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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찾아주고 욕먹은 사건의 전말★

강력반장형사 |2010.11.16 20:43
조회 339 |추천 3

 

안녕하세요. 나이 서른 먹은..대한민국 경찰관 입니당...^^

 

네이트 톡을 가끔 시간있을때 읽어본적은 몇번 있지만..

 

이렇게 글을 쓰는건 처음이네요.

 

글재주가 없는 지라 어찌 써야할지 막막하지만....^^

 

그래도 용기내어 몇자 적어 봅니다~!^^

 

몇일전...누구나 다 알고있는.. G20 행사가 있었습니다.

 

전국의 경찰관들이 서울로 동원될 만큼 크고 중요한 국제적 행사였죠..^^

 

그날은 혹시 있을지도 모를 폭탄테러와 기습시위를 대비해

 

코엑스 주변 경호근무를 서고 있었습니다.

 

봉은사 주변에서 경호 근무를 서고 있는데....

 

땅바닥에 왠 지갑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투철한 직업정신에 바로 주워 들어서...

 

일단 주인을 찾아줘야 하기에 지갑을 열고 신분증을 찾았습니다.

 

다행히도 신분증이 있더군요.

 

신분증만 있으면 조회를 해서 본인에게 되돌려 줄 수 있기 때문에

 

"다행이다" 라고 생각을 하고 계속 근무를 섰습니다.

 

아 여기서 잠깐...

 

"신분을 확인 했으면 바로 지구대로 가서

 

조회를 한 후 돌려주지..왜 굳이 그걸 들고있나..."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기에..간단히 설명을 드리자면...

 

다들 TV를 보셔서 아시겠지만..G20 행사기간은 비상이 걸렸었습니다.

 

저희는 혹시 모를 테러분자나 폭탄..그밖의 기습시위가 있을것을 대비하여

 

정해진 섹터에서 근무교대가 있을때까진 근무지를 벗어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경호근무를 실시해야 했었습니다.

 

혹시 지갑을 찾으러 지구대로 간 사이에 제 근무지에서 그런 사고가 있으면...

 

제가 책임을 져야하고...또 책임은 논외로 하고라도...

 

일반시민들에게 피해가갈 수 있는 부분이기에

 

자리를 비울 수가 없는 상황 이였습니다.

 

그래서...다른 경찰관과 교대가 되면 그때 지갑을 찾아주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3~40분 정도가 흘렀을까..... 2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한 아가씨가

 

(물론 신분증을 확인했기에 아가씨의 나이는 알고 있지만...

여기서 공개할순 없죠...)

 

뭔가 화가 단단히 난듯..씩씩대며 제쪽으로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신분증 사진과 약간의 차이가 있는것도 같았지만..

 

(원래 신분증 사진과 실물과 다른 경우가 많죠..^^

저도 신분증엔 엄청 촌스런 예전사진이....ㅋㅋ)

 

왠지 경찰관의 직감으로 지갑의 주인인거 같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 아가씨는 저에게 다가오더니 대뜸

 

"아저씨 혹시 여기서 지갑 못봤어요?"  라고 묻더군요.

 

상당히 화가 나고 짜증난 투로...

 

"실례합니다"  내지는 "죄송합니다만..."

 

이런거 다 생략하고... 마치 경찰이니까 당연히 알겠지..란 투로 말이죠...

 

전 "유실물을 습득하긴 했는데 간단한 본인확인을 해야하니..

 

협조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혹시  선생님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하고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그 아가씨 하는 말...

 

"지갑 주웠다면서요? 근데 무슨 확인을 해요.

 

내가 여기서 잃어버려서 찾아왔잖아요.

 

바빠죽겠는데 무슨...경찰들은 맨날그래.빨리 줘요!!!"

 

이라고 하더군요...적반하장도 유분수지....살짝 화가 나더 군요.

 

하지만 애써 미소를 띄우며...

(우리같은 직업에 이정도 땡강은 일도 아니기에...)

 

"선생님, 선생님이 지갑을 잃어버리셨단 사정은 알겠는데

 

혹시 다른 시민들도 이길을 지나가시다 지갑을 잃어버리셨을 수도 있잖아요.

 

주인을 찾아드리려고 지갑 안을 잠깐 확인하고 신분증을 보긴 했는데,

 

선생님께서도 아시겠지만..증명사진만을 보고 바로 본인임을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잖습니까.

 

대다수 분들이 신분증사진과 실물이 약간씩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저희쪽에선 확인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바쁘신데 대단히 죄송하지만 금방 끝나니까 협조좀 해 주십시오..."

 

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이때부터 이 여자분의 본격 진상짓이 시작되더군요...

 

"뭐라구요? 실물과 사진이 틀려요? 뭐 이런사람이 다있어!

