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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시간전에 피아노 사기 당했습니다 위로해주세요 ㅎ王ㅎ / ~

어흥이 |2010.08.24 01:56
조회 573 |추천 1

 

처음으로 이곳에 글을 적어봅니다.

오늘 슬프고도 재미(?)있는 일이 있어서

슬픔은 나누어서 반으로 줄이고

재미는 배로 만들고자 용기내어 키보드를 붙들었씁니다 ! @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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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현재 서울 신대방2동에 친형과 친한형과 알콩달콩 살고있는

노래와 피아노가 취미인 24살(빠른..) 바리스타 어흥이 입니다.

이 곳은 음체와 다양한 어휘와 어구들이 동고동락하며 지내는 곳이라고 하지만

서툰 저로서는 그냥 평범하기 서울역에 그지없는..

어체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이 늦은 시간에 이 이야기를 몇분이나 읽어 보실지는 모르겠지만

혹시나 스치듯이 살짝쿵 읽으신 분이라도 대충 무슨 이야기인줄만 알겠다는 분께서도

위로나 응원의 말 한마디만 해주시면 정말 힘날것 같아요!

긴 이야기가 될것 같지만 차근차근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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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저는 시청근처의 한 회사의 사내카페 매니저로 근무중인 바리스타 입니다.

19살때 서울에 올라와 공부를 하고 군대를 다녀온후 현재는

친형과 친한형과 셋이서 집을 얻어 새콤달콤 잘살고 있더랬지요.

어느정도 집도 안정이 되어가고 해서

집에서 무료하게 보내는 시간을 달래보자

디지털 피아노를한대 구입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보잘것 없지만 평소에 피아노와 노래가 취미였던지라

고향집에는 피아노가 있었는데

서울집에는 피아노가 없어서 아쉬워하고 있던 참이었드랬죠.

같이 사는 형도 교회다닐적 찬송가 반주를 해왔던 기억을 살려

피아노가 한대 있음 재밌을거라는 기대와 함께

어제 한 중고사이트에 괜찮은 피아노가 올라와서

바로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커즈와일이라는 메이커로 피아노중에서는꽤나 괜찮은메이커였는데

좀 오래된 모델이긴 하였지만

사진으로 보기에 멀쩡해 보였고

가격도 괜찮았고

공연장에서 공연용으로 썼을만큼 괜찮다는 판매자의 말을 믿고

구매를 결정했지요.

전화도 친절하게 해주셨구요.

 

거기에데가 본인 봉고차로 직접 가져다 주시기까지한다고 하니

더할나이 없이 기뻣습니다.

 

오늘 내내 소개팅에서 맛선녀를 기다리는 두근거림으로

피아노를 기다렸으니까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상태가 어쩐지 여쭈어보았더니

전부다 멀쩡하다며 본인이 음악을 하는데

음학하는 사람에게 거짓말 하겠냐고 말하시는

그 판매자의 말에 더욱 믿음을 가졌습니다.

 

사실 중고물건을 구입하는게 처음인지라 이것저것

제대로 확인해보지도 않은 저의 잘못이 많았지요..

 

오늘 서울은 국지성 비가 내렸습니다.

아 이놈의 쥐같은 비가 왜 자꾸 나와 피아노의만남을 방해하는지

하늘이 원망스럽기까지 했으니까요..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저를 가엾이여긴 하늘님꼐서

그 피아노는 사기니 사지말라고 비를 뿌려주셨던것 같습니다

(이미 반쯤 미쳤음 ㅜㅜ)

 

비가 그친후 원래 약속한 시간보다 몇시간 뒤에

집앞에서 피아노를 받았습니다.

일단외관은 사진과 똑같더라구요

그리고 피아노를 건내시면서

정말로 상태 괜찮으니 걱정말라는 말을 해주시길레

그떄까지도 피아노에 대해

개미손톱만큼도 의심을 하지 않았더랬지요..

준비한 돈을 그것도 파란 배춧잎도아니고

퀴리부인 버금가는 미소로 웃고계시는 우리 신사임당할머님으로..

열심히 번 제 월급의 일부를 드리고서는..

기쁜마음으로 피아노를 들고왔습니다.

