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기 전에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저의 우유부단함이 읽는 여러분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냐면.......
오늘 오랫만에 친한 동생들과 형과 함께 음악회에 갔다가
그대로 집에 들어가기 아쉬워서 노래방을 갔었습니다.
노래방에서 한참 신나게 놀고 난뒤에 올라왔더니(노래방은 지하에 있습니다.)
비가 오더군요.
어떻게 집에가야 비를 덜 맞고 갈 수 있을까 고민하던중.
노래방옆 CGV에서 고함소리와 타격음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호기심때문에 무슨 일인지 살펴보고 싶어서
비를 맞아가며 한발 두발 떼어가며 소리가 난 곳으로 가보니
40대중후반 정도로 보이는 아저씨께서 젊은 청년을 때리고 있더군요.
뺨을 때리고 날라차기(거짓말이 아닙니다..;;)를 하는 데다가 손바닥으로 머리도 때리고
대충 되는대로 때리는 그런 상황이었죠.
그 아저씨 옆에는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 아주머니께서 계셨고 아주머니 옆에는
또한 젊은 처자로 보이는 여성분이 계시더군요.
그때 시간이 오전1시정도 였기때문에 속으로 '술에 취해서 싸우나?' 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5초 정도 상황파악을 해보려 한뒤에 유도를 해서 아주 든든한 덩치를 가지고 있는 동생에게 (혼자 말리면 .... 흠...... 힘들기도 힘들뿐더러 저도 엊어맞을까봐;; 그리고 이 동생 미래의 경찰이 되어보려고 열심히 하는 김에 경험해보자는 뜻에서) 말리러 가자고 말한뒤에 같이 말리려고 하는 순간.
그 아저씨가 젊은 여성분을 때리기 시작하는 겁니다.
역시 되는대로요. 머리를 때리고 밀고 발로차고.....
순간 멍해졌습니다. 아니 왜 여자를 때리는거지......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 이건 진짜 아니다 싶어 정색하며 좀 화내면서 말리려는데 그때 아저씨께서 고함을 지르는데
그 내용이 "고3이 여기서 뭐하는거냐 공부는 안하고 뭐하는 짓이냐" 등등 흡사 아버지가 딸에게 하는 말처럼 들리더군요.
옆에 계시던 아주머니께서는 젊은 청년에게 너도 공부는 안하고 뭐하냐 이 늦은 밤까지 어디서 술은 마신거냐 라고 엄청나게 혼내시더군요.
그때 동생과 제가 말리려고 하는 그 발걸음이 뚝 멈추더군요.
내용을 들어보니 젊은 여성분과 청년인줄 알았던 커풀은 알고보니 고3이었습니다.
짦고 딱 달라붙는 치마와 상의. 그리고 두꺼운 화장과 헤어스타일. 남자는 화려한 헤어스타일과 옷스타일덕분에 어디선가 술을 마신 모양입니다. 아닐수도 있지만요.
그 와중에도 아저씨께서는 소리를 지르며 딸을 때리고 계셨고 그걸 말리려는 남학생을 아주머니께서 "니가 어디서 끼어드냐"며 더욱 화를내며 혼내셨습니다.
짧은 치마를 입은 딸을 근처 리어카로 팽개치고 혼내고 머리를 잡고 끌고가더군요.
죄송스럽고 한심스럽지만 그때 전 아무것도 할 수가 없더군요.
'남의 가정사' 라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잘못되었지만 제 3자로써 이걸 어떻게 말려야 되나 싶어 망설이게 되더군요.
경찰에 신고하자니....... 오히려 그 가정이 더 파탄나면 어떻게 해야하나 싶어 그것도 망설여지고....... 집으로 데려가는 딸을 억지로 떼어내자니 그 아저씨께서 니가 뭔데 우리집 일에 끼어들어? 라고 화를내면 할말이 없다싶고......
그렇게 망설이는 사이 아저씨께서 딸을 데리고 사라졌구요. 아주머니는 남학생을 계속 혼내고 계시더군요.
순간 엄청난 죄책감이 들더군요. 저렇게 때리는게 무슨 교육인가; 저러는게 아니라 상담형식의 대화가 더 낫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왜 말리지 못했냐는 그런거 였죠.
내가 그때 어떻게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그 아저씨. 딸. 남학생.아주머니께서 더 좋아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막 들어 괴롭더군요.
죄송스럽고 한심스러워 그 자리에 좀 서있다가 앞에 있던 택시를 타고 집에 왔습니다.
택시 기사분께서 부모님의 마음은 백분 이해하지만 저렇게 해서는 안된다 라고 하는데 다시한번 괴롭더군요.
그래서 그 남학생과 여학생이 이 글을 볼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라도 사과 하고 싶었습니다. 어떻게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누구도 그렇게 상처를 크게받고 괴롭진 않았을테니 말입니다.
여기에 사과하는것이 그나마 그 학생들이 볼 가능성이 높아 여기에 씁니다.
다시 한번 고개숙여 사과하고 이 글을 본 다른분들도 기분을 상하게 하였다면 정말 죄송합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