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요일이라 느긋하게 뒹굴뒹굴하면서 늘어지고 있다 저번주에는 결산하느라 일요일에도 나가서 일했더니 그 피로가 일주일을 가던데….이제 나도 나이를 먹어가는 것일까 예전에는 야근에 휴일근무해도 거뜬하더니 이제는 야근좀 하거나 그러면 이리도 피곤해서야….
집사람은 큰애데리고 시장가고 나는 방금 막내녀석을 재워놓고서는 늘어진 자세로 TV를 보면서 졸다가 깨다가 하면서 꿀맛 같은 휴일의 오후를 보내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벨이 내 꿀맛 같은 비몽사몽의 즐거움을 무참하게 깨버렸다
나 : (부시시하게) 여어보세요오?
저쪽 : ( 웬 꼬마사내녀석이) 거기 민정이네 집이져? 민정이좀 바꿔주세요
나 : (잠이 번쩍깨면서 ) 네 ? 어? 누구..세…,,오. 냐?
저쪽 : (아주 당당하게 ) 민정이 친구에요 빨리 바꿔저요
나 : ( 아직도 황당함에 어쩔줄을 모르며 ) 나.. 민정이 아빠인데 민정이 지금 엄마랑 시장갔거든…(더듬더듬 )
저쪽 : 네 알았어요 ( 툭,,전화끊어지는 소리 )
나 : (아직도 더듬거리며) 저어기 누구~~니? 민정이 오면 뭐라고 전해줄까? (뚜뚜뚜~~, 끊어진 전화에 대고 혼자 떠들고 있음 )
나 : ( 통화끊어진 수화기를 내려놓으며 호흡을 가다듬는다 ) 휴우 ~~
전화상황종료
아니 이게 뭔일이지? 저넘 뭐야? 왜 우리 어린 딸네미를 찾는거야? 그리고 내가 명색이 민정이 아빠인데 인사라도 하고 뭐 그래야지 그냥 그렇게 끊어버려? 우띠…날 뭘로 보는거야
민정이 남자친구인가? 스토커인가? 아니 우리 민정이가 몇살이나 되었다고 벌써 남자친구가? 난 대학들어가서나 미팅해서 겨우 첫 여자친구 만들었는데(이거 마누라한테 이야기 않한 히든스토리가 많은데 ..음) 이넘이 머리에 피도 안마른 녀석이 우리 민정이한테 감히 찝적대다니……
와이프가 시장에서 돌아왔다 그런데 민정이는 없었다 헉 !!
나는 집사람에게 민정이 어쨌냐고 마구 다그쳤다 그랬더니 와이프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오다가 친구 만나서 놀고 온다고 그래서 그러라고 하고 왔단다
나는 어쩌자고 그랬냐면서 와이프에게 막 뭐라했더니 와이프는 나를 한참을 보더니 잠자다 뭔 꿈이라도 꿨나고 그런다… 그래서 그새 벌어진 사건을 이야기했더니 와이프 한참을 깔깔거리고 웃더니 민정이 같은반애인데 얼마전부터 전화도 하고 지들끼리 만나기도 한다고 그런단다
나는 갑자기 와이프에게 그넘은 모하는 넘이냐(뭐긴 초딩이지 -.-), 공부는 잘하느냐 챡하냐 불량학생아니냐 , 애부모는 뭐하는 사람이고 등등 마치 취조하듯이 따따따 해대니까 와이프는 나를 무슨 V에 나오는 외계인이 쥐먹는 장면 (30대 이하로는 무슨말인지 이해못할 것임 ) 보듯이 쳐다본다
요즘애들 다 그나이에 남자친구 여자친구 있고 그런거 자연스럽다는 와이프말에 나역시 생각해보니 요즘애들 그런거 언론이나 주변에서 들어서 알고는 있고 뭐 요즘애들 다 그렇지 하면서 남 이야기할때는 대수롭지 않게 받아넘겼는데 막상 내 딸네미한테 시커먼(아직 어리니까 수염은 없겠군 -.- ) 넘이 남자친구라고 생겼다니까 마치 우리 민정이 도둑맞은 거 같은 생각이 드는거는 내가 이상해서 그런가?
그리고 걍 그넘이 어떤넘인지 엄청나게 궁금해지고 뭔가 불안해지는 것도 내가 좀 오바하는건가?
와이프가 내 이러는 모습이 이상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는지 혼자 계속 낄낄거리면서 놀리는데 이것참….. 아빠는 딸시집보낼 때 꼭 도둑맞는거 같다는 그말이 이제 아니 벌써 내 피부에 와닿는 것일까?
음,…친구넘들중에 딸가진 녀석들 이런경우에 어떻게 했는지 내일 좀 물어봐야겠다
그리고 .이따가 민정이 오면 넌즈시 그넘에 대한 뒷조사를 어떻게 해보나?
1. 너 남자친구 생겼다면서 모하는 놈이냐? ? 음…이건 무슨 형사같군
2. 너 그넘과 어느정도 깊은 관계냐? ? 음…좀 심한 오버인거 같군
3. 민정아…네가 남자친구 사귀는 것은 좋은데 아빠도 그애를 좀 같이 만나보면 안되겠니? - 과년한 딸네미 애인 집에 한번 상견례하러 오라는거 같군
4. 헛헛헛 ….민정아 네가 너무 이쁘니까 남자애들이 줄을 선다면서? - 넘 유치해
5. 아무것도 모른척 한다 - 나 아빠 맞나?
이리저리 궁리를 해보아도 모르겠다….옆에서 아내는 내 이런 모습을 보더니 우황청심환을 가져다 준다….헉…ㅠ.ㅠ 너무해 !!
아 아빠노릇하기 힘들어 지네 ...
민정이랑 같이 목욕하던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벌써 시커먼 넘들한테 전화나 오고 ………민정아 너 남자친구 생겼다고 아빠에 대한 사랑이 식으면 안된다 응? 사랑해 우리 민정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