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퇴사하려고 사장님께 인수인계 할테니 사람구해달라 말씀드렸더니...
힘들어서 그런 모양인데 사람은 하나 더 뽑아줄테니 퇴사 얘기는 없었던걸로 하자고 하시네요.
식품 제조업체인데 개발직 여직원입니다.
처음 입사했을때 정말 아무것도 없었던 회사였지만, 열심히 하면 회사도 잘되고 나도 잘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공장에 일손이 모자르면 가서 무거운 박스도 나르고 몸안아끼고 밤낮 없이 토요일 일요일 다 반납해가며 그렇게 생활했습니다.
입사한지 2년이 되었지만, 솔직히 퇴근시간이 몇신지도 정확히 모릅니다.
그렇다고 수당...이런거 있는거 아니구요.
첫 일년은 1400...
2년차 들어와서 1500...
다른 상여금이나 성과금, 잔업수당 이런거 있는거 아니구요.
워낙 회사가 두메산골 오지면에 있어서 자차가 없음 출퇴근이 불가능한 상황...
그렇다고 기름값이 나오지도 않습니다.
거의 한달에 30만원정도 들어가는데...
그 뿐 아니라...
사장님 시도때도 없이 전화하셔서 당장 샘플 만들어서 올려라!
어디 바이어가 어떤 제품을 찾는다 만들수 있느냐 빨리 만들어라...
샘플이라고 양이나 적나요? 거의 가내수공업 수준...
급한거면 날을 새서라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니 평일엔 개인적으로 친구를 만나거나 다른 약속잡는거는 불가능하구요
주말에도 남친 만나려고 해도 펑크나기 일쑤구요..
열악한 환경속에서 편하게 일해야하기 때문에 멋부리는건 꿈도 못꿔봤습니다.
그런 생활을 반복하다 보니 회사는 꾸준히 생산량도 늘어나고 성장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성장하는 동안 저는 마음에 여유도 잃고 친구도 잃고 늘어가는건 한숨뿐...
정말이지 회사에 마음이 완전히 떠나 아침에 일어나 회사에 가야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속이 울렁거립니다.
한달여동안 가족들과 상담도 해보고 고민고민 끝에 결국 퇴사 맘을 먹고 지난주에 과장님, 차장님, 공장장님...다 말씀드리고(제가 힘든걸 옆에서 봐와서 제 의견을 존중해 주심) 어제 사장님께 말씀을 드렸는데...
첫머리에 쓴 말처럼 사람 하나 더 구해줄테니 퇴사 얘기는 없었던걸로 하자 그러십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이 내가 해줄거 있음 말하라고 다 해주겠다고...하시는게 아마 돈 말씀이신가 봅니다...
난 돈이 문제가 아닌데...
암튼, 못들은걸로 하시겠다며 제 말을 끊으시고는 개발 아이템 대여섯개를 가져와 또 빨리빨리를 외치시더군요...
제 퇴사맘은 변함없는데 말이죠...
정말 제 책임은 다 하고 좋게좋게 끝내고 싶었는데...
저는 연말까지라고 말씀드렸으니 사장님이 받아들이셨든 안받아들이셨든 퇴사준비 하면 되는건가요??
그때가서 저 혼자 그만 두면 퇴직금은 받을 수 있나요?
결론은 너무 간단한데 서론이 길었네요...
암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좋은 대안 부탁드릴께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