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으 이 구. 내가 오늘 그 요상하게 생긴 놈을 가만히 놔두면 린이 아니다. 조금만 기다려라 내가 확실하게 손을 봐줄테니까. ”
생각을 해 보니 화가 더욱 뻗치는지 린은 고함을 지르며 더욱 속력을 내며 내달리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린이 그렇게 산을 중간정도 내려오고 있을 때 쯤 어느덧 해가 저물어 서서히 주위가 어두워지고 있었다. 그런 주위의 어둠을 린도 느꼈는지 속력을 내던 발을 멈추고는 작은 한숨을 내쉬고 주위를 살피는 것이었다.
“ 휴 ~ . 그러고 보니 벌써 밤이 찾아올 시간이구나. 이 놈. 정말 운이 좋은 줄 알아라. 그나저나 늦기 전에 적당한 장소를 찾아야 하는데... 어디.... 그래 저곳이 좋겠다. ”
이곳저곳을 살피던 린의 시선에 들어온 곳은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보통어른 키의 두 배정도는 되어 보이는 돌덩이가 세로로 세워져있는 공터였다. 돌덩이 주위로는 자그마한 나무들이 드문드문 서 있었고 사람들의 발걸음이 없었던지 바닥에는 세월의 흔적인양 낙엽들이 어지러이 깔려있었다.
“ 그래 이곳이면 괜찮은 것 같다. ”
린은 그렇게 말하며 주위에 널려있는 자그마한 돌들을 몇 개 주워들더니 동서남북 각 방위에 하나씩 던져놓고는 바닥에 원형 비슷한 기이한 형태의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 아마도 마법진을 그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는 마법진을 다 그렸는지 그 원안에 들어가 앉고는 무언가 주문을 외우는 것이었다. 그러자 희미한 떨림 현상이 나타나며 주위의 사물들이 아무런 변화 없이 린의 모습만 그 자리에서 사라지는 것이었다. 린의 모습이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해가 지고 주위가 어두워지더니 조금 후 하늘에 달이 떠올라 작지만 빛을 내뿜으며 주위를 밝혔다. 해가 지므로 인해 린의 모습역시 꼬마 소녀의 모습으로 변했다.
“ 어~ 휴. 또 하루가 이렇게 빨리 지나갔나? 아까 그놈한테 받은걸 되돌려줘야 할 텐데. 내일 날이 밝아서 어디로 도망가버리면 어떻하지? 으..... 열받어. 하여간 이놈의 영감탱이 때문에 사사건건 이렇게 내가 뭘 못한다니까. 으.......으...... ”
린은 자신의 머리를 쥐어짜며 괴로운 표정으로 지금의 현실을 비관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다른 방법이 없으니....
그 때 멀리서 누군가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검은색 야행복을 입은 한명의 인영이 린이 있는 곳 바로 앞으로 날아내리는 것이었다. 그 인영은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살피더니 이내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했는지 얼굴에 뒤집어쓴 두건을 벗어버리는 것이었다. 두건을 벗자 여인의 얼굴이 나타났는데 그 얼굴을 본 린은 순간 놀라움을 감출수가 없었다. 그 얼굴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리나의 얼굴이었던 것이다. 리나는 다시 한번 주위를 살피고는 근처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 재차 확인되자 자신의 품속에서 둥근 모양의 쇠로 만든 하나의 패를 꺼내는 것이었다. 밤이라서 패의 겉모양이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어떠한 모양이 어지러이 새겨져있는 것 같았다.
