 누구를 씹는 말이라던가..정말 거리감이 없으신
여자분이시구나 란 생각이 들었을거 같죠? 즐 이예요. 그때부터 같이 있는거 자체가
짜증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너무 자기만 얘기한걸 깨달았는지 미안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 이것저것
물어보며 대화의 물꼬를 이어가려고 했는대...이 여자 내말 귓등으로 흘리는지
샤브샤브를 먹는대만 집중 또 집중. 한창을 먹다가 제가 아무말도 없자 고개를 들곤,
"무슨 말씀 하셨어요?? 왜 그러세요. 말씀이 없으시네요?"
"아녜요. 드세요."
후..둘이서 샤브샤브 5인분 먹었죠. 제가 2인분 그 분 3인분..후..물론 계산은..
내가했겠죠?? 자기가 밥 잘먹었다고 커피 사겠다고 하더군요. 더치페이를 아는
개념있는 여자분이구나란 생각이 순간 들었어요. 인정합니다.
근처 커피빈가서 아메리카노 시켜서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며 먹을수 있겠구나
생각하던 찰나 커피 두개를 계산하더니 자기 통금있어서 지금 들어가봐야 한다고
그러면서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후...별로 없었던 호감도 뚝...그렇게 ㅂ2ㅂ2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친구한테 전화를 하려고 했는대 들어온 에프터 신청. 다음 주말에 보자고
들어온 연락..저는 분명 제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러려는거겠지 생각하고 에프터는
예상도 못했거든요. 저도 그나마 있던 호감도가 다운된 상태라 에프터신청 할
생각도 없었고. 이렇게 에프터신청이 들어오니 좀 당혹스럽네요.
만나야 할까요? 아니면 안 만나는게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