오래된 놈이라 받침대까지 50kg 넘는 놈이었는데도

왜이리 가볍던지

(사실 땀범벅..)

 

집까지 가져다준 그 성의가 감사해서

집근처까지는 같이사는 형과 마중나가서 피아노를 둘이 둘고왔더랬죠.

 

그리고 방에 옴기자마자

떨리는 마음으로 아답터를 꼽고 전원을 on!!!!!!!!!!

오오오오오!!!!!!!!!!!!!!!징어!!

드!!!!드디어!!!

 

하지만 떨림과 환희의 시간도 아주아주 잠시..

 

피아노의 상태는..

군대에가

4년만난 애인에게 이별통보를 받았던

오래전의 제모습보다더 망가져있었습니다..

 

88건반중에 이미절반은 정신을 잃고있었고

메인보드가 망가져 페날은 커녕

헤드셋또한 인식을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형과 저는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않았습니다.

설마.. 우리같이 아무것도 모르는..

이제 막 해처리에서 갓나온 발업도 안된 저글링같은 우리들에게

이런 잔인한 시련을 주실리는 없어..

 

비를 맞아서 그런건가??

아니면 오랫동안 안켜서 그런건가??

 

마치 물에빠진 사람에게 인공호흡을 하듯

어떻해든 정신을 잃은 피아노를 살려보려 노력해보았지만..

 

이미 ..오래전에 자신의 삶을 포기한듯 피아노는 제대로 소리조차

내 뱉지 못하였습니다..

 

한동한 형과 나는 말을 뱉지 못했습니다.

 

이런 물건을 판 그사람보다

경솔했던 제 자신에게 화가났고

많이 기대했을 형에게 미안했습니다.

"미안해 형 동생이 이모양이네 ㅎㅎ"

서로 허탈한 웃음만 짓다가

이렇게 이 녀석과 만난것도 인연인데 선물이나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절반의 건반이지만

제대로 들리지도 않는 음이지만

마지막으로 이 녀석을 연주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선 평소에 좋아하는 곡들로

피아노를 사면 꼭 쳐보고싶던 곡들로

한곡 한곡 쳐보았습니다.

- 접니다 ㅜ.ㅜ -

선곡표 -

1.nothing better

2.청첩장

3.멀어지다

4.보고싶다.

5.샤콘느

6.아멜리에ost

7.river flows in you

등등

 

 

 

-이건 형의 모습.. 반쯤 미쳐서 스티커로 얼굴을..-

 

 

 

이 악보들은 오늘 피아노가 오면 연습하려고

두근 거리는 맘으로 피시방에서 뽑았던 악보들입니다 ㅠ. ㅠ

 

그렇게 서로 피아노녀석에게 몇곡의 연주를 해준 후에

이녀석을 어떻게 처리해야할까 고민하던 찰나에

마침 주방에 요리나 설거지를 할떄 선반이 부족해서 고민이었는데

주방 선반으로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 세상에 단 하나뿐인 피아노 선반!!!!!!!!-크흐흑..

 

그리고 형과 저는 맥주한잔하면서

오늘일은 좋은 추억으로 남겨두기로했습니다.

 

 

이 와중에도 맥주와 안주는 참 취향대로 골랐습니다 ㅋㅋㅋㅋ

 

결국 피아노는 다음달 월급타면 맘편히 새녀석으로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오늘 온 피아노녀석을 마지막으로 연주한 사람이

제가 되었으니 그나마 위로가 됩니다.

피아노 역시

다 죽어가던 자신을 연주해준 제가 조금은 고맙겠죠

거기에다가 버리지않고 선반으로까지 써주니

말을 못해서 그렇지 저한테 굉장히 고마워할거같아요

-스스로 이렇게 위로하는중-

 

이상하게 슬프거나 화가나지않습니다.

참 좋은 경험 한거 같아요 ^^

 

혹시라도 몇분이라도 이 글을 읽게 되시면

 

간단한 힘내라는 말한마디라도

굉장히 큰힘이 될것만 같습니다.

ㅠㅠ 당장 자야할 시간이 지났는데

 

내일 출근할게 걱정이네요 끄응 ㅠ ㅠ

 

참 제 블로그입니다

 

www.cyworld.com/therealwolf

 

모두모두 행복하세요 ㅎ王ㅎ /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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