리나가 패의 앞뒤를 살피더니 이내 그 패를 머리위로 들고는 달을 향해서 내미는 것이었다. 그러자 달의 빛이 패에 비추더니 패의 겉 표면이 찬란히 빛나며 달의 빛을 흡수하는 것이었다. 그러기를 잠시 들고 있던 패가 달빛의 흡수를 멈추고는 아무런 반응이 없자 이번에는 위로 들고 있던 패를 전면에 있는 커다란 돌덩이를 향해 내밀고는 무엇인가 중얼거리며 주문을 외는 것이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패에서 빛이 일렁이더니 이내 좀 전에 흡수한 달빛이 패에서 나와 돌덩이의 중앙을 향해 쏟아져 들어갔다. 패의 빛을 받은 돌덩이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싶더니만 잠시 후 돌덩이가 옆으로 밀어지며 그 밑으로 하나의 입구가 나타나는 것이었다. 돌덩이의 움직임이 멈춘 것을 확인한 리나는 손안의 패를 자신의 품속에 넣고는 그 입구 안으로 몸을 날려 들어갔다. 리나가 안으로 들어간 후 곧이어 돌덩이는 원래의 위치로 다시 돌아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이 모든 상황을 본 린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때 그렇게 도망치듯 사라져버린 리나를 다시 이곳에서 본 것도 놀라운데, 저러한 이상한 곳으로 들어가다니 도대체가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린은 그런 리나의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린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즘 다시금 다른 인기척이 들리더니 이번에는 열명정도 되는 인원의 사람들이 린의 앞쪽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 이곳으로 온 것이 확실합니다. 바닥에 그녀의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힌 것으로 봐서 바로 조금 전 이곳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어딘가에 그들의 아지트가 있는 것이 확실한 것 같습니다. 대장님. ”
얼굴에 커다란 검상이 있는 사람에게 대장이라고 말한 사람은 그리 큰 키는 아니었지만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등 뒤에 작은 배낭을 메고 있는 남자였다. 그가 땅바닥을 이리저리 살피며 리나의 흔적을 정확히 찾아내고는 보고를 하는 것으로 보아 추적에 있어서 상당히 많은 훈련을 받은 전문가 같았다. 그 사람 외에 다른 사람들은 모두 아무런 짐도 없이 허리에 검 하나만을 찬 사람들뿐이었다.
“ 그래? 그럼 모두들 이곳을 수색하라. 2인 일조로 수색을 하되 급한 일이 발생되거나 적이 발견되면 바로 접전을 하지 말고 주위에 있는 동료들에게 도움을 청하도록. 그리고 가급적이면 적과의 전투는 피하도록 하라. 아직까지 그들의 인원이 몇인지도 모르고 우리의 임무가 미행과 정찰이니 그것에 중점을 두고 행동하도록. 알겠나? ”
“ 네! 알겠습니다. ”
대장의 말에 나머지 사람들은 일제히 대답을 하고는 2인1조로 팀을 구성하고는 수색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두들 수색을 떠나고 그 곳에는 대장과 작은 배낭을 메고 있는 남자 둘 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런 그들을 바라보고 있던 린은 그들의 몸동작이나 행동들에서 결코 예사롭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리나의 흔적을 금새 찾아내는 노련함과 대장의 말 한마디에 스스로들 알아서 움직이는 일사불란한 행동들이 보여주는 것은 그들이 고도의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었다. 전에 만났던 쟈렌성에서의 엉성한(?) 놈들과는 전혀 달라보였던 것이다.
‘ 햐~ 저놈들은 뭔가가 좀 다르네... 특히 저 얼굴에 상처난 놈은 뭔가 한가닥하게 생겼는데....? 어디서 온 놈들이지? ’
린이 이렇게 모든 것을 보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두 사람은 린이 있는 곳 바로 옆으로 자리를 옮기더니 조용한 어조로 말을 하는 것이었다.
“ 대장님! 과연 이곳에 그 옛날 신들의 전쟁 당시에 사라졌다던 레이포니에르가 묻힌 곳을 적어놓은 지도가 있을까요? 전 도무지..... 그들이 그것을 그렇게 허술하게 보관할리도 없거니와 그들이 무엇 때문에 그것을 없애버리지 가지고 있겠습니까? 위험하게..... 그렇지 않습니까? ”
“ 죠! 그것은 나도 잘 알지 못하는 것이야. 그것을 내가 알았더라면 이렇게 대원들을 이끌고 그녀를 따라서 이곳까지 오지도 않았을것이고, 또한 상부에서도 나에게 그녀를 잡아오라고 명령을 내리지 미행하라고 하지는 않았을거란 말이야. 안 그런가? 그러니 자네는 그저 시키는대로 하면 되는 것이야. 나도 그 이상은 모르니 말이야. 그리고 조심해야해. 이곳은 적의 세력이 있는 곳이니 벌써 우리가 발견됐거나 아님 어디선가 우리를 발견하고도 그냥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야. 그러니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 주위 경계나 잘 살펴. 혹 적의 공격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야. ”
“ .... 네 ...... ”
대장의 말에 죠는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꾹 참고 주위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들도 레이포니에르를 찾고 있다니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린은 그들이 어떻게 자신이 가지고 있던 레이포니에르의 지도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들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이기에 그들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기 시작했다.
