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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실 ▦

박희숙 |2010.08.22 23:29
조회 51 |추천 0

 

금요일 PM 7시 부터 월요일 AM 9시 30분 까지다.

 

핸드폰이 없으니깐 답답하다.

지하철을 왔다 갔다 할때 오락 한판 할수도 없고, TV를 본다거나 음악을 듣는다거나 전화를 걸거나 받을수도 없으니 말이다.

당장 시계도 없다. 집에 여타의 알람시계도 없으니.

난 월요일 아침 어찌 일어나면 좋단 말인가.

 

분실...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내 인생에 수 많은 분실이 있었다. 오락실에서 최신 핸드폰을 잃어버린 것, 지하철에서 지갑도 몇번.

 

그렇게 뭔가를 분실하고 나면 상실감과 허탈감은 꽤 가게 된다. 잃어버린 물건이 내 주변 어딘가에 있을것 같은 느낌. 심지어는 다른 사물들이 내가 잃어버린 물건처럼 보이기도 한다.

 

잃어버리다... 도대체 얼마나 더 무엇을 잃어버려야 되는가!!!

 

지금으로 부터 10년 전 당시의 남자친구가 내가 딱 23살때 해 준말이 있다. "희숙아 100원을 잃어버리면, 시간이 흐른후 100원이 다시 너에게 돌아올꺼야." 사실 그 말에 내가 그에게 반한거 같다. 정의로워 보여서 말이다.

 

그말을 나에게 해줄 무렵 그는 귀가하던 버스안에서 자그만치 현금 300,000원을 주웠다고 했다. 그리고 나서 거짓말처럼 몇달 간격으로 세번이나 고급 지갑을 분실했다고 하니...

쉽게 얻어진 300,000원 가슴 쓰리게 비슷한 방법으로 그에게서 떠나갔던 것이다.

 

2010년 5월 우연히 좁디 좁은 세상에서 그와 마주치게 되어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 그가 나에게 해 주었던 100원 이야기를 꺼내니. 그는 "나 지금은 바뀌었어. 챙길수 있을때 챙기자."로 하며 웃었다. 별걸 다 기억한다면서.

실상 그의 마음이 그렇게 변했다 해도 10년전 당시 그의 말은 내 삶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분실이다.

핸드폰이 없이 이틀을 보내고 있으니, 과거의 모든 분실들이 떠올라 버렸다.

 

떠나가 버린 물건이나 사람이나. 내가 알수 없는 곳이라 해도 그 어딘가에서 잘 머물러 주기를 소망한다.

 

소중한 내 친구가 10년전 먼저 하늘로 떠나갔다. 한동안 그 친구가 어딘가에서 분명 다시 걸어서 나에게 올꺼란 생각을 했었고, 비슷한 사람들을 볼때면 그 친구처럼 보였다. 미치도록 사무치게 그 친구가 보고 싶을때는 그냥 이렇게 생각하려고 한다. 내 친구는 어딘가에서 분명 잘 살고 있을것이라고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참! 참! 참! 나의 핸드폰은 사무실 책상위에 있을 것이 분명하다. 아니 분명했으면 좋겠다. 사무실 책상이 아니면 서랍 아니면...그 어딘가에 소중하게 있겠지.

 

금요일 PM 7시 부터 월요일 AM 9시 30분 까지만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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