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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묻은 군화와 꽃고무신13( 우리의 첫 여행)

꽃고무신 |2003.07.17 15:11
조회 693 |추천 0

어찌됐던 간에 우린 방학이라 잠시 떨어져 지냈습니다.

 

9월 1일까지.....

 

6월 21일부터 9월 1일까지 한번도 만나지 않고 오로지 전화와 메일만 주고 받으며

거의 70일 정도를 떨어져 지냈습니다.

 

그리고 개강후 다시 만났는데.............................................

 

 

방학 동안의 시간을 다 합치니깐 벌써 백일이 코앞이더군요..............

 

 

그래서..... 어색한 가운데 백일을 맞이하야.... 커플링을 주고 받았습니다.

 

백일날 커플링 주고 받은 이야기는 옛날에 했으니깐 그냥 넘어갑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3탄을 봐주시면 되요)

 

 

2001년 9월 1일 부터 12월 15일까지.... 신군과 보낸 마지막 학기가 시작됐습니다.

 

 

신군은 지금 상병 말호봉이구요

 

7월 25일날 병장으로 한단계 또 업그레이드 됩니다.

 

 

우리들의 첫 여행은 무박이일로 다녀왔어요

기숙사 커플인 관계로 기숙사 주관하에 행해지는 여러 행사들을 저렴한 돈으로

 

자주 애용했거든요........

 

우리의 첫 여행도  기숙사의 주관하에 개최된 무박이일 사찰순례 였습니다.

 

금요일 밤에 출발하여  토요일 밤에 돌아오는 코스였는데

 

학교 기숙사에서 밤 11시에 출발하여 송광사에 새벽 3시에 도착해서

새벽 예불 드리고... 아침 공양 한다음에

108배 하고 차 마시고 점심 공양하고... 근처의 산 등산 하고 돌아오는  코스였는데

 

신군과 제가 만만하게 보고 넘어간 새벽 예불과 108배는  정말 다신 기숙사에서

개최하는 어떠한 행사도 참여하지 않게 만드는 결정적인 이유가 됍니다.

 

 

우리학교는 불교 학교 입니다.

당연히 기숙사에서 개최되는 행사도 불교적 색채가 아주 진한것이 많죠.......

 

 

기숙사 여행의 신청자는 50명 남짓  그중에 저와 신군도 있구요

 

우린 버스중에서 가장 어두 컴컴한 곳을 골라 앉았습니다.

(하지만   버스가 출발하니깐 운전기사 아저씨가 알아서 불을 다 꺼주더군요)

 

 

버스가 출발하고 기숙사 스님과 불자회 여동 남동 회장이 우유와 빵을 나누어 주었

습니다.

 

서양은 여동 불자회 회장의 갠적인 친분을 이용하여 우유를 하나 더 받아 먹었죠..

 

 

다들 배를 두둑히 채우고 골아 떨어졌을 즈음 신군이 저에게 다가 왔습니다.

 

설마.......................

 

버스안에서................??????

 

네... 버스안에서.... 사건을 만들어 냈습니다.

 

 

버스 안은 깜깜하고 다들 잠을 자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밤 11시가 넘었으니깐요.....

 

신군은 저에게 다가 오더니.. 살짝 저의 머리를 쓰다듬더군요..

 

그리곤 귀에다 소근 댑니다.

 

 

신군 : 졸리면 어깨에 기대서 자

 

서양 :  알았어... (살며시 기댑니다.)

 

신군 : 너 가슴 떨리는게 뭔지 아냐?

 

서양 : 뭔 헛소리냐.... 너도 졸리면 자.. (신군의 머리를 억지로 등받이에 붙여놓음)

 

신군 : 내가 잊지못할 추억하나 만들어 주까?

 

 

슬슬  능구렁이 본성이 나오기 시작하는 신군입니다.

역시... 남자는 이래서 속이 시커먼 늑대라고 부르나 봅니다.

 

신군의 머리가 점점 저의 머리에 다가 오는 걸 느꼈지만.....

 

잊지못할 추억이라는 말에  혹해서 가만히 있었습니다.

 

지금 버스는  사람들도 꽉 차있고  버스 안의 사람들 또한   같은 기숙사를 쓰는

계속  얼굴 보고  지내야 하는 사람들인   관계로

신군과 서양의 닭살스런 행태가 발각되는 날에는 기숙사 왕따를 넘어서  최악의 경우 전교생

왕따가 되어 다른 학교로 편입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우린 용감했습니다.

 

신군 : (아무 말 없이  어깨에 손을 올립니다.)

서양 : 신군과 더 가까워진 상태가 어색하기만 하지만 뭐라 딱 거절을 못함

 

신군 : (나머지 한손으론 서양의 손을 잡고)

 

예고도 없이 키스를............. 했습니다.

서양의 입술에.......

 

하지만 그렇게 길지는 않았습니다.....

신군도 최악의 시나리오가 두려웠던 거겠죠.

 

누군가에게 들키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컸지만 ... 그 짜릿함이란.. 상상 밖이었습니다.....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 키스가 뭐냐 물으면 이때의 키스를 회상하곤 합니다.

 

 

 

그리곤 우리도 그렇게 잠이 들었죠.. 서로 손을 꼭 잡은채로..............

 

조금 밖에 못잤는데 스님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 우리는 지금 우리나라의 3대 사찰로 꼽히는  송광사에 도착했습니다. 송광사는

수행하는 스님들이 많으므로 함부로 말을 걸어서도 안되고 말을 해서도 안되며

지금부터 버스에서 내리면 묵언을 수행해야 합니다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대화는 부처님과 마음속으로 하시길 바랍니다."

