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저는 올해 스물아홉되는 미혼 여성입니다..
평소에 톡톡을 즐겨보며 웃고 안타까워하는 보통의 사람인데...
고민 고민하다가 오늘은 제 이야기를 써봅니다...
저에게는 1년 6개월 정도 만난 남자친구가 있어요.
이 사람은..살면서 동성이든 이성이든..이만큼 코드가 맞는 사람을 만나긴 참 힘들겠다 싶을만큼
저와 너무 잘맞고 그래서 늘 재미있게 지내는...보통의 커플이지요.
1년전에 사정이 있어서 독립을 하게 되었어요.
본가랑은 한시간 거리에 있는 곳이고...남친집과는 매우 가까운곳...
집을 구하다보니 그렇게됐고.. 지금은 혼자 지내며 직장도 다니고 있는 상황입니다.
동거는 아니구요. 남친이 혼자있는 제가 잘하고 잘먹고 있는지......
보호자처럼 매일 퇴근길 들렀다 가곤하죠.
당연히 결혼을 생각하는 사람이고....지금의 이 생활이 경제적으로 빡빡하긴 하지만
저는 너무 행복하네요.
그런데 저희에겐 크나큰 장벽이 하나 있습니다.
동성동본......그렇게 흔한 성도 아닌데.....
파가 같아도 8촌이내만 아니라면 법적으로 결혼이 가능하다는데...
저희는 파가 달라서..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남자친구집 부모님께서 상당히 강력하게 반대를 하십니다.
사실 처음 여기 왔을때...어머니랑 여동생을 만나게 되었는데...
저를 참 좋아하셨었지만........저한테 정들기전에 헤어지라고 하셨었어요...
그때는 독립생활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그 사람 없는 생활은 생각도 못한터...
제가 어머니를 따로 만나뵙고..울고 사정하고 .....솔직하고 간절한 제 마음을 보셨는지....
그 후론 펄쩍 뛰시는 아버지에게 어머니께서 저희를 위한 바람막이가 되어 주셨지요.
당장 결혼하는 것도 아니고...젊은애들 좋다가 헤어지는것도 금방인데
우리자식 남의자식 다 눈물나게 만들꺼냐고...
만나는 동안만은 모른척 해주자면서..어머니께서 아버지께 그러셨답니다.
저는 어머니..여동생...저희 남친 다음으로 소중하게 생각하고..
내가 꽂은 꽃바구니다,, 손으로 뜨개질한 가방이다,,직접 구운 빵이다,,,,,,
뭐든 부담가실까봐 제가 직접해서 작은 기쁨이나마 드리는게 좋았고....
평일에도 아버지 안계시는 날만 골라서 일주일에 한두번 꼭 심심하신 어머니께
낮에 전화해서 말벗도 되어드리고 아양도 떨고........
일부러 김치 좀 달라고하며 집에 찾아가서 밥도 얻어먹고...ㅎㅎ
저에겐 전부니까요.......
지난달...남친이 그러더군요...어머니가 나랑 같이 저녁에 집에 오라고 하는데 심상치가 않다고..
갔더니만..나란히 앉혀놓고 말씀을 하시네요.
나 너희들 교제하는 동안만큼은 눈감아 주고 싶었는데...
중간에서 아버지 펄펄 뛰는거 시달리는것도 이제는 싫고..
너희 만나는거 내가 알면서 이렇게 지내는거 알면 나도 이혼감이라면서....
우리 아들한테 차라리 다른 여자가 생겼으면 좋겠다고...곰보든 째보든.......
저더러는..멀리 안보이는곳에 가거나 차라리 원래 집에 들어갔으면 싶은 마음이 든다고...
아니면 저한테 백마탄 왕자라도 나타났으면 좋겠다고.......그런 말씀을 하시네요.
그래요...얼마나 마음고생을 하셨으면 저한테 이렇게 달라진 모습으로 그런 말씀을 뱉으시는지......
정말 죄송하고.....하시는 말씀 하나하나 가슴에 박히고 너무너무 슬펐어요......
