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or
“다녀왔습니다”
“그래그래 어서와라”
“아줌마.. 왜 이러세요”
“김여사한테 얘기 들었다 그놈이 여자가 있어다며?”
“뭐.. 그렇게 됐어 그러니까 나 선 같은 거 이제 안 볼꺼야”
“이번엔 엄마가 실수한 거 인정한다, 그나저나 넌 어디갔다가 이제야 들어오니?”
“그냥 친구 좀 만났어 나 피곤해요, 씻고 자러 갈게”
“그래 그런데 지유야 이 슬리퍼는 뭐니?”
“응? 아 그거.. 뭐기는 슬리퍼지 그거 버리지 마세요 저는 씻으러 갑니다”
샤워를 하고 난 뒤 방으로 와서 밴드를 찾았다
“지운아 밴드 없니?”
“내 책상 2번째 서랍 안에 있을 꺼야.. 또 넘어졌어?”
“아니 새 구두 신었더니 뒤꿈치가 까졌는가봐 따갑네.. 아 밴드 찾았다”
발에 밴드를 붙이니 낮에 강민한이 슬리퍼를 사들고 뛰어 오던 모습이 생각이 났다
바이킹에서 고개를 숙이며 공포에 질려하는 표정도 생각이났고, 회전목마를 타고 있을 때 지은
도도한 표정도 생각이 났다, 회전관람차 안에서 본 그의 옆 모습도 생각이 났다
“언니, 왜이래”
“으..응?”
“뭐가 좋아서 혼자 실실거리고 있어”
“내가 언제 실실거렸다고 그래”
“방금 혼자서 웃고 있었잖아”
“에? 내가?”
“그래 꽃만 달아놓으면 완전 미친 여자 같더라”
쪼매 난 것이 언니한테 미친 여자가 뭐야..
그나저나 내가 웃고 있었다고? 강민한씨를 생각하면서?
‘말도안돼‘
’아니야 말이 될 수도 있지, 한지유 오늘 너 즐거웠지?‘
‘응 즐거웠어’
‘그럼 당연히 웃음이 나는 거잖아’
‘응..그거야 그렇지..’
‘그럼 이상할거 없겠네.. 웃을 수도 있는 거잖아
넌 그냥 오늘 있었던 일이 생각나서 웃은 거 뿐 인거야’
웃을 수 있는 건 당연하다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는 내가 더 이상한거다
셀프 토킹의 달인자 답게 혼잣말로 나의 마음을 진정시켰다
비가 내린다
화창하던 주말의 날씨는 어느새 없고 비가 아침부터 내리고 있다
“아침부터 왜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지.. 비오는 아침 너무 싫어”
아침부터 주연이가 투덜되고 있다
“난 비 오는 거 좋던데.. 이런 날 커피마시면 거의 죽음이지않니?”
“이보세요 한지유씨,
날씨가 추우면 니 말대로 따뜻한 커피를 마실 수 있고 반대로 날씨가 더우면 아이스커피를 마시면 되는거지 비가 온다고 해서 커피 맛이 죽음이라니 난 이해할 수 없는 말이구나”
“넌 아직 어려, 뭘 몰라도 한 참 모르는 구나”
“얼씨구”
“주룩주룩 내리는 창밖의 비를 보면서 따뜻한 커피한잔의 여유.. 캬 .. 니가 그걸 모르네”
“친구야 주룩주룩 비가 오는 날엔 말이다 오뎅국물에 소주가 최고거든?
니가 나에게 알려주지 않았니?”
“넌 낭만을 몰라”
“너 만약에 비가 오는 날 소주, 커피 중에서 꼭 하나만 마셔야 한다면 뭘 먹겠어?”
“넌 너무 잔인해”
“현실적인거지”
“음.. 난 말이지”
아주 곰곰이 생각하였다
근래에 들어서 가장 깊게 고민을 한 것 같다
“난 말이지.. 잔잔한 고독을 느끼고 싶을 땐 커피를.. 애절한 고독을 느끼고 싶을 땐 소주를 먹겠어”
“결국엔 두 개다 놓칠 수 없다 이거니?”
“이 좋은 걸 하나라도 잊어버린 다는 건 너무 속상한 일이야 다시는 이런 곤란한 질문하지마!