 

 

그때가 11월 달이었으므로 무지 추웠습니다.

신군이 준비해준  카파를 입고 송광사로 향했습니다

조별로 짝을 지어 후레쉬를 비추며 올라가고 있으려니 말이 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 근질  하더군요

 

달마야 놀자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묵언이란 수행은 말을 하지 않는거잖아요

 

하지만 신군과 서양 모두.... 나일론 불자 였으므로......

 

서양 : 디게 무섭다...(주위에 불 빛이 하나 없음)

신군 : 나 졸려 죽겠어

 

 

스님 : 묵언 하십시오 (슬쩍 우리에게 눈치를 줍니다)

 

서양 : 우리가 하는 말 다 들리나봐( 최대한 작은 목소리로 신군에게)

신군 :  조용히 해 넌 묵언도 모르냐.. 묵언이란 나처럼 조용히 하는 거야

           넌 나중에라도 스님 될 생각 하지마라.

 

스님 : (대놓고 우리 앞에서 )  송광사에 거의 다 왔으니 조용히 하세요

 

서양, 신군 : 끄덕끄덕

 

 

송광사의 새벽 예불을 본 적 있으세요?

 

자신의 종교를 떠나서 송광사의 새벽 예불은 정말 끝내줬습니다.

 

먼저 두 스님이 북을 칩니다.

 

아주 큰 북의 양면을  두스님이 10분 정도 주어진 순서에 맞게 북을 치는데

 

그 의식은   잠든 세상을 깨우는  것이라고 설명  해주시더군요

 

그리고 다른 한 스님이  숭어가 달린 종을 몇번 칩니다.........

그건 물속의  생물들에게  하루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 종소리가 울리고 잠시후.......갈색 천을 두른 스님들이 방에서 우루르 나오시더니

 부처님의 불상이 모셔져 있는 대웅전(?)으로 향해서 일렬로 들어가 앉습니다

 

개중엔  갓 스물을 넘어보이는 스님도   오십은 훨씬 넘어보이는 스님도 있었습니다.

 

그 스님들은 모두 수행중이라 말을 걸수 없는 스님들 이었습니다.

 

 

새벽예불은 4시부터 6시까지  했습니다. 

중간에 졸기도 하고.... 절을 하는 중간에 엎어져서 자기도 했습니다.

뒤에서 누군가가 발로 절 치지 않았다면 아예 두러누웠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힘든 새벽 예불이  끝나자....  아침 공양을 하는데.... 절밥은 거의 생식이잖아요

 

바가지 같은 그릇에 몇몇 나물과 밥을 섞어서 먹는데 생풀을 뜯어서 얹어놓은 듯

빳빳한 나물이 입에서 자꾸 걸려   서양이 밥을 다 못먹자.. 신군이 저의 밥까지

 

다 먹었죠... 절에서는 밥을 남기면 안되거든요

 

신군: 그러니깐 왜 쓸데없는 욕심을 부리냐고!!!

서양 : 난 다 먹을 수 있을줄 알았지....

 

신군 : 머리가 나쁘면 사지육신이 고생이라더니... 내가 지금  니가 남긴 밥까지 처리

         해줘야 되냐?

 

서양 : 그래서 내가 고마워하고 있잖아...

 

 

밥먹고.. 입을 헹궈낼 시간도 없이 곧바로 대웅전에  모여   108배를 하라는 엄명이

  떨어졌습니다.

 

공짜밥을 먹었으니  그의 값어치를 하라는 송광사의 큰 스님의 말씀에

 

우린  각자 108배를 시작했습니다.

 

 

오십개쯤 하고 나니깐..... 머리가 무거워 지면서 다리가 후들 거렸습니다.

 

 

다리는 점점 굳어지고 저려오면서 펴지지가 않았구요......

 

108배를 하면서 ... 스님들은 정말 대단하단 생각을 했죠....

 

설마 누가 내 절하는걸 일일이 세고 있을까 싶어서 백개만 하고 대충 일어섰습니다.

 

속으로 뜨끔뜨끔 했지만... 비단 저뿐만이 아니라.ㅣ.... 90개만 하고 나온

 일행들도  많았다는걸 알고 위안을  삼았죠............

 

점심 먹을때까지 우린 세수도 못하고 꼬질꼬질하게 있었습니다.

 

저야 원래  화장을 안하니깐 하루쯤 세수 안해도 눈꼽만 잘 떼어내면 별로 티가 안나거든요ㅋㅋㅋ

 

 

108배를 마치고 점심 공양 때까지 시간이 약간 남아있었는데

 

신군이 절 데리고 송광사 뒤로 데리고 갔습니다.

 

약간 가파른 곳을 오르자 평평한 곳이 나왔고.. 그곳에서 아래를 바라보니... 송광사

전체가 한눈에 다 들어오더군요...

 

신군 : 나 다음달에 군대 가는 거 알지?

서양 : 그럼 알지..

 

신군 : 군대 제대하면 몇년도 냐?

서양 : 2004년도..  그때가 과연 올까?

 

신군 : 내가 군대 제대하고도 우리가 연인으로 남아있다면.......

서양 : 그렇다면?

 

신군 : 여기에 다시 오자   그땐 널 나의 여자친구가 아닌  평생의 애인으로 맞이할께

서양 :.............................

 

 

유비 관우 장비는 복숭아 나무 아래에서 의형제를  맺었다고 하죠?

우린 잎이 다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남은 단풍나무  아래에서   영원히

못지켜질지도 모르는 약속을 하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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