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같이 일하던 사람들과 태안봉사활동을 갔다 왔습니다.
장소는 태안면 소원리였고요 평일인데오 많은 사람들이 와서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티비에서 워낙 끔찍한 장면들만 본지라 도착하기전 나름 두근거기도 했는데...
멀리서 본 재난피해 현장은 많이 복구 되어있는 상태였습니다.
떠다니는 기름을 삽으로 푸고 흡착포로 기름을 걸러내는 작업을 예상하고
장화에 방제복에 장갑에 고무잡강에 마스크에 만만의 준비를 했지만,
암벽에 묻어 있는 기름을 닦는 일이었습니다.
처음엔 "뭐 이런걸로 봉사활동이 되나?" 생각을 했지만.......
역시 사람은 당해봐야 안다고;;
봉사활동을 하려고 해안가를 쭈욱 걸어가다가 바다쪽으로 안가고 다들 산으로 가더라고요..
처음엔 이 산까지 물이 들어오나 생각했는데 산을 타고 한 30분정도 걸어가니 배가 들어오기
힘든 암벽들이 꽤 있었습니다. 산위에서 내려다보니 노란색과 하얀색, 회색의 자원봉사자들이
우글우글(아...마땅히 생각나는 표현이 없어서..--;;)있었습니다. 전 정말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가까이 가서는 가관이였죠(이것도 올바른 표현인지;;). 누구하나 불평하는 거
없이 즐겁게 웃으면서 기름을 닦고 있었습니다.
이 때까지도 봉사활동은 쉬워보였습니다. 티비에서 기름퍼나르다 헛구역질하고 힘들어하는 모습
만 봐서 그런지 이 정도 쯤이야 라고 생각했지만...왠걸요...닦아도 닦아도 계속 묻어나오는 기름에 어제 하루 저는 고작 제 몸보다 조금 큰 바위에 있는 기름을 닦아낸 정도였습니다(그것도 완벽히
닦아 낸 것도 아니고 덩어리만 흠친거죠) 바위가 와이드 평면이 아닌지라 울퉁불퉁해서 가져온
수건은 계속 터지고 난리였습니다.
혹시 태안 가실 분들을 위해서 정보를 제공하자면 일단 암벽이 기름때문에 미끄러우니 조심하시고요 수건보다도 면티가 제일 잘 닦여집니다. 수건은 약해서 금방 찢어지더군요. 필요하시면 꼬챙이 같은거 가져가셔도 좋고요 일찍가셔야 봉사활동 제대로 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물이 생각보다 금방 들어오더라고요...
그렇게 처음엔 말이 많다가 어느순간 다들 말없이 일을 하고 있었고 물이 조금씩 차서 좀더 높은
곳 암벽으로 올라갔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서해안을 보니 왠지 가슴이 뭉클해지려는 찰나......
암벽 밑으로 현지 분 같은 아주머니 두분이 계셨습니다. 그냥 계셨으면 저도 기억에 안남았겠죠.
네...큰일을 보고 계셨습니다. 한 아주머니는 망을 보고 계시고 한 아주머니는 두 바위를 자연식
푸세식으로 잘 소화해내셔서 일을 보고 계셨습니다.
망을 보는 아주머니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아주머니 웃으셨습니다.
전 다시 내려와 아무말없이 기름닦기에 매진하기 시작했습니다.
암벽에서 화장실까지의 거리가 대략 40분정도 됩니다. 그것도 그냥 평탄한 길이 아닌 산을 하나 넘어야 되니 다시 가는게 엄청 귀찮죠. 산도 경사가 좀 있어서 어디 숨어서 볼일 볼 곳도 없어서 그렇게 사각지대인 암벽이 최적의 장소인 것 같기는 한데......그래도 집에 갈 때까지 찜찜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 큰 것이 바다속에 떠다니며 바다생물의 먹이가 될 수가 있고 또 그것이 물을 먹어 분해가 되어 서해안 양식자의 먹이가 될 수도 있다는 찰나의 생각에..................우욱...
아주머니, 급하신 줄 알겠지만 그래도 그건 좀 아니였습니다. 그리고 웃다뇨;;;
그냥 봉사활동이 앞으로 좀더 환경친화적이었으면 하는 바램에 글 써봅니다.
기름보다도 그런일이 서해안 사람들에게 비일비재할 것 같아
그것을 살라먹고 자라는 서해안 고기사먹기가 왠지...--
뭐....그래도 사먹을 겁니다!!!
지역경제발전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