그때 멀리서 호각소리가 나며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그러자 대장의 신형이 호각소리가 나는 곳으로 내달리며 움직였다.
“ 적이다. 빨리 움직여라 죠! ”
그러자 옆에 있던 죠 역시 빠른 움직임으로 대장의 뒤를 따랐다. 그들이 그곳을 떠난 뒤 조금 후에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가 더욱 더 크고 가깝게 들리더니 많은 수의 사람들이 싸움을 하고 있는 듯한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었다. 그러자 린의 궁금증은 더욱 커지기 시작했다.
“ 우~ 씨. 저것들이 도대체 뭘 하고 있는거야? 도대체가 알 수가 없잖아.... 어 ~ 휴. 답답해라. 하여간 이놈의 영감탱이 다시 만나는 날엔 내가 그..... ”
린의 말은 더 이상 이어지지가 않았다. 린의 시선에 무엇인가가 나타나는 것이 잡혔기 때문이었다. 린의 시선에 나타난 것은 좀 전의 검은 야행복을 입은 리나의 모습과 비슷한 복장을 한 수 십 명의 사람들이 그곳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그것도 어디서 나타난 것인지 알 수도 없을 정도로 찰나의 순간에 나타났다.
‘ 쟤네들은 또 뭐야? ’
어디서 나타났는지도 모르는 의문의 야행복을 입은 사람들은 서로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더니 이내 여기저기로 흩어졌다. 그리고 잠시 후 자주색 옷을 입고 등에 검을 맨 한 남자가 모습을 나타냈다. 남자의 생김새는 미남형은 아니었지만 각진얼굴에 남자다운 외모를 가진 인물이었다. 그는 이곳저곳을 돌아보더니 이내 커다란 돌덩이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돌덩이를 자세히 살피는 것이었다. 돌덩이를 자세히 살펴보던 남자는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는지 고개를 좌우로 갸우뚱거리더니 등 뒤에 꽂혀있는 검을 천천히 빼어 들고는 돌덩이를 향해 내려치려는 것이었다.
“ 얍 ”
쩌 저 정
짧은 기합소리와 함께 내리친 검이 돌덩이에 닺자 엄청난 크기의 돌덩이가 그대로 좌우로 갈라지는 것이었다. 검에서 어떤 특이한 예기가 흘러나온 것도 아니고 검기를 분출한 것도 아니었는데 아무런 저항없이 그대로 돌덩이가 갈라졌다는 것은 이해하기가 힘든 부분이었다. 린은 그런 사내를 다시 한번 바라보고 있었다.
“ 이 밑에 입구가 있었군. 어쩐지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었지. 그럼 어디 안에 뭐가 있는지 구경 한번 해볼까. ”
사내는 입구 안을 한번 쳐다보더니 이내 자신의 검을 등 뒤로 꽂고는 빠른 걸음으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안에 무엇이 있는지 어떠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아무런 방비도 없이 자신 있는 발걸음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사내가 안으로 들어가고 난 후 린의 궁금증은 극도로 고조되어 있었다. 도대체 저 안에 무엇이 있는지, 또 리나는 어떻게 이곳에 있는지, 사내는 어떤 사람인지, 모든 것이 궁금하고 자신의 지금 처지가 답답하고 화가 날 정도였다. 그렇다고 아무런 힘도 없는 지금 궁금함을 참지 못해 섣불리 행동했다가 큰일이라도 나는 날에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니 더욱 더 화가 나고 미칠 것 같았다.
“ 으..... 이놈의 영감탱이 내가 지옥에라도 따라가서 꼭 이자에 이자를 쳐서 갚아주고 말거야. 으 아 악~ ”
린은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성을 지르는 것이었다. 두 눈이 시뻘게지며.....
한 편 크루터를 찾으러 간 에스텔은 만신창이가 된 크루터를 간신히 찾아내어 치유마법으로 치료를 하고는 린을 찾아 산으로 오고 있었다. 그렇게 크루터와 함께 오면서 그의 입은 잠시도 쉬지 않고 계속하여 투덜거리고 있었다.
