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라만상이 공존하는 세상속인지라 귀신 씨나락 까먹는 듯 한 우스쾅스러운 일 같은게 비일비재하지 말란 법도 없겠지만 세상살다보니 참으로 벼라 별 일도 다 많다. 대문없고 담 없는 내집엔 이웃집 개 놈이 시도 때도 없이 넘나들이 하며 나다니는바 아침 저녁이나마 낯이라도 익었겠건만 보기만 하면 어찌나 영악스럽게 짖어대는지 눈엣가시였다. 오살헐놈 같으니라구.. ![]()
은근히 치솟는 부아에 저녀러 개놈 대갈통을 한번 걷어찰 수 있다면야 지리한 장마끝에 한줄기 햇살처럼 얼마나 속이 시원하겠느냐며 호시탐탐 기회만 엿보고 있던 터..그 아침에도 그랬다. 꼭 지 주인을 닮은양 하는짓이 그렇게도 미울수가 없었다. 미운놈 떡 하나 더 준다는 속담은 이때만큼은 통용되지 않으리라. ![]()
그러나 워낙 영악스러운 녀석인지라 그러한 낌새라도 알아챈양 도무지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기회가 왔다. 기회는 기다리는 자의 산유물이 아니라던가. 발라먹은 생선가시 순돌이 주려고 싸들고 나오던 길.. 비릿하게 퍼져나가는 고등어 냄새에 그놈 회가 동했던가..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생선가시를 들고 녀석을 향해 흔들어보았다. "괜찮아! 나 좋은놈이야" ![]()
그래도 녀석은 어딘지 좀 모르게 미심쩍은 듯 끙끙거리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러나 제까짓게 아무리 영물이라 할지라도 한낱 미물인 똥개 아니던가. 꼬리를 내리고 내앞으로 슬금슬금 다가오더니 턱주가리를 내밀었다. 기회는 이때다 싶었다. 기회는 언제나 엿보기 하는 자에게 오는 법. 절호의 챤스를 놓칠 수야 없었다. 있는 힘껏 발길을 내질렀다. 손자의 허허실실 전법이거나 모택동의 담담타타 전술을 알리 없는 똥개녀석에겐 똥개 녀석에겐 그야말로 불의의 일격을 당한 셈이었다. ![]()
천하의 이소룡이라 한들 그처럼 잽싸고 순발력 넘치게 내지르기 할 수 있겠던가. 발끝에 묵직하게 묻어나오던 둔탁함.. 그래 이맛이야! 그 발맛은 흐르는 물에 견짓대를 드리우고 누치를 끌때의 손맛 과도 일견 견줄수가 있었고 터질듯 풍만한 여정네의 젖무덤을 우왁스럽게 혹은 보드랍게 한손에 거머쥐어보던 살맛 과도 가히 버금가는 노릇이었다. 깨겡껭껭..숨 넘어가는 듯 내지르던 비명소리와 함께 나뒹굴더니만 일순간..걸음앗 똥개 살려..도망치던 꼬락서니,,고소했다. ![]()
거기까진 좋았다. 빗금 하나의 땅 영역을 놓고 견원지간인 옆집 아저씨가 그 모양새를 보아버린 것이었다. 그 머슥함이라니... 소 닭보듯 했더라면 조금 미안해버리고 말았을 일. 그랬다면 얼마나 좋았겠는가..허나 염원과는 달리 날 부르더니 일장 훈시가 있었다. "여보시오! 말 못하는 짐승이라고 그렇게 학대를 하는게 아니요. 당신도 짐승을 키우면서 그럴 수 있단말이요..자고로 인간이 짐승보다 낫다는건 愛가 있음에서 아니겠소" ..![]()
그 다음에도 일장 연설이 있었지만 뭐라 떠들던 귀넘이 해대며 뒷통수를 긁어 미안타고 사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아침은 제헌절이었다. 아해들이 학교에 가지 않으니 늦으만치 일어나 상추도 뽑고 치커리도 뽑았더니 차고 넘치던 것 한줌 거머쥐고 옆집엘 갔다. 동물을 사랑하는 이웃집 아저씨의 심사가 좋아보여서 였다. 쌈싸 잡숴보라며 한줌을 건넸던 끝이었을까. 막 수저를 들려는데 "은하야! 하고 부르던 소리끝에 나가보니 대접에서 김이 모락모락 이는걸 내밀었다. ![]()
무엇이냐고 물었던 끝에 어제가 복날이라 개를 잡았다 했으니 보신탕인게고 눈엣가시였던 그놈이었던것이다. 맙소사! 똥개 한번 걷어 찼다고 동물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고 동물에 대한 애정에 대하여 일장 순시를 늘어놓았던 얼굴과 집에서 키우던 개를 잡아먹은 얼굴에서 보여지던 희비 쌍곡선.. ![]()
잘 먹겠다고 받았다가 순돌이 주고 말았다. 그렇게나 동물들을 사랑한다며 집에서 애완견을 키우는 작자들의 행태가 떠올랐다. 짖어대는 개소리 옆집에서 시끄럽다 항의 해서라며 목도 딴대고 앉으면 시도 때도 없이 삐죽히 내미는 개좃도 보기 싫다고 잘라버린다 하니 그게 어디 인간이 할짓이겠는가. 에라이 순.. 개 만도 못한 인간아! 인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