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들아 안녕(하세요) 난 호주에서 국제정치학 공부하는 23살 유학생임ㅋ
근데 보통 유학생이라고 하면 부자일 꺼라고 생각하는데 우리 아빠는 완전 평범한 보험회사 회사원이고 엄마는 주부이심 (우리집안에서는 내가 해외에서 공부하게 된 첫번째 사례ㅋㅋ). 인맥 같은 것도 없음..ㅋㅋ
2008년에 파운데이션 코스 합격통지 오고 부모님을 몇 달간 설득해서 호주에 온 뒤 작년부터 대학교 다니고 있음.ㅎㅎ
나님 꿈이 있어서 정말 열심히 유학생활하고 있는데, 이번 특채 사건 보니까 지난 겨울에 일어났던 일이 생각남. 고로 때는 2009년 12월. 호주는 남반구에 있어서 계절이 반대라 당시 여름방학이었고 그래서 나는 3달간 한국에 있었음.
그 때 난 호주 유학생이고 전공이 국제정치학이니깐 우리나라 외교분야에서 인턴십을 하면 배울 것도 많고 굉장히 좋은 경험이 될꺼라고 생각하고 있었음.ㅋㅋ
그런데 때마침 주한 호주 대사관 홈페이지에 인턴십 모집 공고가 붙은 거임. 근데 희한하게 영어로 된 대사관 홈페이지에는 인턴십 모집 공고가 나있었고 한국어 홈페이지에는 인턴십 모집 공고가 붙어있지 않았음. 어쨌든 나는 영어 공고도 공고니까 지원을 했음. 정말 열심히 이력서랑 커버레터 준비해서 지원한 거임. 근데 이상한 점이 인턴십 합격자가 언제 어떻게 발표되는지 공고에 나와있지 않았음. 대사관에 전화해보니 그냥 개별 통지가 된다고만 하고 합격여부가 궁금하면 앞으로 며칠 후에 전화를 해보라고 함. 나는 내가 떨어졌는지 붙었는지를 체크하기 위해 그 후 2주 동안 3일마다 주한 호주대사관에 전화를 해서 인턴십 합격자가 선정된건지 확인 전화를 함. 그런데 2주 내내 정말 불친절하고 짜증나는 목소리로 아직 합격자를 뽑지 않았다는 답변을 들음. 인사부 담당자가 맨날 '저도 사실 정확한 날짜를 잘 모르겠어요.' '다음주쯤 다시 연락하세요' 기타 등등.. 계속 발표가 나지 않았음
자꾸 전화해도 합격자가 안나왔다고 하니까 짜증이 나서 한 일주일을 전화 안하다가 마침내 지원한지 한달 후에 함. 합격자 선정되었고 인턴십 시작했다는 말을 들음. 뭔가 모든 과정이 상당히 불투명하고 비공개로 진행되어서 석연치 않은 기분이 들음. 그치만 난 그동안 인턴십에 합격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영어과외랑 다른 알바도 시작하지 않고 (나 돈이 궁한 유학생임ㅠ 이건 내가 크게 양보한거였음) 통보를 기다리고 있었음..
대사관에 확인 전화를 한지 2주 째 왠지 난 뽑힐 것 같지 않은 느낌이 들어 뒤늦게 과외를 시작했는데, 한 직장인을 가르치게 됨. 30대 중반의 직장인 오빠 매우 귀여우심 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해도 22살이던 나에게 ‘선생님~’ ‘선생님~’ 이렇게 해주시는데 매우 큰 감동받음 ㅠㅠ 여러분도 아실 거임ㅠㅜ 사회 초년생은 쉽게 무시받는 거..
쨌든 직장인 오빠한테 인턴십 뽑는 과정이 이상하다고 말함.. 그 직장인 오빠가 그 때 했던 말 ‘아 .. 이거 사실 좀 상처될 수도 있는데, 그냥 말해줄게. 그거 대사관 쪽 인턴십은 다 인맥으로 되는 거야.. 오래 전에 내가 아는 동생이 있었거든? 걔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인턴십했는데 그 때 걔네 아버지가 뭐였지? 기억이 잘 안나는데 좀 대단한 사람이라서 아버지가 부탁해서 들어갔어~ 대사관, 외교부 쪽은 인맥으로 다 하는거야.’
나 분노가 치밀었음. 대사관 넘들 잘한 것도 없으면서 나한테 너무 불친절하게 대하니까 안그래도 좋은 예감이 들진 않았는데, 그 때 정말 뻔뻔하다는 생각이 들었음. 그제서야 깨달았던게, 주한 호주대사관이니까 일단 호주 쪽에 인턴십 공고했다는 사실은 알려야겠고, 그래서 영어 인턴십 공고를 낸 뒤, 실제로는 인맥으로 뽑아서 충당하니까 한국어 공고는 필요가 없었던 거다. 한마디로 영어 공고는 호주 쪽에 보여주기 위한 쇼에 불과하다는 것. 뭐 만일 인턴 심사과정에 호주 심사위원이 있더라도, 일단 서류전형을 통과한 사람들은 대사관 측에서 자기들 좋을 대로 뽑고, 호주 심사위원은 맨 나중에 대사관에서 추린 애들만 보는 거 아닌가.