“ 하여간 이놈의 호비트들은 도무지 약해빠져서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니깐. 그런 파장에도 죽을 정도의 상처를 입으니..... 참으로 한심한 일이라니까. 그나저나 이놈은 도대체 어디로 간 거야? 아무리 주위를 살펴봐도 감지가 전혀 되지를 않으니. ”
“ 헉..... 헉..... 저... ”
뒤에서 죽을 힘을 다해서 따라오던 크루터가 무언가 에스텔에게 말을 하려다가 자신을 뚫어지게 쏘아보는 에스텔의 시선을 받고는 입을 다물었다.
“ 한심한 놈. 지금 누구 때문에 이렇게 늦어졌는데 무슨 할말이 있다고 나서려고 있는거야. 도대체가..... ”
또다시 에스텔의 군시렁거리는 소리는 계속되었다. 그러던 중 에스텔의 귓가로 멀리서 병기들의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그곳에 린이 있을지도 모르니 빨리 가봐야겠다. 걘 저녁만 되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게 되어버리니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큰일이니까. 야! 빨리 따라와. ”
그러면서 에스텔의 신형은 빠른 속도를 내며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사라졌다.
“ 같이 가십시요. ”
눈앞에서 순식간에 사라져가는 에스텔을 향해 절규하듯이 소리를 지르며 젖먹던 힘을 다해 뒤따라가는 크루터의 모습이 무척이나 애처로워 보였다.
숲 속.
숲 안으로 들어간 죠와 대장이라는 남자는 주위에서 몰려드는 복면인들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었다. 도대체 어디서 이렇게 많은 수의 적들이 나타났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지금 이 순간을 벗어나는 것이 최대의 관건인 것은 두말할 것도 없었다. 자신의 부하들 대부분이 적들에게 목숨을 잃었고, 지금 살아남은 것은 자신과 죠 뿐이었다.
“ 죠! 아무래도 이곳을 벗어나기가 힘들 것 같다. 내가 어떻게든 활로를 뚫어보도록 할 테니 빠져나가서 상부에 보고를 하도록. ”
“ 그렇게는 할 수 없습니다. 대장님과 함께 저도 끝까지 싸우도록 하겠습니다. ”
“ 안된다. 이건 명령이다. 죠! 우리 둘 다 이곳에서 죽게 되면 그건 아무것도 아닌 개죽음일 뿐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건 명령이다. 어서 이곳을 빠져나가라. 내가 활로를 열겠다. 어서... ”
대장의 말에 죠는 더 이상 어떤 말도 하지 못하고 굳은 결심을 한 듯 굳은 얼굴을 하며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 때 복면인들의 공격이 거짓말처럼 멈추더니 이내 대장과 죠를 포위한 채 주위를 둘러싸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중심에서 복면인들이 좌우로 갈라지며 길을 열더니 이내 그 안에서 붉은색의 두건을 뒤집어쓴 인물이 한 사람 나오는 것이었다. 그의 손에는 검은색의 커다란 채찍이 들려있었는데, 그 채찍의 겉 표면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무수히 돋아나 있었다. 붉은색의 복면인은 주위에 널려있는 시신들을 한 번 바라보고는 대장과 죠를 향해 저음의 목소리로 말을 하는 것이었다.
“ 그대들이 알려고 하는 것은 죽음을 재촉하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곳은 성스러운곳, 그대들 같은 사람들이 이곳에 올 자격이 없음이다. 이에 그대들의 피로써 이곳을 침범한 죄를 물을 것이니 목숨을 내어놓아야 할 것이다. ”
상대의 말에 대장은 코웃음을 치며 대답을 했다.
“ 흥. 그런 얄팍한 협박에 무서워할 내가 아니다. 너희 같은 사악한 집단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내가 아닌 제2 제3의 존재들이 너희의 모든 것을 파해치려 할 것이다. 언제까지 숨어서 다닐 수는 없는 일, 우리는 진작부터 너희를 주시해 왔으니 너희들의 붕괴도 멀지 않았음이다. ”
대장의 단호한 말에 붉은색의 복면인은 잠시 아무 말도 없이 서 있더니 이내 자신의 손에 들린 채찍을 휘두르며 공격을 전개했다.
