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의 바베큐 파티!!
하진은 아무리 생각해도 카츠와는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다. 카츠를 마음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거절을 했고, 카츠도 그녀의 마음을 알았는지. 더이상 매달리지 않는다. 그대신에 10년후를 약속하자는 거였다.
10년후에 그녀에게도 남자친구가 없고, 자신도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고 있으면, 그땐 다시 만나 달라는 것이었다.
하진은 웃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진 : (혼잣 말로) 그럼 난 노처녀로 늙어 죽으란 소리야? 짜아식 말도 참 이쁘게 한다...
카츠는 그동안엔 하진의 친구로 남아서 늘 그녀와 연락도 하고, 가끔 그녀를 보러 올꺼라 한다. 하진은 그것은 잠깐 동안의 바람이란걸 알기에 굳이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다.
카츠가 가는 마지막날.. 카츠는 그녀에게 CD한장을 건넸다. 자신이 가장 좋아 하는 일본 가수라는 엄청 고가에 팔리는 CD란다. 하진도 들어보니 노래 나쁘진 않았다.
그렇게 카츠를 보내고, 하진도 원하는 토플점수를 받았다. 오타와에 있는 대학원에 알아보고, 서류 빠진거 없나 점검해보고 나니 스피킹 테스트도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시간이 많이 촉박했다.
미리알아 봤으면 좋았을 것을 자신을 원망했다.
스피킹에서 원하는 점수를 얻고 나니 이미 3월말 이었다.
대학원에 다시 연락을 했더니, 1월 말에 원서 마감이 끝났다고, 이번해에는 들어가기 어렵단다.
서류를 다 받아서 합격처리 될꺼니까, 내년 9월에 학교에 들어오라는 것이었다.
내년 1월에 들어갈 수 있나 알아봤더니, 그과에는 1월학기가 없단다..
이제와서 학교를 바꾸자니 이것 저것 또 알아볼것도 많이 있고 해서.. 참 답답해졌다.
오랫만에 토니에게 초대 받았다. 토니가 살고 있는 홈스테이에서, 같이 살고 있는 룸메이트랑 친한친구들이랑 모여서 바베큐 파티를 한다는 것이었다.
5월 초였지만, 날씨는 여전히 조금 쌀쌀했다.
토니의 룸메이트랑은 원래 안면이 있는 사이라 반갑게 인사 나누고, 클레스 메이트들과의 첫만남에 어색하게 인사를 나누었다.
토니와 그의 룸메는 열심히 쏘시지랑 햄버거랑를 먼저 굽고 있었다.
하진 : 나 그거 한번 먹어보고 싶어!
토니 : 누난 이거 입에 안맞을텐데... 누난 입이 까다롭잖어.
하진 : 그래도 먹을래... 나 배고파...
토니 : 그래? 그럼 누나 이거 다 먹어야 한다!
하진 : 치킨은 언제 구울껀데?
토니 : 이거 다 굽고 나면.
하진 : 아직도 많이 남았잖아...
토니 : 그러니까 누난 쏘시지나 먹어... 셀러드도 있잖아..
하진 : 그래두 함 먹어 볼래..
햄버거 고기가 너무 맛있어 보였다... 캐네디언 친구들과 토니의 룸메 친구들이 햄버를 각자 하나씩 들고 맛있게 먹고 있었다. 토니의 룸메는 인도계의 친구였다.. 카레맛이 많이 나는.. 우리가 평상시 먹는 카레와는 다르게 정말 맵고 독하다.
하진은 토니가 만들어준 햄버거를 한입에 배어문다.
하진 : 케케케켘... 응 매워...
토니 : 그러게 먹지 말라잖아... 왜 내말을 안들어?
하진 : 배고프니까 그렇지... 이거 너 먹을래?
토니 : (하진을 째려보며) 아니 누나가 못먹는걸 왜 나보고 먹으래?
하진 : 넌 모든지 잘먹잖아!
토니 : 그냥 버리면 되지!
하진 : 난 그냥 아까워서!
토니 : 아깝긴 뭐가 아까워.. 이렇게 먹을게 많은데...
하진 : ...
토니 : 어른스러운척은 다해도,, 내 눈은 못속여... 이렇게 막내티가 난다니깐.
하진 : (내심 많이 속상했었다. 오랫동안 연락 없던 놈이 갑자기 연락와서 파티에 초대해놓곤 핀잔만 한다)....
토니 : (쥬스 한잔을 내밀며)쥬스 마셔... 쏘시지 줄께... 케찹 바를꺼지? 누난 바베큐 소스는 싫어하니까.. (하진의 햄버거를 받아서 쓰레기 통에 넣고는 케찹 바른 쏘시지를 건넨다.) 여기 허니 머스타드(깜빡 잊었던 그녀가 좋아하는 허니 머스타드까지 발라준다)
하진 : (그의 배려에 그녀의 마음은 슬슬 풀린다) 나 추워!
