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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의 한사람으로 느낀 정몽헌 회장(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들국화 |2003.08.08 10:43
조회 718 |추천 0

 

글쓰기 좋아하고 감성이 풍부한 사춘기 소녀같은  마음을 간직하고 사는 주부의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았습니다.

국문과를 수석으로 졸업할 정도로 당신께서는 문학에 관심이 많으셨나 봅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은 참 예민하고  속이 여리며  감성도 풍부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당신께서는 남 앞에 나서기를  꺼려하시고 고독을 즐기셨다지요..

 

저도 고독을 즐길 줄 아는데..

 

그때 만큼은 참 행복하지요..

 

수줍음을 많이 타서 촌닭,촌색시로 불리었다는 학창시절..

 

어찌보면 당신은 대기업 총수를 맡기엔  너무  여린 사람이 아니였을까요..

 

남들은 다 강하게 보였다지만

겉으론 강하게 보이지만 내면은  한없이 부드러움을 간직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지요..

 

당신의 선친과 당신께서 이루어 놓은 남북한의 활달한 교류가 실향민들의 많은

희망이 되었고 힘이 되었습니다

 

당신께서 김윤규 사장에게 남긴 그 유서 한줄이 주부인 저에게도

눈시울을 적시게 하네요.

 

"당신 너무 자주 윙크하는 버릇 고치세요"

 

죽음을 앞두고  그런 유모스런 농담을 할 수 있다는게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비행기 사고로 눈 주위 근육을 다쳐서  수시로 떨리는 것을 당신께서는

회사일로 바뻐서 치료 시기를 놓쳐 버린 미안한 마음 때문에  "윙크" 라고 늘 역설 적으로

표현을 해서 사석에서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더군요..

 

그것만 보더라도 당신께서는 얼마나 남을 배려 할 줄 아는지 느낍니다.. 

 

저는  솔직히 개인적으로 "현대" 라는 기업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남편이 비슷한 라이벌 회사에 몸 담고 있기때문이지요.

 

또한 실향민 가족이신 어머님께서 추석 즈음에 8차 이산가족 상봉을

눈 앞에 두고 계시는데.....

 

당신께서  쏟아 부은 정성이 헛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당신께서  일궈 놓으신  업적들 만큼은 존경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궈 놓으신 많은 일들이 당신께서 떠난 후에도 변함없이 이어지기를

하는 바램입니다..

 

힘에 겨워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털어 놓지도 못하고

 

가슴속에 얼마나 많은 것을 쌓아 두었기에

어깨에 진 짐이 얼마나 무거웠기에

당신께서는 다 내려 놓으시기로 하셨을까요..

 

다음에 다시 태어난다면 그냥  단란하고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문학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청년으로 살기를 ......

 

 

 당신과는 무관한 한 주부인데도 사랑하는 가족을 등지고 떠나는 가장의 그 마음만 생각해도

 

눈시울이 붉어지는걸까요..

 

오늘이 당신의 영결식 입니다..

 

당신만이  모든 진실을 알고 있겠지요..

 

쉰여섯의 한참 정열을 쏟을 나이에...

 

인생사 "공수래공수거" 이거늘...

 

모든 짐 다 내려 놓으시고 편한 곳에서 편히 잠드소서..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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