“ 나의 손이 매섭다 하지 말라. 너희들이 자초한 것임을. ”
붉은색 복면인의 공격은 다른 복면인들의 공격보다 더욱 빠르고 매서웠다. 그의 채찍이 한번씩 대장의 검과 부딪칠 때마다 검에서 전해오는 충격에 손목이 저려와 검을 놓쳐버릴 것 같았기에 대장은 온힘을 다해서 복면인의 공격을 막으면서 죠를 향해 다급하게 외치며 말했다.
“ 어서 이곳을 빠져나가라. 내가 막을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다. 어서. ”
대장의 다급한 외침에 지금까지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를 망설이던 죠는 황급히 그곳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죠가 도망치자 붉은색 복면인이 다른 복면인들에게 죠를 쫓으라 명했다.
“ 도망가지 못하게 잡아라. 한 놈도 살아서 이곳을 빠져나가면 안 된다. ”
“ 네! ”
복면인들이 일제히 대답하며 죠를 쫓아갔다. 그런 복면인들을 막을 수 없는 대장은 죠가 무사히 빠져나가기를 기원할 수 밖에 없었다. 지금 눈앞의 상대만으로도 자신이 이곳에서 살아나갈 수 없음을 알기에....
린은 동굴속으로 들어간 리나와 남자, 그리고 복면인들. 모든 것이 궁금하고 답답하여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위험한 행동을 하고 말았다. 자신을 보호하고 있던 마법을 풀고는 동굴안으로 들어간 것이었다.
입구로 들어간 린은 제일 처음 계단을 내려갈 때부터 자신의 앞가림을 제대로 할 수가 없음을 깨닫고 있었다.
" 이거 뭐가 이렇게 어두워? 하나도 안보이잖아. 계단은 또 왜 이렇게 많아? “
아무리 주위를 둘러보아도 불빛하나 없는 곳이었다. 어떻게 다른 사람들이 이곳을 지나다니는지 알 수가 없는 일이었다.
" 아! 가만...... 있다. “
린은 자신의 품속에서 무언가를 찾더니 이내 꺼내어 들며 기쁜 소리를 질렀다. 린이 품속에서 꺼내어 든 것은 다름 아닌 어둠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보석인 야광주(夜光珠)였다. 그 크기가 달걀보다 조금 컸는데, 그 야광주에서 나오는 빛에 의해 주위는 사물을 알아 볼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야광주에 의해 주위가 밝아지자 제일먼저 린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계단이 무척이나 깊다는 것이었다. 끝을 알 수 없을 정도의 계단이 밑으로 이어져있었고, 그 깊이를 알 수가 없을 정도로 암흑이었기에 린은 내심 마음을 다시금 굳게 먹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 가보면 알겠지. 다른 사람들도 들어갔는데 설마 끝이야 나오겠지. ’
린은 그렇게 어둠속으로 점점 더 안쪽으로 들어갔다.
얼마 정도를 들어갔을까(?) 문득 자신이 오랜 시간을 걸어 내려왔다는 것이라 생각할 쯤 린은 계단의 끝 바닥에 도착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더 이상 계단이 없었음에.
생각외로 밑은 그리 작지만은 않은 공간이었다. 높이 역시 들어온 깊이만큼이나 높았고, 여기저기에 세워진 거대한 동상들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이곳이 무덤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한 생각을 하며 동상들의 앞으로 가까이 다가간 린은 자신의 생각이 맞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동상들의 앞에 놓여진 동상들의 이름과 그의 살아온 일생들이 간결하게 글로써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이 한 가지 있었다. 그것은 동상들이 저마다 손에 한 자루의 검을 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검의 크기는 그리 크지 않은 중검(中劍)으로서 일반적인 기사들이 쓰는 것과는 조금 다른 형태를 하고 있었다.
“ 이 사람들은 도대체 뭘 하던 사람들이지? ”
린은 궁금하여 동상들의 앞에 쓰여진 글들로 야광주를 가까이 가져가 보았다. 그러자 그곳에는 뜻밖의 이름들이 새겨져 있었다.
엘리시온 13세, 엘리시온 12세, 엘리시온 11세,............
“ 엘리시온? 그런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는데?...... 이 사람들은 이름이 모두 다 엘리시온이라는 말인가? 거참 이상하네. ”
린은 이해할 수가 없다는 듯 고개를 좌우로 갸우뚱거리며 동상들을 바라보았다. 그러 그의 눈에 한 가지 공통적인 것이 들어왔다.
