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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공주

시려오는 어깨위로 이불을 덮는 것조차 위협하며

전신으로 퍼져나가는 살을 파 먹는 고통

잠자는 엄마를 깨웠다.

엄마는 전혀 귀찮은 내색 없이 이불을 올려 내 어깨를 덮어준다.

엄마는 아픈 딸의 손과 발이 되었다.

 

외부 세계의 과외, 공부, 학교, 입시

내게는 하늘에  뜬 무지개였다.

시원한 공기와 기온도 내게는 거대한 용광로의 창살이 되어

내 육신을 가두었다.

세월은 나의 황금기를 철저히 외면한 채

몸서리치는 감기와 지독한 병으로 멍에 씌웠다.

 

나는 먼 나라 이방인 이였을까.

나는 사람이 아니라 사로잡혀온 외계인 이였을까.

나는 지구가 주는 축복에 속박되어

잠자는 공주가 되지 않으면 죽어야 했다.

종일을 잤다.

 

사람의 자식들은 하루도 버리기를 아까워

책을 보라하지만

내 삶은 엄격하게 봉쇄된 수면만이

살아남는 길이였다.

감히 대항도 할 수 없는

 

나는 누구이기에

삶의 가장 소중한 시간들을 잠으로 소비하란 말인가.

무엇을 위한 목표란 말인가

부모라면 자식의 장래를 위한 소중하다는 지식도 주고 싶지 않을까.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는 다르다. 라고 말씀 하시는 하나님

 

내가 사람인가 괴물인가

괴물이라도 내게는 복받쳐 오르는 소망이 있다.

나도 공부하고 싶다.

나도 공부하고 싶다.

처음으로 하나님께  이 소망을 쏟아 붙듯 기도 했다.

 

나는 몰랐다.

하나님이 내 기도를 얼마나 기다리셨는지.

나는 몰랐다.

하나님이 얼마나 내게 공부할 수 있는

건강을 주고 싶었는지.

 

세상의 부모들은 대신 아파주며

지식을 손수 떠서 자식에게 먹일 때

하나님은 인간이 감당하지 못하는 인내로

내가 스스로 기도하기를 기다리셨다.

사람이 흉내 내지 못하는 사랑으로

 

그리고 응답된 기도 

하나님이 살아 계셔서

내 기도를 듣고 있다는 사실을 가르치기 위하여

하나님이 살아 계셔서

나를 인도하는 자임을 가르치기 위하여

하나님이 내 기도에 응답한다는 사실을 가르치기 위하여

 

그리고 나는 배운다.

눈에 보이는 것으로

저울질 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는 걸.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는 다른 하나님이 우리의 아버지이시다.

 

Philippe-Alexandre Belisle - Nostalg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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