토니 : 그래? 그럼 내 점퍼 꺼내올까?
하진 : 나 니방에 있어도 돼?
토니 : 왜 친구들이랑 이야기도 하고, 좀 친하게 지내지..
하진 : 별로 할이야기도 없어.. 벌써 간단한 신상소개는 다 끝났는데 뭐..
토니 : 그럼 영화 볼래? DVD 빌려 놓은거 몇개 있는데..
하진 : 그래!
토니는 하진이 영화 볼 수 있도록 노트북을 켜주고는 과일과 쏘시지 접시를 옆에 놓고 나가며 말을 한다.
토니 : 누나! 뭐 필요한거 있으면 얘기해!
하진 : 아라써..
토니 : 화 안났지?
하진 : 아니야..
토니 : 왜 이렇게 애기 같이 굴어... 나이는 얼루 먹었어?
하진 : 치... 또 그러면, 나 삐진다.
토니 : 알았어... 말 안할께... 있다가 치킨다리 다 구워지면, 가져다 줄께... 몇개 먹을꺼야?
하진 : 몇개 먹을까?
토니 : 먹고 싶은 만큼 말하셔!
하진 : 응 한개만 줘...
토니 : 괜찮겠어?
하진 : 여기 쏘시지도 두개나 있는데 뭐...
토니 : 알았어.. 영화 잘봐!
토니가 유일하게 친하게 지내는 한국친구는 하진 뿐이었다..
하진은 늘 바쁘다... 친구들도 많이 있고, 한국 친구들, 일본 친구들, 중국 친구들,, 그녀는 주로 동양인 친구들과 많이 어울려 다녔다.
토니도 갑자기 레귤러에 들어가 공부하느라 많이 벅찼다. 공부를 잘해야만 캐네디언 친구들에게 무시 받지 않을꺼란 생각에 정말 열심히 했다.
성적은 잘 나왔고, 그가 공부 잘한다는 소문이 나자 그의 주위에는 캐네디언 친구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토니는 치킨다리를 세개 들고 방으로 들어온다.
하진 : 어! 한개면 되는데.
토니 : 얼래? 김칫국 마시네... 두갠 내꺼야..
하진 : 어엉..
토니 : 배고프다..
하진 : 넌 암것두 못먹었어?
토니 : 쏘시지 하나 먹었어..
하진 : 구우면서 눈치껏 좀 먹지...
토니 : 굽기가 바쁘게 다 가져가 버리는 걸... 영화는 어때?
하진 : 재미 있어..
토니 : 다행이네... 누난 이런 액션물 안좋아 할 줄 알았는데... 로멘틱 코메디 좋아하지?
하진 : 엉
하진은 치킨다리를 하나 다 먹는다..
하진 : 이거 정말 맛있다. 나 하나 더 먹어도 돼?
토니 : 안돼! 건 내꺼야! 누나가 하나만 먹겠다고 했잖아!
하진 : 맛있는데...
토니 : 그래! 먹어라.. 먹어... 이건 누난지 동생인지..
하진 : (좋아라 웃으며 치킨을 하나 집어 들고 입에 문다)... 음 맛있어...
토니 : 그렇게 맛있어?
하진 : 응... 넌 또 갖다 먹어~..
토니 : 또 갖다 먹긴. 그게 마지막이야!
하진 : 뭐 이게 마지막이라구?
토니 : 사람 수가 몇인데...
하진 : (먹던 걸 다시 토니에게 주며) 그럼 너 이거 먹어!
토니 : 싫어! 난 남이 먹던거 안먹어!
하진 : (오렌지를 들고선) 그럼 오렌지 까줄까?
토니 : 나 과일도 별로 안좋아해...
하진 : 그럼 어떻게.. 내가 미안하잖아..
토니 : 미안한 줄 알기는 아네? 드디어 철 들었나 보네...
하진 : (시무룩한 얼굴로 카펫을 응시하고 있다)
토니 : 영화나 봐.. 난 괜찮아.. 담에 누나가 맛있는 거 사줘
하진 : (금새 웃으며) 아라써...
사실 하진에겐 토니 같은 남잔 처음이었다. 모두들 하진에겐 정말 잘해주는 것이었다. 늘 칭찬만 해주고 돌봐주고,
토니는 하진에게 늘 핀잔주고, 그러면서도 참 자상하게 보살펴 준다.
하진은 그런 토니가 맘에 들었다. 아빠 같고 오빠 같고 늘 따뜻하게 느껴 졌다.
하진 보단 4살이나 어리다는게 정말 이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