“ 아~ ! ”
그리고 나오는 그의 탄성. 그것은 동상의 얼굴이 모두가 같다는 것이었다. 모든 동상들의 얼굴이 판에 박은 듯 똑같았기에 린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 어떻게 모든 동상들의 얼굴이 똑같지? 모두가 이름들이 다른데. 설마 같은 사람이 계속하여 환생해서 살았을리도 없고,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
린이 이렇게 놀라고 있을 때, 갑자기 동굴 안에서 심상치 않은 폭발음이 나며 주위에 있는 동상들이 흔들릴 정도의 진동이 일었다. 그러면서 동상들이 들고 있던 검들이 모두다 땅바닥에 떨어지며 먼지를 일으키는 것이었다.
“ 콜록 콜록.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
주위의 먼지로 인해 숨을 쉴 수가 없었던지 린은 연신 기침을 하며 폭발음이 들린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허나 어둠 속 안쪽에서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단지 그 안에서 폭발음이 발생했다는 것으로만 짐작이 갈 뿐 어떠한 것도 확인할 수가 없었다. 직접 안으로 들어가서 확인하는 방법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기에.
린이 그렇게 동굴 안쪽으로 발을 돌리려던 그 순간 린의 시선에 들어오는 한 동상이 있었다. 그의 눈에 비친 동상은 다른 동상과는 조금 다른 형상과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손에 들고 있어야 할 검이 없었다. 그리고 대신 그 손에는 육각형 모양의 몽둥이 비슷한 것이 들려있었다.
린은 그 동상 앞으로 다가가 보았다. 그리고 그 앞에서 야광주를 비추어 그 동상의 인물이 누구인지 살펴보았다. 그런데 그 이름은 뜻 밖에도 전혀 다른 이름이었다.
포이시아스.
“ 포이시아스? 이 사람은 전혀 다른 이름이잖아? 얼굴도 조금 다른 것 같고.... ”
포이시아스.
이 이름이 얼마나 위대한지 린은 알지 못했다. 검 한 자루로 세상은 물론 선신계와 악신계에 까지 놀라게 한 검의 신, 검의 제왕으로 불리운다. 그가 이미 1000년 전의 인물임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가 않다. 하지만 그가 검의 신이며 검을 시작하는 모든 기사들의 마음속의 스승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그가 그렇게 위대한 사람이 된 이유는 신들의 전쟁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때 선신계와 악신계의 오랜 전쟁으로 인하여 인간계의 인간들은 많은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 특히 악신계의 신들로 인해 인간계의 모든 것들이 파괴되었고, 그로 인해 인간들은 멸종의 위기까지 찾아오고야 말았다. 그러던 중 인간들은 마법사들과 기사들이 하나 둘 모여 악신계에 저항하는 세력을 만들 것을 계획하였고 그로 인해 하나의 커다란 세력이 형성이 되었다. 하지만 그런 악에 대항하는 인간들이 있으면 그 반대의 세력 또한 생기기 마련이었다. 악신계의 신들을 추종하는 집단이 형성되어 그 둘 세력들 간에 충돌이 생겼던 것이다. 선신계와 악신계의 전쟁이 인간계에서 인간들에 의해서 생겨나버렸다.
그 전쟁은 매우 오랜 기간동안 치열하게 치러졌고, 그러던 중 악신계를 추종하던 세력이 밀리기 시작했다. 그런 기회를 놓칠 수 없었던 선신계의 세력이 모든 힘을 쏟아 부어 공격을 퍼 붇자, 악신계의 세력이 모두 말살되려는 위기가 왔다.
그 때 뜻밖에도 악신계의 악신 중 하나인 카르카레스가 인간계에 현신해 악신계의 인간들을 도와 선신계의 인간들을 모조리 악마의 힘으로 죽이려 하는 일이 발생하여 인간계에 커다란 혼란이 일어나려 하였다. 그 순간에 나타난 사람이 바로 포이시아스였다.
그는 단 한 자루의 검을 들고 나타나서는 악신계의 신인 카르카레스와 일주일 이라는 엄청난 시간동안 전투를 버린 결과 자신의 검으로 카르카레스의 목을 자르고 그 존재를 소멸시켜버렸고, 악신계를 추종하던 세력까지도 모두 없애버리고는 단 한마디를 남기고 사라져버렸다.
