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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

짠지 |2010.09.10 17:24
조회 172 |추천 0

 



 


 


 


 


어제 책을 읽다가 너무나 와닿는 구절이 있어서 이렇게 함께 공감해 보고자 올려봅니다..


안부를 묻는 세가지 법 ...중에서


 


 


수십 년만에 만난 늙수그레한 동창생 친구가 묻는다.


 


 


"어디 사냐?"


"응, 세검정."


 


"개인주택이냐, 아파트냐?"


"주택이야"


"몇평인데?"


 


"응 뭐 ** 평....."


"거기 요즘 평당 천만원 쯤 가냐?"


"아마도...."


말은 그쯤에서 끊어진다.


친구는 그것으로 수십 년 동안의 안부를 다 묻고 확신했다는 표정이다.


"난 몇년전 강남재개발 지구로 옯겼는데, 이제야 고시가 됐대" 친구는 이윽고 자신의 안부를 전한다.


 


 


 


 


오랜만에 만난 또 다른 친구가 안부를 묻는다.


 


"애들이 셋이랬지? 뭐들 하고 사냐?"


"뭐 큰놈은 연극쟁이고, 딸년은 디자인을 전공해서......"


"사위는?"


"회사원이지."


 


친구는 마음이 놓인 얼굴로


"우리 큰놈은 사법연수생인데, 요즘 판검사 되기도 어렵고 처음부터 변호사로 나앉자니 전관예우 혜탹도 못 볼 거고, 걱정이 태산이야."


 


걱정스럽다고 말하고 있지만, 느긋한 눈빛이라 나는 토를 달지 않는다.


 


 


 


 


 


 


....나는 '부동상'으로 안부를 물어오는 친구에겐, 내가 어떤 곷나무를 좋아하고 우리집 좁은 뜰엔 무엇무엇을 심었으며,


 


그 중의 무슨 무슨 나무가 시름시름해 요즘 고민이라는 말을 털어놓고 싶고, '자식'으로 안부를 물어오는 친구에겐


 


큰애가 연출한 연극 작품들의 경향에 대해 토론하고 싶고, '건강'으로 안부를 물어오는 친구에겐 삶의 유한성이 주는 우리 세대의


 


존재론적 강박을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상의하고 싶지만, 기회는 번번히 무산된다.


 


수십년 만에 만난 친구가 안부를 물어올 때 요구하는 것은 모두 나에 대한 몇몇 단순 정보에 한정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 때론 사는 얘기, 내가 느끼는 소소한 감정에 대해 편하게 얘기하고 싶을 떄가 아주 많습니다.


    그렇지만, 그러기엔 세상은 너무나 빨리 돌아가는 느낌이고, 그런 얘기를 꺼낸다는게 괜시리 머쓱할 때가 많음을 느낍니다.


    경제적으로 유익한 정보들을 빠르게 주고받고, 서로 얼만큼의 수치로 잘 살아가는 지에 대해 묻는 다는 것이


    상대에 대한 관심의 표시이고, 자랑거리가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조금은 갑갑해 지는 시점에서


    박범신님의 글은 잔잔하게 마음 깊숙이 파고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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