12월 한달이......어떻게 지났는지 모를만큼 정말 멍하니 우울하게 보냈습니다..
뜬금없이 가만히 있다가도 눈물이 나고..억울하고..분통하고.......
왜 나한테만 잘못이 있는것으로 느껴지는지 속이 상하고..
어떻게도 할수없는 상황에 답답하고......
아버지는 만나뵙지도 못하고...정말 이대로는 억울해서..
1월 1일 저녁에 집으로 다짜고짜 찾아갔습니다......
차라리 맞아죽든 물세례를 맞든...어떤 상황이고 만들어보고 싶었고...
다들 놀래더군요....아버지와의 첫만남이 ......
저에게 그러시더군요..
예전에 제가 같은 성씨인지 모를때 아버지랑 통화한적이 있는데
그때 통화하면서 니가 참 싹싹하고 고맙다고 생각했었다고..
나중에 알고나서는 내가 참 아깝다고까지 생각했었는데 안되는건 안되는거라고...
사람으로 니가 싫은게 아니라.. 우리아들 짝으로 넌 배필이 아니라면서.....
행여나 내가 상처받을까봐 조근조근 말씀하시는듯..그래도 가슴에 박히는건 박히더군요..
부모님들이 어떻게보면 요즘 세대에 대해서 많이 트인 분들인데....
이번에 겪으면서 알게된 사실이 있어요..
부모님 당신들도 같은성씨를 가지고 계셨다더라구요..
예전에 어머니께서 저한테 말씀해주셨는데.....
그 시절엔 법적으로도 안되지만 사람들 눈이 더 무서웠던 시대니..
아마도 어머니께서 친정을 나오듯 하셨던거 같아요..
그래서 이름없이 살다가....어느날 호적없는 사람들 만들어준다고 나라에서 그런적이 있었다네요..
그때 .....아무 상관없는 최씨로 새로 이름을 만들었다고.....우리 남친이 어릴때였다고......
지금도 시댁식구들은 아무도 어머니가 아버지랑 같은성인줄 모르고...
남친이나 여동생도 이번에 알게된 얘기랍니다..
물론 자기들이 힘들게 연애하고 힘들게 산 세월이 있으니까
기본적으로 내자식은 안하게 해야지 하는 마음..제가 모르는건 아니지만...
본인들은 그렇게 좋아서 그렇게 지금까지도 비밀로 부치고 행복하게 아무 문제없이 지내면서.
지금은 법적으로도 허용이 되는데...결혼할때 같은 성이라서 사람들이 얼마나 비웃고 뒷말하겠냐고
그런게 무서워서 안된다고 하시는 그런 말씀..너무너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해요...
2세.......흔히들 피가 같으면 기형확률이 높다고 하는데...2세대 3세대로 갈수록 위험하다고.....
근데 그게 꼭 그렇지만은 않던데....속설이고 증명안된것들고 많고.....
우리 남자친구는...저에게는 두말 나위없이 좋은 남자이지만....
가족에 대한 마음과 장남으로써 나중에 부모님을 모셔야 한다는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예요..
그간 잦고 많은 시련속에서도....차라리 집을 나올만도 할 상황이라도 그렇게 못한건.
싫든 좋든 부모고...지금은 납득하고 수긍하기 어렵지만 ...
꼭 모시고 살꺼고..가족을 등질만큼의 사람은 아니라는거죠..
처음에는 그것조차도 많이 배신감이 느껴졌지만....저역시도 그렇게는 싫을꺼 같네요...
그래서 이사람이 더 좋기도 하구요..
본인 스스로가 그럽니다...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인가보다 라고....
나랑 평생을 약속할려니.....가족들이 가슴을 후벼파고......
그렇다고 가족들 뜻에 따르자니.....나때문에 가슴이 미어진다고....
지금은....어떻게도 못하고 있어요....
매일....퇴근길 ....잠시 들러서 얼굴을 봐도...서로 아무렇지 않은척해도.