그렇지 않다면 왜 인턴십 선정과정을 투명하게 홈페이지에 공개하지 않았는지, 왜 합격자 발표는 개별 통지를 했으며 정확한 합격자 발표 날짜를 전화로 계속 물어봐도 숨긴 것인지. 난 정말 그 때 화가 났음. 호주에선 인종차별 때문에 가슴아파하고, 내 나라에선 부패한 사회에 한탄이 나오더라.. 솔직히 우리 엄마가 하는 내동생 요새 입시 준비하면서 자주 하는 말이지만, 고등학교 때 애들 죽어라 공부시켜서 서연고 (SKY) 대학들은 학생 실력으로 대학의 질을 유지하는 거라고. 대학에서 학생들 수준을 끌어올리는 게 아니라 학생들 자체가 실력이 있는거지 그 대학들은 그냥 우리나라에서 제일 똑똑한 학생들 사이에 인맥의 장을 공급하는 거다. 솔직히 외국의 명문대에 비하면 우리나라 대학에선 학생들이 많이 노는 편인 건 말할 것도 없고. 주로 30대~40대로 젊은 호주 교수와 내가 SKY대학중 한 곳에서 (밝히지 않겠음) 들었던 여름학기 수업 때 느꼈던 한국 대학교 분위기는 내 생각보다 그 차이가 너무나 컸다. 한국 대학 교수들은 정말 목이 뻣뻣하고 대우받고 싶어하는 게 눈에 보이더라. 그런 자세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화와 경제 발전에 맞춰 새로운 지식 창출을 할 수가 없다. 그 자리에 계속 머물러 계속 대우 받기를 원하는 교수들은 고인 물처럼 썩을 뿐이다.
아무튼 대사관 얘기로 돌아가서.. 대사관 서비스도 정말 메롱임. 전화걸면 한국에 있는 호주 대사관인대도 불구하고 맨 처음 영어로 말한 뒤 ‘Please press 1 if you need English assistance and press 2 if you speak Korean’. (영어 서비스가 필요하시면 1번을, 한국어 서비스가 필요하시면 2번을 누르세요) 뭐 이런식으로 나오는데, 내가 1번으로도 통화해보고 2번으로도 통화해봤다. 근데 웃긴건:
1번으로 누르면 영어로 서비스해야됨. 그러나 내가 1번 눌렀을 때 ‘여보세요?’ 나 속으로 빵터졌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 번에 2번으로 누름 (한국어로 서비스할 차례) ‘Welcome to Australian Embassy to the Republic of Korea, 여보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머야 지금 영어한다고 자랑하는거임? 한국어 서비스란에서??
그리고 인턴십 지원하기 전 인턴십 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문의한 적이 있었다. 호주는 한국하고 계절이 반대라서 당시 한국이 겨울이었기 때문에 나는 호주 여름방학 중이라 약 3달여간 인턴십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저기, 인턴십 만약에 합격하면요, 기간은 얼마나 되요?’ ‘……… (매우 신경질 적인 목소리로) 뽑힌다음에 말씀하세요~’. 나님 매우 민망해짐.
…………. 이것도 그 당시에는 내가 괜히 김칫국부터 마시고 질문했나 생각했지만,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솔직히 인턴십이 다 짜고치는 고스톱인 마당에 그 여자는 대답하기도 싫었던 거다. 왜냐, 난 인턴십에 뽑힐 가능성이 없거든..
참.. 부패하고 무능하고.. 이제와서 생각하면 화가 치민다. 당시 과외하던 직장인 오빠한테 들은 얘기를 주변사람들한테 했더니, ‘좀 긍정적으로 살아.. 니가 진짜 실력이 안되서 떨어진 걸 수도 있잖아.’ ‘좀 맞는 말이긴 해.. 현실적으로 그런 일 은근히 많다더라.’ 하면서 반신반의 하는 분위기 였는데, 이번 외교부 특채사건 보면 외교부 쪽이 얼마나 부패했는지 확신이 딱 오더라. 내 주변 사람들도 내 경험이 역시 그럼 그런 거였어 하는 반응이고.
암튼 이번에 특채사건 참 잘 터진 것 같다. 니들 정신 똑바로 차려!ㅋㅋ 너네 뭐니?
p.s. 님들 내가 중간에 흥분해서 음임체에서 ~다로 바뀌었음; 뒤늦은 사과 받아주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