“ 나 포이시아스는 검으로써 신들과 나란히 할 수 있다. 인간들이여 신들은 그렇게 위대한 존재가 아니다. 그것은 나의 검이 말해주었으니 나를 섬기라. ”
이러한 광오한 말을 남기고 그는 사라졌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이 말이 절대로 광오한 말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그는 검으로써 신을 이긴 인간이었기에.
그렇게 하여 그의 이름은 인간계는 물론 선신계와 악신계에 마저도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그 이후로 그의 모습을 본 이는 아무도 없었다. 어디에서도. 그리하여 그의 이름은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져 갔고, 사람들은 전설로만 그의 행적을 알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 그의 이름이 이곳에서 발견되다니. 린이 그 이름을 모를 수 밖에 없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었다. 1000년 전의 인물이기에.
“ 그런데 이 사람은 왜 검을 들고 있지 않는 걸까? ”
린은 이상하다는 듯 검이 아닌 육각모양의 몽둥이를 자세히 바라보았다. 그리 특이하지도 않아보였고, 예사로운 기운이나 화려함과는 전혀 다른 그저 보통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것이었다. 허나 다른 동상들과는 달리 그 모양새는 매우 자연스러워 보여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을 주는 것이었다. 마치 동상과 하나라도 된 듯한 느낌이라는 것이 적당한 표현이라 할 정도로 그러했다.
린이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을 즘 또 다시 동굴 안쪽에서 커다란 굉음이 들리며 동굴전체가 뒤흔들렸다.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가있었다.
“ 안쪽에서 무언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 들어가 봐야하나(?)..... 그래! 이왕 여기까지 왔는데 가 봐야지. ”
조금 망설이던 린은 야광주로 안을 비추며 굉음이 들려온 동굴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참을 안으로 들어가던 린은 안쪽 저 멀리서 빛이 새어나오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 안쪽에서 어렵지 않게 사람의 말소리가 들려오는 것도 들을 수가 있었다. 사람의 말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미루어 분명 그 안에서 뭔가 일이 있을 거라 예상한 린은 지금까지 어둠을 밝혀주던 야광주를 품안에 집어넣고는 조심스럽게 안쪽으로 다가갔다.
살며시 안쪽을 들여다 본 린은 그 공간이 그리 작지 않음에 적지 않게 놀랐다. 그리고 광장의 중앙에 놓여진 기이한 형상의 문양들이 새겨진 원형모양의 단이 제일먼저 눈에 들어왔고, 그 주위로 창과 방패를 든 기사모양의 동상들과 드래곤의 형상을 한 동상들, 그리고 여러 가지 악마들과 천사들의 모습을 한 동상들이 주위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 중앙의 단 위로 좀 전에 안쪽으로 들어갔던 남자의 모습이 보였고, 그 남자의 주위로 쓰러져 있는 복면인들의 모습도 보였다. 남자의 정면으로는 회색옷을 입은 중년의 남자가 서있었고, 그 앞쪽으로 복면인들이 병기를 남자를 향해 겨누고 대치하고 있었다.
회색옷을 입은 중년인의 얼굴은 싸늘한 표정으로 자신들을 공격한 상대의 남자를 노려보고 있었다.
“ 네놈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짓을 하고도 살아남길 바라느냐! 이곳은 성지(聖地)로 네놈 같은 인간이 들어올 수 없는 곳이거늘.... ”
회색옷의 인영이 남자를 꾸짖음 반 분노에 찬 음성 반으로 노려보며 말을 하자 남자는 살며시 웃음을 지어보이다가 호탕하게 웃으며 소리쳤다.
“ 하 하 하 하. 그런 말을 거침없이 하는 것을 보니 이곳의 주인이라도 되는 듯 하구나.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이군. ”
“ 뭣이라....? ”
남자의 말에 회색옷의 인영과 그 주위의 복면인들이 덤빌 듯이 움직이며 반응을 하는 것이었다. 그런 그들의 반응에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그러며 냉소하듯 코웃음을 치며 말을 계속하는 것이었다.
“ 흥! 이곳이 어떤 곳인지 네놈들이 더 잘 알 텐데 그러고도 그런 말을 터진 입이라고 함부로 내뱉는구나. 누가 들으면 네놈들이 이곳의 주인이라고 하겠구나. ”
남자의 말에 회색옷의 인영과 복면인들은 아무 대꾸도 못하고 있었다. 그도그럴것이 그들도 이곳의 주인은 아니었던 것이다.