 

명예회손죄로 고발할까 보다. 경찰이 이러니까 욕먹지....참 내...."

 

부터 시작해서...약간의 욕설도 맛깔나게 구사하더군요.

 

물론 제복을 입고 있는 제게 그랬다간 본인에게 피해가 있을건 아는지

 

저를 칭하며 욕하는게 아닌...본인이 말하면서 X발...ㅈㄴ 짜증나네.. 등등....

 

살짝 기분이 상했지만...

 

"지금은 중요한 대테러 근무중!" 이라는 생각을

 

머릿속에 계속 되내이며 이여자랑 길게 실랑이 해봤자 남을게 없다...

 

어서 보내고 중요업무를 계속 하자..란 생각이 들더군요.

 

간단한 개인 신상을 확인하고 지갑을 돌려 주었습니다.

 

속으론 화가 좀 났지만...

 

자기감정을 함부로 시민에게 표출하면 안되는 직업이기에

 

애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추운날씨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협조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음부터는 지갑 잃어버리시지 않게 잘 챙기시고

 

오늘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라고 말하며 거수경례를 했습니다.

 

하지만 그아가씨 고맙다는 말 한마디 안하고 가 버리더군요..

 

뭐..고맙다는 말은 바라지도 않았습니다.

 

근무를 하다보면 정말 별의별 사람들을 다 만나기 때문에..

 

뭐 이정도는 양반인거죠...^^

하지만 이 아가씨... 뒤 돌아 가면서 궁시렁 대며 가더군요.

 

마치 제가 들으라는 냥 너무나도 또박또박 큰소리로.....ㅋ

 

"경찰주제에 짜증나게 ㅈㄹ이야...달라면 바로 줄것이지...

 

  재수없어.G20때 사고나 나라...."

 

흠...땅에 떨어진 공권력...

 

도움을 준 경관에게 오히려 큰소리치는 저 아낙네를 그냥 보내야 하나이까....

 

왠지 주의는 줘야할거 같아서 부르려는 찰나...

 

참...타이밍이 절묘하게도.. 마침 반대편에서 7명의 어르신들이 몰려와

 

길을 물어오셔서...설명해 드렸는데...못찼아 가시겠다고..

 

경찰양반이 목적지까지 좀 데려다 달라고 하셔서...

 

마침 목적지도 내가 근무하는 섹터에 포함되는 구역이라...

 

그냥 그 아녀자를 아쉽게도 놓아주고(ㅋ) 어르신들을 모셔다 드렸습니다.

 

 

어찌되었던 G20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폭탄테러나 기습시위, 기타 그밖의 우려되었던 상황없이..

 

(물론 굳이 따지자면..시위도 있었고 코엑스 에서는 아니지만

부근에서 대규모 불법집회가 꽤 있었습니다.)

 

시민들과 각국 정상들..그리고 경찰..

 

모두가 큰 피해없이 행사가 종료되어서 다행입니다.

 

우리 경찰관들... 물론 경찰로서의 자질이 없는 분들도 계십니다.인정합니다.

 

하지만 그건...비단 경찰조직 뿐 아니라 어느조직이든 있게 마련이죠.

 

회사건.학교건,군대건..그밖의 각종 사회란 테두리안에 있는 모든 조직들이라면...

 

아직도 대다수의 우리 경찰관들은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하여

 

밤낮을 구분없이 열심히 근무하고 있습니다.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 과로로 죽음을 달리해도..

 

범인과 대치하다 칼에 찔려 목숨을 잃어도..

 

지구대가 자기 집인냥 술취해 들어온 주취자에게

 

멱살 잡히고 폭행당하고 부모욕까지 들어도....

 

그밖에 말로 표현하자면 끝도 없을 여러가지 상황들로

 

이리채이고 저리채여도...

 

지나가는 시민 한분의 "수고 하십니다"

 

길가던 어린아이의 "경찰아저씨 안녕하세요"

 

한마디에.. 그 모든 스트레스와 피로를 이겨내며

 

오늘도 시민을 위해 근무하는.. 우리는 대한민국 경찰관입니다.

 

 

 

 

 

글재주가 없어서 다른 글들처럼 재미있는 글은 쓰지 못했네요.

 

죄송합니다..하지만 애시당초 재미있게 글을 쓰려 한것도 아니고..

 

사건 자체도 재밌는 상황은 아니였기에....이해해 주십시오..^^

 

추운날씨에 다들 감기 조심하시고~ 늘 행복하세요~~~^^

 

아 그리고....그때의 그 지갑 아가씨....

 

만약 당신과 길에서 다시 마주칠 기회가 된다면....

 

내 그때는 엄숙하게 주의를 주리다....흠......ㅋ

 

 

 

 

 

 

추천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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