공주마마”
우리는 아주 큰 선택에서 아주 작은 선택까지 많은 선택의 경험을 하게 된다
지금 나에겐 달콤한 커피와 독한소주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큰 선택이다
선택의 대상이 얼마나 자신에게 소중한가에 따라 그 결정은 아주 쉬울 수도 있고
아주 어려울 수도 있다 또는 둘 다 포기 해야 하는 일도 생긴다
아주 작은 것 일지라도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그건 나에게 치명적으로 다가온다
“거기 한지유, 공주연 잡담 좀 그만하고 일 좀 합시다”
우리의 잡담이 커지자 팀장님이 한 마디 한 것이다
“안되겠다 나 나갔다올게”
“어디가?”
“오늘 인터뷰 있던 날이네 또 깜박할 뻔했다”
“오늘은 누구 인터뷰하는데?”
“음.. 보자 오늘은 진수아 디자이너”
“아.. kiio 디자이너?”
“응 맞아, 나 간다 .. 아! 그리고 내가 오늘 커피를 택했는지 소주를 택했는지는
저녁에 보고 하겠습니다”
인터뷰 시간에 맞추어 약속 장소로 나갔다
“아직 안 왔는가보네”
난 먼저 자리에 앉아 준비물을 살펴보았다
녹음기도 챙겨왔고 수첩도 챙겨왔고 노트북, 사진기 다 준비해왔군 완벽해
근데 이 볼펜이 왜 이렇게 안 나오는 거지..
“볼펜심이 다 나갔나 보네요.. 제 볼펜 빌려드릴까요?”
고개를 들어보니 진수아가 있었다
그녀는 사진보다 더 아름다웠으며 바비인형 이라는 소문이 날 정도로 완벽한 몸매와
아름다운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아.. 진수아씨?”
“안녕하세요 진수아입니다 루팜에 한지유 기자님 맞으시죠?”
“네 루팜에 한지유 기자입니다 반갑습니다”
kiio라는 외국브랜드를 한국에 처음 입점하게 되었다
진수아 그녀는 kiio회사의 디자이너로 일 하게 되었으며 지난 해 디자인한 옷이 대 히트를 치면서 유명세를 달리기 시작했다
“그럼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 하신거예요?”
“아니요 .. 대학은 한국에서 졸업했어요, 제가 올해 29살이니깐 3년 전에 외국으로 건너 갔었죠
외국으로 가기 전까지는 대기업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었어요”
“갑자기 외국으로 가신 이유라도 있으세요?”
“그냥.. 공부가 더 하고 싶어서 외국으로 갔어요”
“지금의 실력을 쌓기 전까지 매우 많이 노력 하셨을 것 같은데 힘드신 건 없으셨어요?
예를 들어 향수병이나.. 그런거”
“처음엔 향수병이 너무 심했었지요.. 어린나이가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보고싶은건 어쩔수가 없더라고요 .. 그렇게 눈물로 시간을 보내다가 시간이 좀 지나서는 향수병도 생길 틈 없이 일하고 공부했어요 이를 악 물고 공부했지요.. 그래서 지금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녀는 말하는 내내 웃으며 대답하였다
“음.. 그럼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질문할께요, 흔한 질문이기는 하지만 중요한 질문이잖아요 진수아씨의 올해 목표는 뭐죠? 너무 진부한 질문이죠? 대답은 뭐.. kiio를 더 성장시키고 더 좋은 옷을 만들겠다 뭐 이런 거 아닌가요?”
나 역시 그녀의 웃는 모습에 보답하려는 듯 시종일관 웃는 모습이었다
“그것 역시 저에겐 중요한 일이죠... 이건 사적인 얘기지만 한국에 와서 해야 할 일이 하나 있거든요”
“해야할 일이요? 아.. 궁금하다 사적인거라서 알려줄 수는 없는 거예요?”
“글쎄요.. 다음에 인터뷰 하게 되면 그땐 알려 드릴께요”
“네.. 그럼 며칠 후에 있을 파티 때 뵈요”
“네.. 한기자님 그럼 그때뵈요”
참 예쁘고 똑똑한 여성 이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문자 한통이 왔다. 신은준의 문자였다
‘나 죽을 것 같아’
어디가 아픈 건가 .. 걱정이 되는 마음에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신은준 너 목소리가 왜이래 어디 아픈거야?”