무거운 마음...답답한 상황...보기만해도 가슴이 찢어지는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애써 웃음짓고 때론 껴안고 울고...
그렇게 그렇게....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이런말을 하더군요...
갑자기 다 죽어가고 삶에 대한 애착도 없어보이는 저를 보면서,....
그럼 우리 같이 살아볼래..? 조심스레...
그러면.....나 평생 면사포도 못씌워주고....결혼식이고 뭐고 없고....
니가 하고싶었던...시부모님을 부모님처럼 생각하고 아양떨고 하는것도 못할꺼고....
내가 너희집에 가서 누나들..부모님 얼굴 뵐 면목도 없는 죄인이 될껀데........
괜찮겠냐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요.
이러이러 하니까..내가 집을 나와서 같이 사는건 안될꺼 같다..라는 말....인거 같아요..
저도 편법이 아닌..어렵지만 설득해서 제대로된 길을 가고싶고요.
근데 이때까지는 제가 어떻게든 해볼수 있는 일들.......용기내서 다 해봤던거 같은데
지금에 와서는..이제는 제가 할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없다는 것이예요.
너무 괴롭고 힘이 드네요.
새해고해서...신년계획을 세울려고 하니까.
아무것도..한줄도 쓸수가 없더군요.
앞일이 너무 막막해서....작은 희망마져 짓밟혀버려서..이제는 꿈도 꿀수가 없는거 같아요...
이 사람과 헤어지는 일......
많이 시도해봤죠....그 사람이나 저나..
근데 제가 여기서 지내는 한...너무 힘든 일인거 같아요..
저 역시도 여기서 자리잡고 직장 다니고 있는 상황이라 떠날수도 없는 상황이고..
가까운데 친구도없는 여기에서...이 집에서.. 지내는건 잊기에 너무 고통스러운 일이네요....
어떻게 대처해야 될까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어떤 결정이 옳은 일일까요?
우리 남친에겐 제가 어떤 말을 해야하며..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요즘은 정말 없던 우울증까지 생겨서.....저만 빼고 전부들 행복한거 같고..
저만 잘못하고 저만 죄인같고 주눅들고 지냈더니 이제는 정신까지 핍폐해진거 같아요...
객관적인 ....시각의 여러분들의 조언을 듣고 싶네요....
어쩌면.....모두들 이제 그만 헤어지라고......답은 이미 나왔는데....
알면서도.........
일상적인 생활도 힘들만큼 멍하고 우울한 하루하루입니다...
가끔 히스테리처럼..퇴근길 들러준 남친에게 화도내고 속으로 원망도 하지만...
아무말도 아무행동도 안해줘서 답답하고 야속한 마음만큼
이런 저를 보면서도 화도 못내고....집에서는 부모님한테 볶이고...
이리저리 치이고 ..어떤 결정도 함부로 내리지 못하는....이 남자가
너무 안됐다는 생각도 드네요..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내가 없으면...어머니 말씀대로 내가 사라지면...끝나는 거겠지?....
다들 한편이고...나 혼자서만 하는 싸움같은 이 상황에서 이젠 벗어나고도 싶고....
친구들처럼 나도 떳떳하게 행복한 만남 가지고 싶고........
가족들에겐 걱정시킬까봐.....친구들에겐 우리남친 욕이 될까봐....
이렇게 혼자서........끙끙...밤이고 낮이고......
정말 이런 생각..나쁜 생각이지만.....천벌 받아 마땅한 생각이지만....
죽고싶어요....
고층 아파트에서 떨어질때.....무섭지만 그래도 모든거 훌훌 벗고 자유로울꺼 같고.....
휴우....미친 발상이죠 ㅎㅎ
저..벌써 스물아홉.
저 한심하고 철이 없죠?
지금 제가 하는 사랑은 그렇지 않지만..나약한 저란 사람이 부끄럽습니다.
어떠한 답 보다는...답답한 마음을 털어놓고 싶었던거 같아요...
긴 글..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