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똥구리는 달빛 없으면 길을 잃는다.***
가슴이 젖은 쇠똥구리는
길을 재촉한다.
말릴 새도 없었고
말릴 수도 없는 축축한 가슴인체로,
사흘 밤
나흘 낮 동안
북망산천을 헤매었으나
삶의 의미는 고사하고
죽음도 의미도 찾지 못했다.
가슴에 묻은 한(恨)도 더 채울 곳이 없는데
멀쩡한 어미두고 떠났지만,
떠나지 못해 맥박만 뛰고 있는 애물덩이를,
주무르다 지치면 울고,
울다 지치면 주무르고,
식은 가슴에
사흘 밤
나흘 낮 적신 뜨거운 눈물로
가던 길 되돌아 온 길손은
동공 속에 각인된 어머니를 잊지 못한다.
뇌는 말하라 말하라 재촉하나
혀는 굳었고,
손끝조차
발끝조차 움직이지 못함을 알았을 때
살아있음이,
살아 어머니께 속죄할 수 있음이
참으로 고마웠다.
무얼 얼마나 해봤다고 죽을상인가?
얼마나 찾았다고 길이 없단 말인가?
아비는 자식을 버리고 목을 매고
어미는 자식을 품에 안고 길을 떠난다.
쇠똥구리야,
쇠똥구리야,
삶이 어찌 내 것이었나,
목숨이 어찌 네 것이었나,
내 삶은 어머니의 것,
네 삶은 자식의 것,
달빛이 지려한다.
쇠똥구리도 지치고 길 손도 지쳤다.
상현달이 동천(東天)에 뜰 때까지만
기다리자.
쉬어가자.
재롱도 제대로 배우기도 전,
사랑도 제대로 받기도 전,
이쁜 바비인형이 통곡한다.
앙증맞은 붕붕 카가 울먹인다.
쇠똥구리도 못 가는 길,
길 손도 못 가는 길,
달빛도 없는데 가자한다.
별빛도 없는데 가자한다.
<엄마따라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세 자매를 그리며>
글/이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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