“응.. 나 죽을 것 같다”
“왜 그래 어디가 아픈 거야 약은 먹었어?”
“약이 없어..”
“심각한거야?”
“응.. 나 심심해서 죽어 버릴 것 같아”
“...............”
“여보세요? 전화 끊은 거야? 한지유 말해”
신은준의 목소리는 다시 활기차게 바뀌었다
“한지유 나 너무 심심해서 죽어 버릴 것 같다”
“그냥 죽어라"
"니가 좀 살려주라 나랑 놀자“
그렇게 하여 신은준의 불치병을 치료해주기 위하여 영화관에서 만났다
“어이 친구 왔는가”
아픈표정은 볼 수도 없는 환한 미소의 신은준이 보였다
“휴.. 니 얼굴이 보니 다시 돌아가고 싶어지는 구나”
“무슨 그런 섭섭한 소리를 하냐”
“영화는 니가 쏘는 거지?”
“팝콘도 쏜다, 보고 싶은 영화있어?”
“글세.. 영화를 안 본지가 오래 되서 뭐가 재미있는지 모르겠어”
“문화생활 좀 즐겨라 그럼 우리 이거 보자”
“이거? 이거 무슨 내용인데?”
“나도 몰라 이아림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니깐 그냥 보는 거야”
결국 신은준의 개인적 사심이 많이 들어나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
그 영화는 로맨스 영화였다
모두들 훌쩍거리고 울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 두 사람은 아닌 듯 했다
서로 팝콘을 먹겠다고 서로의 손을 견제해가며 영화를 봤다
“그러게 팝콘 큰 거 사지 그랬어”
“한지유 너 팝콘 싫어한다며 안먹을거라고 했잖아”
“아...그거야 카라멜팝콘인 줄 몰랐지 내가 입이 비싸서 카라멜팝콘은 잘 먹거든..”
“휴.. 답이 없어 답이”
영화를 다 본 뒤 저녁 식사도 하였다
신은준은 오늘도 우리 집 앞까지 나를 바래다 준 뒤 갔다
언젠가 한번 엄마가 보게 된다면 난리가 날 텐데 걱정이기도 하였다
‘에휴 .. 나도 모르겠다’
드디어 기다리던 그 날이 왔다
kiio가 한국에 처음 입점하는 걸 기념하기 위한 파티
파티는 저녁7시에 시작을 하며 온 갓 패션계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은 참석한다
나 또한 한 패션잡지의 기자로써 초청되었다
호텔뷔페 생각 만 해도 행복했다
오늘 파티를 위해 이모에게 옷 을 한 벌 빌렸다
무릎 위까지 오는 미니 검정드레스를 빌렸다
‘좋아 이정도면 나쁘지 않아’
당당한 워킹, 도도한 표정으로 호텔입구에 들어섰다
kiio대표의 인사말이 이어지고 모두들 박수를 치며 파티가 시작되었다
난 비싼 음식부터 차례로 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먹다가 배탈난다”
검정색 정장 차림에 신은준이 보였다
“신은준 니가 여기 왠일이야?”
“나?.. 그러는 너는 왠일이야 .. 아차아차 한기자님 이었지”
“그나저나 너 오늘 신경 좀 쓴 것 같은데”
“너야 말로 신경 좀 쓴 것 같네”
이런 자리에서 신은준을 만나니 반갑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랬다
신은준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강민한의 모습이 보였다
‘어? 강민한씨다’
“신은준 잠시만 나 볼일이 있어서”
“어디가는데”
“잠시만”
신은준은 남겨두고 강민한이 가는 방향으로 따라갔다
“저 사람 걸음이 왜 저렇게 빠른 거야”
안되겠다 이름을 불러야겠다
“강민한”
내가 부른 게 아니었다
갑자기 나타난 한 여자가 부른 거였다
그녀는 진수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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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쯤 눈을 감고 글을 쓴 거라서 말들이 어수선할 것 같아서 걱정이네요
이해부탁드립니다^^ 다음 편은 더 재미있게 적도록 할께요ㅎㅎ
지금은 새벽인데 밖에 비가 많이 내리고 있어요
내일 아침은 추울 것 같네요 옷 따뜻하게 입으시고요
진수아라는 인물이 새롭게 등장해서
민한과 지유 그리고 은준 4사람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 될 것 같아요
그럼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