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해성국제컨벤션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오늘 청계광장에서 열린 2010 한일축제한마당에서 일본 아스카 고등학교와 교류를 통해
일본 전통 북 '와다이고'를 치기로 했는데요.
정말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일본에서 와다이고를 치기위해 온 5명의 학생과
고토(가야금과 비슷한 악기)를 연주하기 위해 온 3명의 학생이 왔습니다.
저희는 올해 7월말에 일본에 가서 와다이고를 배우고
10월에 일본친구들이 한국에 와서 와다이고를 함께 공연하기로 되어있었는데요.
저희가 무대에 올라가기로 했던건 오후2시였습니다.
1시 20분까지 공연시작준비를 하라고 하길래 무대 옆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저희는 들뜬 마음에 공연준비를 하려고 무대로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무대에 오르려고 준비를 하는 모습, 유카타를 입은 학생들이 먼저 올라가기로 했고,
무대 위에는 이미 악기들이 셋팅되어 있었습니다.)
오늘따라 바람이 많이 불고 계속 비도 왔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셋트를 얼마나 허술하게 지었길래
유카타를 입은 학생 세명이 올라가자마자 바람이 좀 세게 불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우지끈' 소리가 나더니 무대가 부서졌습니다.
무대에 올라가 있던 일본 학생 중 한 명은 머리를 정통으로 맞았고
그 충격에 앰블런스에 실려갔습니다.
결국 유카타를 예쁘게 차려입고 한국까지와서 다치기만 하고
고토연주는 취소가 되었습니다.
그 때문에 와다이고 공연도 1시간이 미뤄졌고,
무대가 아닌 무대 밑에 악기를 셋팅하고 공연을 했으며,
당황한 아이들이 본 실력을 제대로 보이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다가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이 사진은 본 무대 1~2시간 전 리허설을 위해 올라갔을 때 촬영했습니다.
후원하는 곳이 굉장히 많았고, 한-일간 공동으로 진행된다고 해서 굉장히 믿음직했죠.)
자기나라도 아닌 외국인 한국에 와서
이런 황당한 일을 겪었으니, 무대 뒤에서 일본친구들과 인솔교사 선생님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저희도 저희가 잘못한게 아닌데도
너무 미안해서 덩달아 눈물을 흘렸습니다.
(무대에 오르기 위해 의상도 예쁘게 갖춰입고 왔던 아야카..
이 친구, 무대장치가 머리위로 떨어져 구급차로 이송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미안합니다.. ㅜㅜ)
기상청에서 분명히 비가 온다고 예보를 했었고,
바람도 많이 불것이라는 얘기도 했는데
무대를 그렇게 허술하게 짓다뇨...
저희가 5분만 무대에 일찍 올라갔다면,
저는 아마 이렇게 글을 쓰고 있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생각만 해도 너무 끔찍하네요..
누구를 탓해야 하는 걸까요,
준비가 허술했던 주최측의 잘못이라고 봅니다.
이대로 아무런 사과도 못받고 그냥 끝내게 된다면
일본아이들과 저희가 흘렸던 땀은 무엇이 되는 걸까요.
그래도 마지막엔 서로 나쁜 감정을 남기지 않고, 웃으며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헤어지기 전, 동경 아스카 고교 학생들의 모습)
정말 너무 억울합니다...
너무 화가나구요,
심지어 쪽팔리기 까지 합니다. ㅜㅜ
※ 공연주최측에서는 저희 공연을 아예 편집해버렸다고 하더군요.
공연이 끝나고 몇시간 뒤 어떤 여성분이 다가와 인터뷰를 요청했는데요.
(KBS라 하더군요. 녹취형식으로 진행된 인터뷰였습니다.)
일본 학생대표가 인터뷰를 할 때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저희또한 기분이 나빴고, 공연이 끝난 뒤에는 허무함뿐이 남지않더군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