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에 빠진 사람들(8월의 지리산)***
한이 깊으니
골짜기도 깊고,
그리움이 깊으니
능선도 길다.
가도 가도 끝은 보이지 않고
흘려도 흘려도 땀은 미이라를 만들고 말 심산이다.
야생 흑염소가 촐랑거리며 안내하고,
간 큰 다람쥐
또로록 눈망울 굴리며 그림같은 찰나를 만들고,
또 한 구비 산행이 필요한
가난한 사람들의 가슴에
동자꽃은 환한 웃음으로 염원한다.
비비추는 이렇게라도 꽃은 피워야 한다며, 호들갑이다.
미처 투항도 귀향도 생각지 못한 빨치산의 한은
하늘도 계곡도 선혈로 물들이다
계곡 빼곡한 상사화로 피어났다.
고향이 어디고
조국이 어디더냐,
나 앉은 곳 극락이고
나 앉은 곳 고향이니,
야생화 만발한 8월의 명신봉에는
걷는 의무만 남은
땀에 빠진 사람들의
가벼운 목례와 수고한다는 소리,
길섶에 풀석 주저 앉아 밥 보따리 풀어도 좋고
동동주에 파전앞에 놓으니
고추잠자리 날아들고
호랑나비 날아드니,
짧은 밤 새기도 전
어깨동무하고 종주길 나선다.
글/이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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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꽃이예요, 색상이 선명치못해 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