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일이 있어 다녀오던 길.
광화문 방향 2-3 출입문.
문이 열렸을 때, 그녀는 반대편 문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
나이는 24~25쯤?
짧은 치마에 검은색 스타킹.
얼굴엔, 붉은색 뿔테.
그녀는 제임스 조이스의 책을 읽고 있었다.
문이 닫히고,
난 문에 기대어 그녀를 흘끔흘끔 보았다.
아..
얼마만에 느껴보던 두근거림이었던가.
내 이상형은,
안경이 정말 잘어울리는 사람이었기에.
안경을 쓴 사람을 많이도 봐왔지만,
그녀만큼 잘 어울리는 사람은..
서대문역을 몇 초 앞둔 순간.
조이스를 가방에 넣은 그녀가 일어선다.
'나가려나보다.'
그러다가 이쪽으로 다가온다.
노선표가 내 머리 위에 있었기 때문.
난 차마 그녀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못하네.
그러다가 문득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본 순간.
어느샌가 안경을 벗고 있는 그녀.
또다른 모습이다.
5시 30분경,
광화문역에 열차가 도착하고 문이 열린다.
그녀는 문 밖으로 걸어간다.
아무 일 없다는 듯.
책을 좋아하나보다.
달려가서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싶었다.
정말,
나이 서른 넘어서,
이런 기분.
처음이다.
왜이렇게 후회가 들지?
ㅎ ㅓㅇ ㅓ~
하지만,
이상형은 이상형일 뿐.
내가 그녀를 다시 마주칠 일도 없고,
그녀 역시 이 글을 볼 리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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