원래 이곳은 세상 사람들에게 그리 알려지지 않은 은밀한 곳으로 포이시아스의 무덤이 있는 곳이었다. 1000년 전 신계와 인간계를 놀라게 했던 전설적인 인물인 검의 제왕 포이시아스가 잠든 곳이었다. 1000년 전에 사라져버린 포이시아스는 자신이 죽은 장소를 아무도 모르게 하기 위하여 일종의 마법으로 그 입구를 막아놓았고, 그 입구를 열수 있는 패를 세상에 흘러 보내었다. 나중에 자신과 인연이 닿은 사람이 그 패를 가지고서 자신의 무덤을 찾아오기를 바라며.....
그로인해 인연이 닿은 엘리시온이라는 사람은 그 패의 비밀을 풀어 이곳으로 오게 되었고, 포이시아스의 진전을 모두 물려받지는 못하고 반만 물려받았다. 그것에는 또 다른 비밀이 있었기에.... 하지만 반이라 할지라도 그 위력은 세상을 뒤집을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엘리시온과 그의 후손들은 세상 밖으로 나가 그 능력을 펼칠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포이시아스의 유언 때문이었다. 포이시아스는 이곳에 찾아온 자신과의 인연자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남기며 하나의 조건을 덧붙여 놓았다. 그것은 자신의 모든 것을 물려주되, 그 능력의 모든 것을 완성치 않고서는 그 능력을 사용하거나 세상에 보이는 것을 금(禁)했던것이다. 그렇지 아니하면 자신이 안배해 놓은 또 다른 것에 의해 죽임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
그리하여 엘리시온은 평생을 포이시아스의 검을 얻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자신의 생에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자신의 후손들에게 자신이 얻은 것을 물려주고 물려주고 하여 그 후손의 후손까지 이어져 마지막 엘리시온13세 까지 이어져 온 것이었다. 그러나 어찌 알았으랴 세상의 일을. 엘리시온 13세에 이르러 그 대가 끊어져 버린 것이었다. 그래서 엘리시온 13세는 어쩔 수 없이 세상에 다시 패를 흘려보내었고, 또 다른 인연자가 그 패를 얻어 이곳으로 오게 하려 하였던 것이다.
“ 공격해라! ”
회색옷 남자의 입에서 공격명령이 떨어지자 지금까지 지켜보고 있던 복면인들이 일제히 남자에게 덮쳐갔다. 그들의 공격을 그저 바라보고 서 있는 남자는 아무런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나지막한 음성으로 한 마디를 할 뿐이었다.
“ 꼭 피를 봐야한다면.... ”
스 으 윽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남자의 손에서 펼쳐지는 단 일 검이 우에서 좌로 그어지는 순간 그에게 다가오던 세 명의 복면인이 그대로 상하가 분리되며 쓰러졌다. 어떠한 비명도 지를 겨를도 없는 빠름이었기에 복면인들은 막지도 못하고 그대로 비명횡사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 한번의 공격으로 복면인들의 움직임이 움찔하며 남자에게 더 이상 다가가지 못하고 머뭇거리자 회색옷을 입은 중년남자는 자신의 검을 뽑아 들고는 남자를 향해 빠른 속도로 공격해갔다. 회색인영의 움직임은 다른 복면인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신속했다.
하지만 그것을 본 남자의 반응은 지금까지와 그리 달라 보이지 않았고, 그저 자신에게 덮쳐오는 회색인영을 향해 자신의 검을 앞으로 내밀뿐이었다. 그러자 남자의 검에서 밝은 빛이 흘러나오더니 이내 회색인영의 검과 부딪쳤다.
채 재 쟁
“ 으... 으... 윽 ”
빛과 회색인영의 검이 부딪치는 순간 회색인영의 검이 유리가 부서지듯이 부서져버렸고, 그 파편이 사방으로 흩어져 날아갔다. 그 일부가 회색인영의 몸에 날아가 회색인영을 공격한 형태가 되어 회색인영은 돌진해 오던 속도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뒤로 쓰러지며 날아갔다. 이것은 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일어난 일이기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감탄할 겨를도 없이 그저 입만 멍하니 벌리고 서 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